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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청노동자의 연대투쟁이 왜 중요한지, 살맛나는 일터를 노동자는 어떻게 지켜내야 하지는 보여주는 투쟁이 21일,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 앞에서 벌어졌다.

 

112차 현대차지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이동기 전주공장위원회 의장의 안건발의와 대의원 만장일치로 결의된 ‘노동탄압 분쇄 총력투쟁 결의대회’가 2,000여 명의 울산·아산·전주공장 원·하청 노동자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현대차 원/하청 연대투쟁은 전주공장 정문 봉쇄를 결국 해체시켰다.

 

“오늘 하루만은 가정의 날, 회식하는 날이 아닌 동지를 위한 날”

 

지난 8월 31일, 현대차 전주비정규직 해고자 14명의 출입을 막고, 사측 관리자가 물리력을 사용하여 비정규직 노동자가 큰 부상을 당했다. 그로부터 22일 동안 현대차 전주공장 정문은 현대차 노동자들의 아름다운 연대와 막가파식 노무관리에 맞선 투쟁이 공존하는 현장이었다.

 

이에 당황한 사측은 9월 6일, 금속노조 주최 결의대회가 있었을 때, 컨테이너로 정문을 꽁꽁 봉쇄했다. 그러나 전주공장의 원·하청 연대투쟁을 더욱 확산되었고, 비정규직 해고자의 공장진입을 성사시킨 바 있다.

 

이렇게 줄기차게 투쟁이 이어지고, 아산공장에서 사측관리자의 노무관리수첩이 발견되는 등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증명하는 자료들이 계속 발견되었다. 이에 발맞춰 현대차지부는 전주공장의 정분봉쇄를 실력으로 풀고, 원·하청 연대로 비정규직 해고자 공장출입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담아 21일 결의대회는 준비됐다.

 

2,000명의 원·하청 노동자, “살맛나는 우리일터, 사측은 탄압하지 마라”
“비정규직 해고자 공장 출입 보장”, “컨테이너 철거 및 고소·고발 취하”

 

5시 결의대회에 앞서 2시경, 이경훈 현대차지부장과 이동기 전주공장위원회 의장, 김점호 전주공장위원회 사무국장은 현대차 전주공장장을 만나 비정규직 해고자의 공장출입 등을 협의했다.

 

▲사측의 전주공장 노동자에 대한 탄압, 전주공장위원회 이동기 의장은 원/하청 연대를 강조하며 탄압에 맞서자고 호소했다.

▲이경훈 현대차지부장은 이 연대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이경훈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대표단은 “사측의 비정규직 해고자를 막는 것은 단협 10조를 위반하는 행위다. 당장 출입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며 “공장 정문 봉쇄도 풀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김점호 사무국장은 “협의를 통해 단협 10조에 따라 해고자 4명의 자유로운 출입을 보장하고, 10명은 전주공장위원회의 요청에 따라 출입을 보장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정문을 봉쇄한 컨테이너는 내일까지 사측이 제거하기로 했다”고 합의된 사항을 밝혔다.

 

추후에 이경훈 지부장은 “이번 사태로 벌어진 모든 고소고발도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지난 9월 6일 금속노조 결의대회 관련하여 비정규직지회 2명과 참소리 기자를 ‘건조물 침입’으로 고발한 바 있다.

 

 

현대차지부. “원·하청 아름다운 연대정신 전국으로 확대하자”

결의대회는 10분 늦은 5시 10분 경 시작했다.

 

이동기 전주공장위원회 의장은 “비정규직 해고자 출입을 사측이 저지하면서 시작된 투쟁이지만, 이 투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놓고 마음의 벽을 쌓아올려 노동자 현장권력을 무력화하려는 현대차 자본의 노림수”라고 말하며 “이제 정규직만을 위한 노조활동은 한계에 봉착했다. 어느 순간에도 전체 노동자 투쟁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투쟁의 의미를 밝혔다.

 

이경훈 지부장도 “노동자가 일터로 가는 정문에 철조만, 컨테이너가 자리하고 있다”고 밝히며 “현대차는 이 곳을 교도소만 못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현대차를 규탄했다.

 

이어 “98년 이후, 우리가 묵과했던 것이 우리에게 화살로 돌아왔다”면서 “원·하청의 아름다운 연대정신을 기필코 승화해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결의를 모았다.

 

이날 발언자들은 모두 전주공장의 원·하청 연대를 높게 평가했다. 아산공장에서 악랄하기로 소문난 지원실장의 파견으로 촉발된 투쟁이 한 달 가까이 진행되었지만, 원·하청의 투쟁력은 여전하다. 그리고 그런 투쟁력이 이날 투쟁을 조직하기에 이른 것이다. 울산·아산에서 온 노동자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했다.

 

40분의 결의대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상징의식으로 정문에 설치된 컨테이너의 일부를 끌어내렸다.

 

▲으쌰으쌰. 이 열기, 이 힘이 불법파견을 현대차에서 끝장낼 원동력이다.

▲현대차노동자를 가로막았던 컨테이너는 이렇게 무너져갔다.

 

비정규직 3지회, “지노위의 현대차 원청 인정 등 흐름은 우리 것, 강력한 연대투쟁 조직하자”

 

한편, 울산·아산·전주 3지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짧게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용화 울산지회장은 “자본가들이 이간질을 통해 원·하청을 갈라놓으려고 했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를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아름다운 연대를 기억하고 투쟁하자”고 말했다.

 

▲비정규직 3지회, 해고와 차별 등 어려운 조건에서도 연대투쟁을 이어가는 것이 눈물겨우면서도 당차다.

 

송성훈 아산지회장은 “원·하청이 단결하면 사측도 건들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최근 현대차가 우리를 해고했다는 지노위의 판정을 받았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투쟁을 하자”고 말했다.

 

김효찬 전주지회장은 “우리 비정규직지회의 힘이 부족할지 모르지만, 투쟁 열의는 정규직 못지않다”면서 “막가파식 탄압을 3지회와 원·하청 연대로 돌파하자”고 밝혔다.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도 약식집회에 함께해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없지만,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연대투쟁을 집행부 임기 끝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22일, 과천 노동부 항의 집회와 현대차 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상경투쟁에 함께하는 등의 연대투쟁을 벌일 방침이다. 그리고 국정감사에 발맞춰 3지회는 각 지역 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다음 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불법파견 철폐 투쟁은 비정규직 3지회 연대투쟁을 넘어 원·하청 연대투쟁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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