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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용산참사 3년, “그때 저는 고3이었어요”

이상원(참세상)( newscham@newscham.net) 2012.01.20 14:16

 

▲용산참사 유족들. <사진출처 - 참세상>

 

2009년 1월 20일 김민영(여, 21) 씨는 고3을 앞두고 있었다. “뉴스 보고 정말 놀랐어요,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기댈 곳이 없는 슬픈 나라라는 걸 알게 되었죠”

 

2011년 1월 20일 이제 그녀는 대학생이 되었고, 용산참사 3주기 추모대회를 유족들과 함께 하기 위해 거리에 설 수 있게 되었다.

 

“대학생이 되어 보니 주위에 정말 많은 용산을 볼 수 있었어요, 우리 가족도 언제든지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녀는 올해 중학생이 되는 여동생과 친구 한명과 함께 집회에 나왔다.

 

중학교 1학년이 되는 김민지(여, 13) 양은 “언니 따라왔는데, 잘 나온거 같다” 며 “무대에서 하시는 말씀들이 전부 감동적” 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3년이나 지났는데 해결된 게 없다니까 답답하다” 는 최민우(남, 21) 씨의 말처럼 용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명동, 북아현동, 그리고 다른 많은 곳에서 제2, 3의 용산이 생겨나고 있다. 지난 18일, 강제퇴거금지법이 겨우 발의되었을 뿐이다. 5,000여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한 결과물이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위원회의 미류 활동가는 “철거민들이 ‘대책 없는 강제철거 중단하라’ 고 외친지 50년 만에 이 법안이 발의” 되었지만 “법만으로 세상이 바뀌진 않는다, 우리가 모두 함께 하기 시작할 때 세상이 바뀌기 시작할 것” 이라고 모두에게 연대를 호소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용산 ‘참사’ 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백기완 소장은 “나는 3년 전부터 이건 ‘참사’ 가 아니라 ‘학살’ 이라고 했다” 며 “올해를 학살을 만든 장본인들을 감옥에 보낼 수 있는 전환점으로 만들자” 고 소리 높였다.
 
이날, 발언자들의 목소리에는 어느 때보다도 물기가 많이 묻어났다.

 

▲'푸른하늘 은하수'를 부르고 있는 백기완 소장,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서 어디로 가나..." <사진출처 - 참세상>


백기완 소장은 이명박 정권을 규탄하는 부분에서는 나이를 무색케 할 만큼 쩌렁한 목소리로 규탄했지만, 열사들을 추모하며 ‘푸른하늘 은하수’ 를 부를 때는 누구보다도 구슬프게 노래를 불렀다.

 

또,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은 “피를 토하는 심정” 이라고 말을 떼는 순간부터 “악법 깨는 투쟁을 함께 해가자” 고 말을 맺는 순간까지 몇 번이고 울음을 삼켰다. 발언자들의 발언을 듣는 청중도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유족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참세상>


추모대회는 열사들의 영정 앞에 국화를 헌화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김민영 씨와 최민우 씨 그리고 김민지 양도 영정 앞에 국화를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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