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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3월 20일(토) 도쿄 전력 본사 앞에서 원전 폭발과 관련한 항의 시위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현재 일본 시민들이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 기사는 일본 레이버넷(노동넷)에 게재되었다.

 

항의 행동의 의미


신바시 역에 내리면 항의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의 생명보다 원전을 우선시 했다. 후쿠시마 사람들은 방사능 노출된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에 피폭당했다.” “지진은 자연재해지만 원전은 인재이다!” “원전 위험을 알고서도 멈추지 않았다. 도쿄 전력과 일본 정부는 책임을 져라!”


이것이 전대미문의 원전 사고의 와중에 도쿄 전력 본사 앞에 모인 의미의 모든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현수막이나 벽보를 가지고 본사 건물 건너편 도로에 모여 있던 사람은 십여 명 정도. 반면, 경비를 서는 경찰은 수십 명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플래카드를 가지고 도로를 건너려하는 여자를 10여 명의 경찰이 붙잡고 있는 현장이었다. 
 

▲도쿄 전력 본사 앞 항의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3.20) [출처: 일본 레이버넷]

 

원자로 근처에 사는 수만 명의 사람들을 비롯해 수천만 명의 사람들을 방사능 위험에 내 몰고 있는 이 시점에 이르러서도, 도쿄 전력은 피해자들에게 사과는커녕 항의하러 온 사람들을 경찰로 제지하려고 했다. 어디까지 썩어 있는 것인지.


“우리 가족은 지금도 후쿠시마에 있습니다. 걱정이고 걱정이어서 밤에도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붙잡힌 여자가 마이크를 들고 외쳤다. “지금도 후쿠시마에서는 10마이크로 시버트의 방사능을 받고 있습니다. 아주 큰 숫자이고 공표되지도 않고 있는데, 거기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비판도하면 안되는 건가요?” “일본을 지키지 않으면 안될 이 때에, 여기에 있는 경찰들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 “후쿠시마만이 아닙니다. 수도권도 위험합니다. 대피 할 수 있는 사람은 대피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가 습니다...하지만 여전히 밖을 걸을 때에, 말해야 할 것은 말해야 합니다!” 아무리 길을 방해도 묶어 놓아도,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경비를 서는 경찰은 계속 침묵하고 있었다.

 


책임 회피를 용인해서는 안된다


“지금 사이타마에서 어린 아이를 데리고 피난 온 2000명의 후쿠시마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많은 젊은이들이 자원 봉사자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피난 온 사람들은 지진과 해일로 집을 잃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방사능의 위험에 노출되어 도망쳐 온 것입니다. 주거나 음식을 보장해야 하는 것은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해야 할 일입니다.”


기자회견에서 도쿄 전력의 사장 처럼 원전이 안전하다고 국민들을 속여 온 사람들의 죄악은 이미 충분히 무겁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런 사태가 되어서도 ‘냉정하게’ ‘국민이 하나가 되어 싸웁시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임 회피가 너무 심합니다. “후쿠시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영웅처럼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까! 원전을 중단하지 않은 책임자들이 현장에 가서 불을 끄십시오!”


이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스코 부도리가 없는 이바토부는 필요 없다”는 제목의 전단지를 건내고 있다. 전단지의 내용은 이렇다. “수백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는 결코 하지 않는 일을, 원전 노동자에게 요구하는 무서운 냉혹함으로부터 우리는 멀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죽음을 각오하는 구스코 부도리를 영웅으로 만들어 내는 것으로,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는 무리들을 용서해서는 안된다.”

[역주] 구스코 부도리 - 일본 작가 미야자와 겐지가 쓴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에 나오는 주인공. 구스코 부도리는 화산 속에서 고독하게 죽지만 인류를 위해 희생을 자처하는 숭고한 청년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바토부는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에 나오는 곳이다.

지나가는 도쿄 사람들에게 전단지를 건낸다.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인지, 방사능 피폭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것인지, 마스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자전거를 탄 채, 마이크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당사자 일본이 가장 현실을 모르고 있다


이 집회를 제안한 소노료타 씨는 “이번 주말 전 세계 사람들이 원자력 발전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세계의 사람들이...주목하고 있다”고 말한다. 보육원에서 일하는 여성은 “내가 근무하는 보육원은 수십 명 정도의 미국인 아이가 있었다. 원전 사고라는 것을 안 초기에 미국으로 돌아갔다. 헤어질 때 우리에게 ‘미안해요’라고 말한 어느 가족의 눈을 잊을 수 없다. 일본의 TV들이 흘리는 보도와 너무나 동떨어진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 많은 정보 중에서, 진실은 알려지지 않고 고립될 수 있다. 그런 건 싫다. 모인 사람 전부 다가 지금까지 “원자력 발전 반대”를 해온 사람들도 아니고 지식이 많은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이기려고 필사적인 생각에 모여든 것이다.

 


인터넷 혁명의 ​​가능성


“정보 피폭”라는 말이 들리고 있다. 연일 반복되는 “즉시 건강에 해가 없다”는 궤변, 기적적으로 구출된 사람의 감동 이야기, 압력​​ 용기의 수위를 전하는 여러 가지 자막.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이 집안에서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의 정보와 마주하면서도 어느새 질식할 것 같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우리에게 “기도 밖에 없다” “달아날 수밖에 없다”는 무력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출처= 일본 레이버넷]

 

소노료타 씨의 우렁찬 목소리가 있었다. “모두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항의에 오는 사람은 이렇게 적고, 시위에 오는 사람도 적다. 그렇지만 오지 않는 사람들이 나쁜 것이 아니다. 모두들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지는 말라고 하는 교육을 받아왔다. 모두들 자신이 무력하다고 생각하게끔 해왔다!” 인터넷 세대 젊은이들의 외침은 마음을 울린다. 현장에는 기미가요(일본국가)를 반대해 재판을 하고 있는 네즈 키미코 씨의 모습도 있었다.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한다. 이 당연한 일을 계속 해온 그녀의 삶의 방식을 현장에 온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시위는 유스트림에서 동영상으로 중계해, 1800 명이 시청했다고 한다. 이 동영상을 보던 사람이 도중에서 달려 나오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행동은 유스트림을 보고왔다든가, 민들레사(일본 반핵단체)의 학습 모임에서 알았다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 인터넷을 보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많아져서 내일이 자리에 오면 좋겠다”고 원 씨는 계속 호소한다.


중간에 몇 번이나 이마와노 기요시로의 “서머타임 블루스”가 흘렀다. 이 노래가 만들어질 당시 일본의 원전은 아직 서른 개 정도 였다고 한다. 그때부터 수많은 원전 사고가 반복되고 반성도 없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80년대 후반, 체르노빌 사태 때는 일본에서도 가두시위가 활발했는데... 그 시대를 만든 40대 정도의 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진 거지?”


소노료타 씨의 호소는 바로 그 세대 나에게 큰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함께 참여하한 나보다 훨씬 젊은 여성이 “가족이 후쿠시마 남아 있고,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아버지는 옛날부터 원전의 무서움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자신의 책임을 얘기했다.


원자력 발전 정책을 바꿀 수 없었다는 의미에서, 모두가 당사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 악몽 같은 상황을 앞두고 불안과 무력감과 기도로만 그냥 보내서는 안된다.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내일도 이 자리에 모여 소리를 높였으면 하고 바란다.

 

[원문] http://www.labornetjp.org/news/2011/0320kougi
[출처] 일본 레이버넷
[번역] 참세상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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