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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원자력은 재앙 품은 위험하고 비싼 에너지”

김도연( newscham@newscham.net) 2011.03.18 17:34

각계 인사 77인이 “원자력 발전은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며 원자력 신화를 비판하고 국내 원전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신규 원전건설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18일 고철환 서울대 교수, 송상용 한림대 명예교수, 김미화(방송인), 황석영(소설가),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 임종대 참여연대 대표 등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 77인이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원자력 발전은 안전하고,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출처= 참세상]


이들은 “전 세계에 441개밖에 가동되지 않는 원전에서 이런 대형사고와 재앙이 끊이지 않는데 앞으로 원전을 더 건설한다는 것은 다음 세대에 재앙을 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현 정부는 몇 천 년, 몇 만 년이 지나도 위험한 핵폐기물을 양산하는 무책임한 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과학기술에 대한 인간의 맹신이 만들어낸 인재라는 데 동의하며 인간의 오만을 지적하기도 했다. 송상용 한림대 명예교수(과학철학)는 “아무리 조심해도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 약점”이라며 “침착하고 매사를 꼼꼼히 챙기는 일본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통해, 사고는 결국 날 수밖에 없다는 자명한 결론을 재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와 원전업계의 원자력 맹신과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정부에서 원전 안전에 대해 총체적 점검을 한다면서 내려간 곳이 오래된 원전이 아닌 이제 겨우 가동하기 시작한 최신 원전인 신고리1호기였다. 이것을 보며 과연 정부가 정말 원전을 걱정하고 이 상황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며 “우리가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고,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더라도 지금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좀 더 진지하게 검토하고 미래를 성찰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또 지난 16일 한나라당 대변인이 “대안도 없이 원전 정책을 그만두자는 주장은 무책임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은 더 많은 원전을 지어서 국민들을 위험한 사회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이 무책임한 것”이라며 “원전 아니면 대안 없다는 사고부터 바꿔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철환 서울대 교수(해양학)는 “후쿠시마 사고에서 볼 수 있듯 원자력은 안전하지 않고,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모두 고려할 경우 결코 경제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심지어 친환경적이지도 않은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에너지 문제, 원자력 문제가 정치적 아젠다가 돼서 원자력의 위험성, 자연과의 관계, 경제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토론할 수 있게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정부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참세상]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에 △정당,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방사능방재대책기구를 구성할 것과 △가동 중인 원전설비에 대한 진단과 위험 가능성은 국민에게 사실대로 알리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 △원전 위주의 에너지정책을 재고하고,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에 기반을 둔 새로운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것 등을 촉구했다.


또 “국민들이 비상한 각오와 성숙한 태도로 에너지 절약에 나서면, 원전을 더 지어야 한다는 정부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며 “정부는 에너지 절약기술을 높이고, 국민은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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