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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은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최병승 씨를 정규직이라고 판결한지 3년째 되는 날이다. 하지만 최병승씨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대차 정규직이 되지 못했고, 여전히 송전 철탑에 올라 9개월(25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출처= 참세상

 

그래서 고공에서 절망의 시간을 보냈던 노동자, 철거민들 50명이 현대차 비정규직의 절망감을 씻고, 희망을 응원하기 위해 대법 판결 3년에 맞춰 대규모 희망버스를 운행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여름휴가 전에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를 해결하자고 입을 모았다. 많은 사람이 산과 바다로 떠나는 여름휴가 전 타결을 강조한 이유는 뜨겁게 달아오른 철탑에서 맞는 무더위와 태풍의 위험, 잊혀져가는 절망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들은 26일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규모 현대차 희망버스를 제안했다. 7월 20~21일, 1박 2일로 울산 현대차 고공농성 현장으로 ‘비정규직 희망버스’를 타고 함께 가자는 것이다. 목표 희망버스 대수는 약 100여 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3년 전인 1990년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에 올랐던 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에 맞서 309일 85호 크레인 농성을 진행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서 171일 15만4천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철탑 농성을 했던 한상균 쌍용차 전 지부장, 강제철거에 맞서 용산 망루에 올랐던 이충연 용산철대위 위원장, 수차례 고공 단식 농성 등을 진행한 김소연 기륭전자 전 분회장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혹한의 추위와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도 힘겹지만, 무엇보다 폭염과 폭풍우, 태풍이 강타하는 고공의 시간은 그야말로 지옥”이라면서도 “하지만 태풍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무관심”이라고 밝혔다.

 

또 “마치 원래 사람이 하늘 위에 살고 있었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이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무관심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며 “고공농성자들에겐 작은 연대의 손길 하나가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충연 용산철대위 위원장은 “땅 위에선 우리 얘기를 들어주지 않아 남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서 함께 살자는 외침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 그분들의 소리를 사회가 경청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균 전 쌍용차지부장은 “철탑 위에서 느끼는 더위와 추위는 신념과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하다”며 “철탑농성은 목숨을 걸지 않고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이 땅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희 기륭전자노조 조합원은 “35미터 CCTV 탑에 올라가 있을 때 우리 투쟁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주변에 있던 날이 무딘 가위로 제 팔을 그은 적이 있다”고 최초 고백했다. 그는 “이 투쟁이 더 질기게 가져가지 않고 반드시 승리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그랬다”고 당시 마음을 전했다.

 

김진숙 지도위원도 “고공농성에서 덥고 추운 것보다 더 운명을 가리기 힘든 것이 고립감이다. 아무도 주시하지 않는 외로움은 대단히 힘들다”며 “절망감이 고공농성자들을 휘감기 전에 우리가 살아 내려온 그길로 내려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들이 희망버스를 위해 모였다”고 전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희망버스 기획단은 오는 28일 오후 2시 회의를 통해 세부 논의를 진행하고, 이후 민주노총, 사회단체들과 함께 다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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