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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군부정권 시절 노조해산 악법으로 탄압하는 것"

[인터뷰] 이동백 전교조 전북지부장, "교육이 바른 길을 가게 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나서 달라"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6.25 23:03

전교조 전북지부 이동백 지부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행정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이 떨어지자, 곳곳에서 탄식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지부장은 “그동안 합법노조의 지위를 누리면서 참교육을 위해 애를 써왔는데, 다시 고난의 가시밭길 위에서 참교육을 말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팠다”며 당시 탄식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20일 참소리는 이동백 전교조 전북지부장을 전주 종합경기장 인근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동백 지부장은 현재 서울에서 김정훈 위원장과 함께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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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백 전교조 전북지부장

13년 합법노조의 지위는 한국사회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전교조의 목소리가 합법의 틀 안에서 존중받을 수 있었을 때, 한국의 교육은 변화를 맞이했다. 획일적이고 주입적인 교육은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주체들의 노력 끝에 ‘혁신학교’라는 작은 변화를 만들어냈고, 진보교육감이 등장하면서 학교 내 부조리들도 어느 정도 개선되었다. 

전북교육 또한 마찬가지이다. 김승환 교육감이 교육주체들의 노력으로 2010년 당선되면서 고질적인 반청렴 문화는 개선되었다. 또한 혁신학교는 전교조 전북지부 소속 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참교육’ 운동의 성과로 자리하고 있다. 

이 지부장은 “법외노조가 된다고 해서 학교 현장에서 실천한 내용들이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법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분명 타격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가지고 교원의 근무 향상과 학교 환경의 개선을 위해 맺었던 협약들의 법적 구속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 지부장은 밝혔다. 

전교조 법외노조, “노태우 군부 시절의 시행령으로 벌이는 시대착오적 탄압”

이동백 전교조 전북지부장은 서울행정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화’ 판결은 한국사회 노동권에 대한 위협이라는 뜻도 밝혔다. 

이 지부장은 “전교조에 대해 ‘노조 아님’이라고 통보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권이 제정한 노동조합법 시행령에 근거를 둔 것으로 사실상 노조해산을 도모하는 규정이다”면서 “이는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는 헌법을 위배하는 것으로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시행령의 위헌성을 확인시켜줬다. 그래서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노조 탄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심각한 노동탄압”이라고 밝혔다. 

이동백 지부장은 전교조를 ‘종북’으로 몰고 가는 왜곡된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지부장은 “전교조를 음해하는 의견들은 전교조 출범 초기부터 있었다”면서 “하지만 전교조 선생님이 담임으로 있는 아이들의 학부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혁신학교 학부모들도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 행복하고 아이들도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것이 진실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부장은 “전교조는 군부독재와 맞서던 민주화 시절에는 그 첨병으로 인정받아왔다”면서 “앞으로는 7·80년대 주입과 경쟁 교육보다 협력과 소통, 창의적 정신을 높이 사는 교육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아 교육혁신에 걸음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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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백 지부장이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지역 지부장들과 함께 정부종합청사에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동백 지부장 : 좌측에서 네 번째>

한편, 이동백 지부장은 서울 광화문 종합청사 앞에서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함께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김정훈 위원장은 17일, 이동백 지부장을 비롯한 전국 지부장들은 6일째 힘겨운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 지부장은 “힘은 들지만 국민들에게 전교조의 정당함을 알리고 정부의 부당한 탄압을 알리기 위해 단식을 결심했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이 지부장은 전북지역 조합원들에게 “전교조가 법외노조가 된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면서 “우리 조합원들이 투쟁으로 징계 협박에 굴하지 않고 우리 교육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27일 조퇴투쟁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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