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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차 팔 때는 가족이라더니 노조 만드니 해고, 현대차 각오해라"

현대차 판매연대노동조합, 현대차 상대로 복직 투쟁 선언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10.27 20:52

현대자동차 판매대리점 노동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투쟁을 선언했다. 전북 전주 현대차 금암대리점 소속 판매노동자들이 지난 6월부터 순차적으로 해고되면서 원청이라고 볼 수 있는 현대차의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


현대차는 직접 고용한 노동자들이 판매 영업을 하는 지점과 대리점주와 판매도급 형태의 계약을 맺은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대리점으로 나뉜다. 대리점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개인사업자로 분류되어 4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열악한 노동조건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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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해고된 금암대리점 판매 노동자들이 소속된 자동차판매연대노조와 정의당 전북도당, 전주비정규노동네트워크는 현대차 전북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전북지역 자동차영업과 판매를 실질적으로 총괄 지회하는 현대차 전북지역본부 앞에서 책임 있는 응답을 직접 촉구하는 시위를 강도 높게 벌이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현대기아 800여 개 대리점 1만여 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들은 “현대·기아자본은 판매시장에 투여하는 비용은 줄이는 한편, 차를 팔아 남긴 이문을 주머니에 쓸어 담기 위해 지점-대리점 이중체계를 만들고 불·탈법적인 고용형태를 활용해 십 수년간 천문학적인 이윤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입사부터 퇴사까지 모든 인사뿐만 아니라 업무의 전과정을 직접적으로 지시하고 고객 관리와 차량 판매라는 똑같은 일을 시키면서 기본급도 없고 4대 보험조차 없는 현대판 노예를 현대·기아차는 대거 거느려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리점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카마스터는 노조법상 노동자에 해당하며,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할 의무가 있다’고 판정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대리점주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영업사원은 노동자가 아님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진두지휘하는 정점에는 현대·기아차 자본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오현숙 정의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하여 현대차는 미르재단에 3개월 동안 100억을 헌납했다”며 “노동자를 해고하고 생존권을 박탈하는 기업이 실세에게는 수백억을 마치 껌값처럼 헌납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국민이 키운 기업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 유보금이 수 조원이다”며 “현대차는 노동자들에게 쓰일 돈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동차판매연대노조 김선영 위원장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현대차가 악랄하게 노조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리점 판매 노동자들은 지점 정규직 사원과 동일한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동일한 방법으로 똑같은 일을 함에도 기본급, 4대 보험, 퇴직금 한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권리를 찾고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조를 만들었다”며 “하지만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은 짓밟혔고, 노조원은 전원 해고됐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노조를 만들자 ‘사번삭제 되었으니 나오지 말라’는 말로 해고가 됐다”며 “차를 잘 팔때는 가족이라더니 정당한 대우와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더니 ‘사번 삭제’로 화답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동자를 쓰다버리는 부품보다 못한 개돼지 취급한 현대·기아차 자본에 맞서 당당한 노동자의 삶을 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현대·기아차 자본의 전근대적인 발상과 노동탄압을 뚫고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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