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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집트 유혈 사태...무슬림형제단, 100만 시위 예고

정은희( icomn@icomn.net) 2013.08.16 12:54

이집트 당국의 무르시 지지 시위대에 대한 강제 진압으로 이집트가 유혈 정국으로 빠져 들었다. 무슬림형제단은 금요일을 앞두고 살육에 맞선 ‘분노의 날’ 시위를 호소, 대대적인 저항에 나설 예정이다. 강제 진압에 따른 사망자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집트 보건 당국은 사망자 638명, 부상자는 3,994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4일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농성장에 대한 강제진압에 나서 해산을 거부하는 시위대에 대해 실탄을 발포, 천막을 불태우고 불도저로 밀어 냈다. 정부는 카이로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진압을 강행했다.

 

▲[출처= http://www.aljazeera.com/ 화면 캡처]

 

강제 진압 후 이에 저항하는 시위도 이집트 전국으로 확산됐다.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로 인근 기자 등에서 지방정부 청사, 경찰과 군 기관을 공격, 불태웠다. 기자의 지방정부청사는 방화로 전부 불에 탔다. 무르시 지지대는 또 이집트 소수종교인 콥트교를 공격, 전국에서 교회, 콥트교도 상점을 방화하고 신도들을 폭행하고 있다. 콥트교회에 따르면, 전국에서 36개 교회가 불에 탔다.

 

이집트 임시정부는 정국 안정을 이유로 30일 간의 계엄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공 집회는 금지됐고, 군과 경찰은 법적 조치 없이 체포와 구금을 할 수 있게 됐다. 카이로 시내 상가는 문을 닫았고 거리에서 사람들은 사라졌다. 군은 거리에 탱크를 배치했으며 교통도 차단했다.

 

당국은 무르시지지 시위대가 보안부대에 실탄으로 공격했다며 살인적인 진압 과정에 대해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 무장에 관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임시정부에서는 강제 진압에 따른 논란에 휩싸였다. ‘구국전선’출신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진압에 대한 항의로 사퇴했다. 보수적인 살라피스트들부터 4월 5일 청년운동, 혁명적 사회주의자들까지 대부분의 정치세력도 정부의 유혈진압을 비난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특히 군과 정부가 혁명을 청산하기 위해 계획된 살육을 감행했다고 비난하고 무슬림형제단에게도, 정부에게도 동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수르 임시대통령, “오바마, 폭력 세력 고무해”

 

국제 사회도 일제히 이집트 당국의 유혈 진압을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미국은 이집트 임시정부와 보안군이 취한 조치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내달 계획된 군사훈련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부의 무르시 대통령 해임 후 논란됐던 15억 달러 상당의 이집트 군사지원 가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존 캐리 미국무장관은 “이는 이집트인들에게 결정적 순간”이라며 “향후 시간이 이집트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며 민주적 해결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수르 이집트 임시대통령은 16일, 이집트에 대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으며 폭력 세력을 강화하고 고무시킨다고 비난했다.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또 이집트는 정부 기관을 포함, 수십 개의 교회, 법원, 경찰서와 공공 기관 및 상점을 공격하는 테러 행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무슬림형제단, 100만명 시위 예고

 

무슬림형제단은 정부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켰다”며 유혈 진압을 비난하고, 새로운 저항을 호소하고 있다.

 

형제단은 16일, 정부의 살육에 대한 ‘분노의 날’ 시위를 제안하고, 100만명이 참여하는 대중적인 반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은 “순교자를 잃은 고통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최근 쿠데타 주동자의 범죄는 이를 중단시키기 위한 우리의 결단을 확대했다”고 16일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당국의 진압 후 농성장에서 쫓겨난 무슬림형제단은 카이로 서부에 새로운 농성장을 설치하려고 시도 중이다. 수천 명이 바리케이트를 세우고 있고 농성장 설치에 나서고 있다. 15일 알렉산드리아에서도 무르시 지지 시위대는 무르시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며 계속적인 저항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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