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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유성기업 노동자 연대...경찰, 밀려나

미디어충청 특별취재팀( cmedia@cmedia.or.kr) 2011.06.23 09:56 추천:7

유성기업 아산공장 정문 앞은 전쟁터였다. 회사가 22일 아침 7시 무장한 용역업체 직원을 동원해 자동차 부품 반출을 시도하자 유성기업지회(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은 회사와 용역업체 직원에 맞서 온 몸으로 저항했다.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무리수’를 두자 조합원들은 “노동자들의 생명이 자동차 부품을 밖으로 빼내는 것보다 중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리적 충돌 이면에는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회사의 이윤 추구가 팽팽히 맞서고 있었다.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은 하나 같이 ‘당할 만큼 당했다’고 했다. 노동자들이 ‘업무복귀서’까지 쓰고 출근한다고 해도 회사는 단호하게 농성중인 지회 조합원의 ‘일괄복귀’는 안 된다고 했다. 국회의원, 지자체, 노동부가 나서 대화를 주선해도 회사는 교섭에 나오지 않았다.


직장폐쇄, 용역업체투입에 이어 경찰병력 투입, 노조 간부 구속, 용역업체 직원 뺑소니 사건, 현대차-유성기업-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시나리오’, 고소고발, 손해배상 및 가압류,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 하지만 노동자들은 매일 밤낮 정문 앞 바닥에 주저앉아 끈질기게 ‘일괄복귀’를 요구했다.


또, ‘밤에는 잠을 자자’는 상식에서 출발한 투쟁이 ‘불법파업’이라는 굴레를 쓰자 노동자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교섭이 깨지면서 시작된 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유성기업지회는 다시 교섭으로 풀자고 양보했던 반면, 회사는 여전히 ‘개별 복귀’ 방침을 고수했다.


이 가운데 22명의 동료가 용역업체 직원에게 폭행당해 병원으로 실려 가자 노동자들은 울분을 참지 못했다. 격렬한 노사 충돌은 장맛비처럼 세찬 노동자간의 연대를 불러 모았고, 경찰은 혼비백산 했다.


건설노조 소속 조합원, 충남 지역 연대 노동자들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저항에 행동으로 동참했다.

 

 

용역업체의 집단폭행, 경찰 ‘회사편들기’에 노동자 분노 폭발
“노동자 연대의 힘을 보여주겠다”


CJ시큐리티 용역업체 직원들은 22일 아침 7시부터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고, 소화기와 소방호스에서 연결한 물대포를 쐈다. 용역업체 직원이 던진 소화기통과 돌멩이에 맞은 22명의 노동자들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확인 결과 광대뼈 함몰, 안면 성형 등 노동자 다수가 중상을 입었다.


노사간 격렬한 충돌은 오전 9시 20까지 이어졌고, 이때부터 경찰병력이 유성기업으로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오전 450여명이었던 경찰병력은 오후 18개 중대 2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경찰병력이 늘어날수록 노동자들은 경찰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경찰이 ‘노골적으로 회사 편들기’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경찰은 당일 용역업체 직원이 무장하고, 노동자들을 폭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오후 5시경 노동자들에게 해산 명령을 했다. 노동자들은 “왜 용역업체를 해산시키지 않고 노동자만 해산하라고 하냐”며 항의했다.

 

경찰이 나서 유성기업지회에만 해산명령을 하고 정문을 막자 노동자들의 분노는 더 올라왔다. 저녁7시 예정된 집회(촛불문화제) 신고 된 장소에 가려면 정문 앞을 지나야 하는데, 경찰이 길을 내주지 않자 노동자들은 연좌농성까지 했다.


결국 저녁 8시 40분경 건설노조 충남지부 조합원 800여명이 촛불문화제에 연대하러 아산공장으로 온 직후, 노동자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1천여 명의 노동자와 2천여 명의 경찰병력은 야간에 격렬하게 충돌했다. 충돌 초반, 건설노조 소속 조합원이 경찰에 의해 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자 사태는 더 커졌다.

 

 

경찰은 살수차에 최루액을 섞어 노동자들에게 쏘아댔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굴다리에서 150미터 가량 떨어진 정문 앞까지 경찰을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까지 공장안에서 소화기를 뿌리는 등 경찰-용역은 총공세 작전을 폈지만, 정문을 바라보고 굴다리 왼편에 있었던 경찰병력은 노동자들에 의해 고립되기도 했다.

 

서로 밀고 당기는 싸움은 한 시간 동안 반복됐고, 노조가 집회 해산 명령을 내리며 10시 30분경 종료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그동안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에게 당했다. 누구도 노동자 편이 아니었다”며 “오늘은 유성기업과 경찰에 경고하는 수준으로 끝내지만 다음 집회에서는 노동자들의 연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풀고 현장으로 돌아가 일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복귀 시키지 않는 회사에게 이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그동안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에게 당했다. 누구도 노동자 편이 아니었다”며 “오늘은 유성기업과 경찰에 경고하는 수준으로 끝내지만 다음 집회에서는 노동자들의 연대로 가만히 있지 않겠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풀고 현장으로 돌아가 일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복귀 시키지 않는 회사에게 이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야간 충돌로 건설노조 충남지부 조합원 최 모 씨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 김 모 씨가 현장에서 체포되어 아산경찰서로 연행됐다. 유성기업지회와 연대 노동자는 14명이 부상당해 청주초성병원(2명), 평택국제병원(6명), 평택굿모닝병원(6명)으로 긴급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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