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작년 9월 버스폐업으로 해직된 부안 새만금교통 해직노동자들이 17일 부안 읍내에 위치한 차고지에 12m의 망루를 설치했다. 그리고 양이식 새만금교통노동자대책위 위원이 고공망루단식에 돌입한다.

 

노동자대책위는 “12월 8일 이후 부안군청 출입조차 봉쇄되고, 모든 대화를 거부하는 부안군에 대한 해직 노동자들의 분노는 이제 절망으로 바뀌었다”며 “희망 없는 세상, 사람 취급 받지 못하고 투명인간 취급당하는 현실에 대한 힘없는 노동자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고공망루단식에 돌입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새만금교통 해직노동자들이 망루를 설치하고 있다.

 

노동자자주관리에서부터 고용승계까지 노동자들의 다양한 제안 모두 묵살

 

이번 새만금교통 해직노동자들이 고공망루단식이라는 끝장투쟁에 돌입하게 된 배경에는 부안군청이 버스폐업 이후 노동자들을 철저하게 무시한 행정을 펼친 것이 가장 크다고 풀이된다.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은 작년 9월 28일 회사가 기습적으로 폐업을 신고하고 36시간 만에 부안군청이 폐업처분을 내리면서부터 지금까지 노동자들의 피해를 구제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특히 회사의 폐업으로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순식간에 잃어버렸으며, 퇴직금 등 각종 임금 약 11억 원이 휴지가 되어버리는 큰 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은 버스업체의 비리 등 각종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노동자자주관리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버스폐업사태에 대한 해결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29일 부안군청이 신규사업면허 공모에서 (주)인헌운수를 새로운 신규업체로 선정하여 노동자들의 이러한 노력은 물거품이 되기도 하였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대책위는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사업자는 과거 공무원 뇌물비리, 회사 돈 횡령한 전력의 민주당 소속 전직 구의원으로 낙하산 사업자”라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신규사업자는 채용공고를 내는 등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새만금교통 노동자들의 요구는 계속 무시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신규사업면허 공모에서 노동자대책위는 부안군민 약 1만 명의 서명을 받고 신청을 한 바 있다. 당시 노동자자주관리로 성공적인 회사정상화를 이룩한 청주 우진교통의 적극적인 조언을 받아 구체적인 사업계획서와 ‘투명한 경영과 부안군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노동자자주관리 운영’을 약속하며 자신 있게 신청했으나 심사과정에서 3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부안군청이 노동자대책위가 제시한 노동자자주관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주)인헌운수로 신규면허가 선정된 이후, 나온 새만금교통 해직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는 논의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부안군청과 지역 정치인들의 무관심 속에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대책위 한 관계자는 “최근에 부안군의회 의장이 해직노동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신규사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들었다”면서 “부안군청 역시 고용승계 문제는 회사의 소관이라며 회피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전했다.

 

이에 새만금교통 노동자대책위는 지난 11일 부안군수가 소속된 정당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 부산사무실을 찾아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대책위는 “호남의 패권정당인 민주통합당이 부안 새만금교통 폐업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민주통합당 중앙당의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했다. 당시 문재인 상임고문의 중재노력을 약속받고 하루 만에 농성을 풀었지만, 현재까지도 민주통합당 중앙당의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았다. 

 

이처럼 새만금교통 해직노동자들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새만금교통 폐업사태를 전주 시내버스파업과 전북고속 장기파업 사태 등과 함께 대중교통의 책임을 맡고 있는 지방정부의 행정적 무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기도 한다.

 

양이식 위원, “해결 없으면 두 발로 내려오지 않을 것”

전북버스노동자, 17일 서울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 개최

 

16일부터 차고지에 설치를 시작한 망루는 17일 저녁에 완성이 될 예정이다. 그러면 양이식 위원은 곧바로 망루단식에 돌입한다.

 

양이식 새만금교통 노동자대책위원은 “마지막 수단이다.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6개월 넘게 우리가 거리로 내몰렸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는 이가 없었다”며 “이대로 죽을 수 없다는 심정으로 곡기를 끊고 망루에 오르려 한다”고 단식을 앞둔 심정을 밝혔다.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서울 민주당 중앙당사를 찾아 규탄집회를 개최하고 있다.<사진 제공 - 전북시민사회대책위>

 

한편, 전주시내버스 파업 노동자들과 전북고속 파업 노동자 등 150여 명은 17일 서울로 상경하여 민주통합당 중앙당사 앞에서 1시부터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전북고속 460일, 전주시내버스 146일 파업뒤 재파업, 부안 새만금교통 180일 동안 노동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면서 “전북도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북버스사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