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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중동 방송, 한 달을 말하다

이상원수습기자(참세상)( newscham@jinbo.net) 2012.01.18 17:54

17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조중동방송 한 달’을 말한다>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지혜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중동방송모니터팀’ 팀장은 조중동방송이 개국한 12월1일 이후부터 1월13일까지 모니터 결과를 발표했다. 한 달 간의 모니터 결과 조중동방송의 한 달은 크게 부실방송과 이념편향방송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토론회를 진행 중인 패널들, 왼쪽부터 정수영(성균관대 신방과 연구교수), 민진영(경기민언련 사무처장), 이지혜(민언련 '조중동방송모니터팀' 팀장), 방정배(방송독립포럼 공동대표), 최영묵(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양재일(언소주 대표), 안진걸(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이 팀장의 발표에 따르면 조중동방송의 부실방송은 방송 첫날부터 속속 드러났다. 방송 첫날 화면이 분할되고 음성이 끊기는 등의 방송 사고를 시작으로 뉴스 어깨걸이가 빠지고 외국인 인터뷰에서 자막이 빠지는 등의 크고 작은 사고 등은 애교 수준이었다.


이 팀장은 “사건사고가 워낙에 비일비재해서 모니터 팀끼리 하는 인사가 ‘오늘은 무슨 사고 쳤어요?’ 였다” 며 “기존 방송사에서는 가끔 일어나는 사건들만 두고 부실방송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고 발표 내용을 소개했다.


조선, 보도건수는 안정, 내용은 박근혜 띄우기
중앙, 일본이 ‘안중근 벼루’ 북한 보낸 건 왜?
동아, A양 동영상 모자이크 보도, 선정 방송


가장 부각되는 부실방송의 특징은 메인뉴스의 보도건수 였다.

 

▲헤드라인, 날씨, 클로징, 스포츠뉴스는 비교를 위해 제외했음 [출처: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중동방송모니터팀']

보도건수에서는 중앙과 동아종편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드러났는데, 두 종편의 경우 주말 메인뉴스의 보도 건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위 표 참조) 방송 첫주 주말인 12월3일과 12월4일의 메인뉴스를 살펴보면 날씨, 클로징, 스포츠 뉴스를 제외한 보도건수가 중앙, 동아 각각 8, 11건, 10, 9건 이었다. 이는 같은 날 MBC의 보도건수 21, 20건의 절반 수준에 밖에 미치지 못한다. 이 같은 보도 행태는 모니터링 기간 전체에 걸쳐서 드러난다.


그나마 조선종편만 개국 초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다른 종편사보다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조선종편의 경우 기사배치 측면에서 이슈의 중요도나 시의성 등 일반적인 뉴스가치 선정기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


개국 첫날 당시 이슈였던 안철수 원장 기자회견 보다 박근혜 전 대표 인터뷰를 첫 꼭지로 비중 있게 다룬 것을 비롯해서, 12월6일 보도의 경우 당시 최대 현안인 선관위 홈피 사이버 테러 사건의 보도는 뒤로 미룬 채 국민의 정부 시절 현대 대북송금 ‘비자금 의혹’ 등을 첫 꼭지부터 내리 3꼭지 보도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슈의 중요도나 시의성 측면에서는 중앙과 동아종편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드러났다. 중앙의 경우, 개국 첫날 박근혜 전 대표 인터뷰를 비중 있게 다루었고, 첫 꼭지 기사로 일본이 ‘안중근 벼루’ 를 북한에 보내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12월6일과 7일에는 북한식량문제와 아덴만 청해부대 홍보 기획보도를 첫 꼭지로 보도해 선관위 사이버 테러 사건은 뒤로 밀렸다.


동아 종편의 경우에는 도박, 성폭행 사건 등 선정적 아이템을 집중 배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4일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첫 꼭지로 다루었고, 12월5일에도 ‘지자체 지원받은 관광호텔의 성매매’ 문제를 첫 꼭지로 다루었다. 뿐만 아니라 A양 동영상 유포, 발기부전치료제, 호주 원정 윤락 등 선정적인 뉴스 아이템을 연일 보도했다.


조선, <이면뉴스> ... 박근혜는 띄우고, 야권 인사는 깎아내리고.


조중동방송의 이념적 편향성은 역시나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념적 편향성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내용은 '박근혜 띄우기' 와 야권, 안철수 흠집내기로 대표되었다. 3개 종편사 중 편향성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진 방송은 조선 종편이었다.


조선 종편은 <이면뉴스> 라는 YTN의 <돌발영상> 과 비슷한 동영상 코너를 통해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사건을 “# 남우주연상 <수류탄 대신 최루탄> 민주노동당 김선동” 이라고 비아냥대며 국회 폭력 사태를 부각시켰다.


또, 12월7일 같은 코너에서 "비교체험 극과 극" 이라는 제목으로 박원순 서울 시장의 모습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박 시장을 공격했다. 동영상에서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환대받고, 국회에서 질타 받는 모습으로 편집돼 능력이 없는 시장으로 묘사되었다.


조선 종편은 집중적으로 ‘박근혜 띄우기’ 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이면뉴스> 라는 코너로 “여왕의 귀환” 이라는 자막과 함께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박근혜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여왕” 으로 띄우거나, 28일에는 한나라당 비대위가 “벌써부터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라고 보도하면서 이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는 박근혜 비대위의 성장위주 경제정책을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중심 성장 기조와 차별화” 라며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조선 종편은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깎아 내리기에 급급했다. 안 원장이 기자회견을 했던 1일과 2일 연달아 안 원장 관련 보도를 하며 안 원장이 말하는 기부의 모습이 ‘모호하다’ 고 의혹을 제기했거나, <‘이념 논쟁’ 보다 ‘감동 리더십’> 이란 보도를 통해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 원인을 다루며 “안원장은 정책을 말한 적이 없다. 국가관을 밝히지도 않았다” 면서 교묘하게 흠집내기에 나섰다.


중앙, 연성화, 박정희 미화, 친일적 방송


중앙 종편은 전반적으로 단편적인 상황나열보도, 연성화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보도에서는 박정희 정권 미화 움직임을 보였다. 12월13일 박태준 포스코 전 회장 사망소식을 전하며 박정희의 측근이었던 박 전 회장을 5.16 쿠데타에서 제외한 이유가 쿠데타 실패시 가족을 맡기기 위해서 였음을 밝히며 박정희의 인간적인 면모를 띄웠다.


이보다 앞선 12월10일 ‘정진홍의 휴먼파워’ 라는 인터뷰 프로그램에서는 ‘코리아게이트’ 박동선 씨를 인터뷰하며 박정희가 국가에 대한 책임감으로 3선 개헌을 했고 독재의도가 없었다는 등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특히 일본의 TV아사히가 3.08%(130억)을 투자하고 있는 중앙 종편은 개국 초부터 일본 총리를 띄워주는 등의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


12월2일 메인뉴스에서 개국 특집으로 일본의 극우 인사인 노다 총리를 단독 인터뷰해서 노다 총리의 극우적 역사인식과 발언을 여과 없이 전달했다. 중앙 종편은 “다케시마에 관한 우리나라의 자세는 변함이 없다” 는 노다 총리의 발언을 오히려 “독도문제에 대해선 단호하면서도 매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12월 6일에는 조선왕실도서의 귀환을 “일본의 결단” 인 것처럼 의미를 부여하고 나섰다. 보도는 “일본 정부가 자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서 반환을 결단한 것은 중국의 부상에 맞서기 위해서” 라며 “이웃나라 한국과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고 설명하며 의궤반환을 일본 정부의 “결단” 이라고 표현했다.


동아, 도 넘는 선정주의


동아 종편은 저녁 7시에 방영하는 <생방송 연예인사이드> 를 통해 12월 6일 ‘19금 연극’ 을 소재로 다루며 남녀간의 성관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장면을 포함시켰다. 드라마 <해피엔드 101가지 부부 이야기> 에서는 비정상적인 부부관계와 고부, 부부간 폭력행위 등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 등으로 방통위의 제제를 받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요일 오전 11시에 방영되는 영화 정보 프로그램 <무비홀릭> 에서는 ‘19금 영화’ 를 집중 소개하는 코너를 두고 출연자들의 패설 수준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있다. 동아 본지가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청소년의 폭력성, 선정성은 아랑곳 하지 않는 보도 태도다.


조중동방송 모두 공통적으로 시사프로그램 출연자들의 여권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시사프로그램 여권인사 편중 경향 [출처: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중동방송모니터팀']

진행자와 출연자가 대담형식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조선종편의 <최박의 시사토크 판> 과 동아종편의 <박종진의 쾌도난마> 에 출연한 출연자 상당수가 이명박 정부 관계자 이거나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 등 여권 인사였다. 박근혜, 정두언, 이동관, 이준석, 홍준표, 강용석, 고승덕 등 여당의원이 두 방송 모두에서 20차례 출연한 반면 야권 인사는 3차례 출연에 그쳤다.(위 표 참조)


조선종편에서 출연한 야권 인사들 또한 염동연, 김태랑 전 민주당 의원과 이회장 자유선진당 의원으로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등 야당 정치인들은 없었다.


중앙종편 또한 <악마의 질문> 이라는 토론 프로그램에서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12월2일),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12월9일), 곽승준 미래기획 위원장(12월16일), 박세일 한반도재단 이사장(12월23일), 전원책 변호사(12월30일) 등 여권 인사들이 주로 출연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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