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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주 시민 마음 모아 "꼭 살아 돌아오렴"

[현장] 18일,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 염원하는 '전주 촛불문화제' 열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4.19 01:49

“전북 도민 모두가 울고 있고, 슬퍼하면서도 마음 모아 기도하고 있다. 모든 절대 신들이 이 마음에 감동 받아 우리의 소원과 기도를 들어 달라”


18일 저녁 전주 경기전 앞,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길을 가다 멈췄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러 가는 여고생들도 걸음을 멈춰 함께 기도했다. 저녁 7시, 이곳에서는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전주시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3~40명이던 참가자들의 수는 문화제가 끝날 무렵에는 100여 명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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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전주 촛불문화제 현장


그동안 매주 금요일 국정원의 불법 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를 해왔던 ‘전북시국회의’는 18일에는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자리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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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시민들. 이들은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촛불 사회자를 맡은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조금만 대처를 잘 했더라면 280여 명이 갇히고 수십 명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회와 반성의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국정원 촛불도 우리 미래 세대들이 건강한 사회에서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마음은 이번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세우 목사는 “그 현장을 TV로 가까이 보고 있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마음에 절망감이 들기도 한다”면서 “국민들도 함께 절규하고 있다. 생명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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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고생이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시지를 녹색 리본에 적고 있다.


이날 촛불 현장에는 녹색 리본이 걸린 소망나무가 눈에 띄었다. 경기전 앞을 지나는 시민들과 학생들은 녹색 리본에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메시지를 적어 소망나무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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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기다리고 있을게" 한 여고생이 녹색리본에 적은 메시지



“조금만 기다려줘. 힘내. 사랑해”
“제발 살아서 돌아와. 엄마와 아빠 품으로”
“무사하게... 안전하게...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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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자율학습을 하러 가는 성심여고 2학년 강은서 학생은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들이 현재 세월호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다”면서 “꼭 살아서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바람을 전했다.


이어 은서 학생은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함께 뉴스 속보를 확인하고 있다”며 “선생님들도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자녀의 아빠인 임성호(삼천동, 48)씨는 “아이들이 꼭 살아서 돌아왔으면 한다”면서 “아버지의 마음이기도 하지만, 국민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며 바람을 전하고 촛불문화제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아이들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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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참가해 세월호 생존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무엇보다 교사들에게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매주 국정원 촛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들도 이날은 더욱 엄숙한 마음으로 자리를 지켰다.


전교조 전북지부 이동백 지부장은 “안산은 공단 밀집 지역에 있는 학교로 노동자들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수학여행비를 줄일 방편으로 배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어 가슴이 더욱 아프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 지부장은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시절 시작한 집단적 여행인 수학여행에 대해 국가에서도 고민할 때”라면서 수학여행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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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마음들이 소망나무에 가득 걸렸다.


그리고 사고 당시 교감이 혼자 구조되었다는 것에 스스로 자책하며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애통함도 드러냈다. 이 지부장은 “동료 교사로서 애통하다”면서 “너무 어려운 노동자가 철탑에 오르고 목숨을 끊고, 세 모녀가 월세금을 남겨놓고 자살하는 것처럼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이 사회가 생목숨들을 앗아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 문화제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정현 사무처장은 “예정대로라면 학생들이 내일 돌아와야 한다”면서 “오늘 수학여행 마지막 밤을 보내야 할 학생들이 지금 세월호에 갇혀있다. 이들이 하루 빨리 살아서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내자”며 이날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한편,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촛불문화제는 군산에서도 같은 시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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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앞을 지나던 한 시민이 소망나무에 세월호 실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적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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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소망나무에 메시지를 적으려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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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화제에는 무용수 한영애씨가 나와 세월호 실종자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무용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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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지나던 시민들 중에는 발걸음을 멈추고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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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지나던 학생들이 촛불문화제에 함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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