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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재보선, 개혁주류와 진보주류의 승리

김용욱( newscham@newscham.net) 2011.04.28 10:55 추천:7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4.27 재보궐 선거 주요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둬 야권연합의 명분을 거머쥐었다.

 

▲[출처= 민주당 홈페이지]


민주당은 한나라당 천당이라던 최대 승부처 분당에서 손학규 대표가 당선되고, 승리를 점치기 어려웠던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도 최문순 후보가 당선 돼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리자가 됐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후보는 순천에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거나 장관.국회의원을 지낸 무소속 민주당 탈당 인사들을 야권 단일화로 이겨 야권연합의 명분을 각인시켰다.


이로써 내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었던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은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다. 또 상대적으로 약진한 민주노동당은 진보대통합과 야권연합의 명분을 쥐고 더욱 강하게 밀어 붙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해을에서 벼랑끝 전술로 야권 후보단일화를 이뤄 낸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패배했다는 책임론으로 거센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도 화순군수와 전북도의원 선거에 후보를 냈지만 모두 패배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화순군수 선거나 전북도의원 선거 모두 민주당이 후보를 내 당선한 곳으로 야권연합이 무색하다는 얘기가 나온 곳들이다.


민주노동당이 광역의원 1명과 기초의원 1명을 이번 선거에서 배출한 것도 눈이 띈다. 민주노동당은 경남도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경남 거제 이길종 후보가 박행용 한나라당 후보를 5.5%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길종 후보의 당선으로 민주노동당 소속 경남도의원은 6명으로 늘어 도의회 교섭단체 구성요건(6명)을 갖추게 됐다. 경기 안성시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최현주 후보도 이승재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돼 민주노동당은 최초로 안성시의회에 진출했다.

 

야권연합 타결 선언 후 터져 나온 야권 주류 패권논란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개혁주류세력과 진보주류세력만의 승리로 볼 수 있다. 애초 야권연합 협상 타결을 선언하던 지난 4월 13일 이런 흐름은 감지된 바 있다. 야권연합 협상부터 개혁세력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 진보세력의 주류인 민주노동당이 협상에서 작은 정당들을 전혀 배려해 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바 있다. 당시 협상타결 기자회견이 끝난 후 진보신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재보궐선거 야권협상은 진보신당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미래지향, 상호 호혜존중’의 원칙이 지켜진 협상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야권연합 협상은 시종일관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중심으로 논의가 집중되었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들에 대한 논의는 아예 진행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타결선언 기자회견에서 “야권의 맏형인 민주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진보정치의 맏형인 민주노동당의 역할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진보신당과 국민참여당이 작고 당세가 미약해 서로 비슷한 어려움과 동병상련을 느꼈다”고 야권연합 협상에 담긴 패권주의를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런 패권주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민주노동당은 미니 선거였던 4.27 재보선에서 약진하면서 야권연대의 명분을 세웠고, 전국적으로 언론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겨 한편으론 국민참여당을 제치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고, 다른 한편으론 진보대통합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이번 선거를 통해 원내 정당과 대선교두보 확보를 꿈꿨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김해을 선거의 패배로 민주당과의 통합 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당은 그동안 야권연합을 저울질하며 상대적으로 진보진영 대통합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참패로 새진보정당 건설에 발을 들여 놓기는 어렵게 됐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순천 국회의원 당선자 [출처=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 주류인 김선동 당선, 진보대통합 향방에도 촉각


민주노동당은 당내 주류세력으로 분류되는 김선동 전 사무총장의 순천 국회의원 당선으로 진보대통합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 김선동 당선자는 당선 기자회견에서 “야권과 시민사회가 단결하여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아내고 민주주의와 서민경제의 부활,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반값등록금 실현, 남북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장 등 야권연대의 이름으로 약속하고 실천하는 순천시민과 국민의 튼실한 밀알이 되겠다. 정권교체의 여망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밝혀 야권연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주류세력인 김선동 후보의 당선으로 야권연합에 자신감이 붙은 민주노동당 주류세력이 진보신당의 원칙적인 목소리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진보대통합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도 “김선동 전 사무총장의 당선이 진보대통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이라며 “민주노동당 주류들이 진보신당을 배제하고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지금까지 진행된 통합 노력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특히 이번 선거결과는 김해을에서 국민참여당의 패배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야권연합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선 야권연합 흐름이 더 강하게 작동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이 절대 열세 였던 최대 격전지였던 분당과 강원에서 모두 민주당이 승리해 기고만장 해진 민주당이 기득권을 얼마나 놓을지는 상당한 우려로 떠오른다.


진보진영의 최대 수장임을 전국적으로 각인시킨 민주노동당이 더욱 강하게 야권연대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야권연합에 힘을 강하게 실어가는 상황에서 진보, 시민, 개혁 진영의 야권연합 흐름은 더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민주연립정부 구성 목소리도 더 강해질 수 있다. 이런 흐름은 진보대통합 흐름에도 강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대통합과 새 진보정당 건설 연석회의’에선 북한문제와 패권주의 문제, 내년 대선 후보 전술 등이 큰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번 선거결과가 이 쟁점들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이후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방향타를 누가 조정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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