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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7일 원광대학교 11개 학과에 대한 폐과가 발표되고, 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총학생회 등 대학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학교수협의회는 22일 성명서를 통해 “문·사·철로 대변되는 전통적인 인문학이나 음악, 무용 등 예술분야는 전공지식이 재화로 창출되는데 오랜 기간이 필요하며, 취업의 형태도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실용학문과 구별되는 평가방식이 적용되었어야 했으나 이 점이 완전히 무시되었다”고 원광대학교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의 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협의회는 교과부로부터 작년 9월 5일 지정된 “정부재정지원 및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이 단초가 되어 진행된 컨설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위탁받아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된 컨설팅은 삼일회계법인이 담당했다.

 

 

협의회는 “컨설팅이 처음부터 경영컨설팅을 표방하여 시작되었다”며 “기초학문을 경영의 잣대로 평하는 것은 매우 관료적인 발상이며,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하는 현 정부의 무능을 대학에 떠넘기려는 의도”라고 컨설팅의 방향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원광대 경영컨설팅을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재정과 교육 두 영역에 대해 평가를 통해 77개 학과의 등수를 매긴 후 이를 다시 6개 그룹(S, A, B, C, D, E)로 분류하고, 최하위 E등급을 받은 11개 학과의 폐과를 필수 이행사항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회는 “계열이나 학과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았던 이번 평가는 등수매기기와 꼬리자르기 뿐”이라며 “오랜 전통을 가진 학과들이 폐과 대상이 되었고, 해당 학과 교수들은 근무기간이 길어 높은 봉급을 받는 교수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이 대학에 오래 근무해, 이 대학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간주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광대 총학생회도 지난 27일 한계례신문을 통해 구조조정의 입장을 밝혔다. 총학생회는 한겨례신문 기고를 통해 “이번 학과평가의 주된 기준은 취업률과 재정기여도였다”며 “정부가 부실대학이라는 낙인을 이용해 강제한 구조조정의 본질은 인문학과 예술학부를 없애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실대학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학교와 재단에 있으며, 근본적으로 정부의 열악한 재정지원에 있다”며 “막대한 이월적립금을 쌓아온 학교와 법적으로 명시된 의무마저 지키지 않던 재단은 부실대학 선정 후에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학 입학한 지 한달...폐과라니”

 

 

29일 11개 폐과 대상 학과 학생들의 대학본부 점거농성에 동참한 미술대학 신입생 최가을(가명) 학생은 “작년에 폐과를 안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소식을 듣고 입학했다”며 “입학 2주 만에 폐과소식을 접하니 참 당황스럽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최가을 학생은 “작년에 폐과를 안 하겠다고 하고 신입생 받은 것이 마지막으로 신입생 받아서 등록금 받으려고 한 꼼수는 아닌지 의심을 안 할 수 없다”며 “나를 비롯한 대다수 신입생들이 점거농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주부터 전공과목에 대한 수업거부에 들어갔다”며 “비싼 등록금 내고 들어왔는데, 공부도 못하고, 학생대표들이 이 문제를 풀려고 고군분투하는데 학교측에서 우리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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