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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법외노조의 길로 들어선 전교조가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고용노동부의 노조설립 취소 통보를 받은 24일 저녁, 전교조 교사들은 전국에서 동시다발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정부와의 대결을 예고했다.

 

▲[출처= 참세상]

 

서울에서는 약 400여 명의 전교조 조합원과 연대단위들이 정부종합청사 후문으로 모여들었다. 법적 지위가 박탈되면서 노조 활동에 있어 여러 제약을 맞게 될 상황이지만, 슬픔이나 암울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전교조 교사들은 “10월 24일은 민주주의가 사망선고를 받은 날이지만, 전교조에게는 투쟁을 여는 새날”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오늘은 제2의 노동자 선언으로 거듭나는 날”이라며 “전교조는 오늘을 단결투쟁으로 뭉치는 새날로 기억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정권에게 국민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며 “오늘의 촛불을 끊어지지 않을 횟불로 밝히며 새로운 투쟁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출처= 참세상]

 

집회에 모인 전교조 교사들은 법외노조 통보의 근거가 된 해직자 배제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박범선 교사는 “투쟁에 앞장서다 해직된 동지들을 내치라는 것은 전교조를 발톱 빠진 호랑이로 만들려는 꼼수”라며 “전교조가 해직교사를 내친다는 것은 어용노조가 된다는 것이며, 노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그는 “해직교사가 노조에서 배제될 경우 비리 부정의 온상인 사립학교재단과 부패에 찌든 교육 관료들, 그리고 보수계급들은 환호성을 지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우리의 교육을 위해 애쓰다 희생된 해직 동지들을 품안에서 떨쳐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대에 오른 이용석 교사는 “전교조이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 전교조를 만들었다”며 “저들이 아무리 우리에게 노조 아님을 통보한다고 해도, 우리는 여전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고 밝혔다.

 

▲[출처= 참세상]

 

연대단위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이은희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왜 하필 전교조에게 탄압이 가해지나. 그것은 전교조가 이 땅의 교육과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동지들이 꺼져가는 민주주의의 밑불이 되고, 힘든 노동운동에 물줄기를 열어 달라”고 당부했다.

 

박범희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긴 싸움이 되겠지만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며 “그 시간동안 어떻게 즐겁게 싸워나갈지,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와 어떻게 마음을 나눌지 고민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고용노동부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강행하면서, 정부는 이후 노동계와 시민사회와의 정면 충돌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민주노총은 오는 26일 열리는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11월 10일 열리는 노동자대회 등을 통해 전교조 탄압 및 노동기본권 말살 저지 투쟁 등을 확산시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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