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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인권옹호관 계약연장 불가, 전북교육청 일방 통보에 학생인권심의위 제동

"독립성 훼손 우려해서 '계약연장 불가' 이유 알려 달라는 것인데"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7.14 17:59

전라북도교육청 학생인권심의위원회가 이례적으로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소통의 문제를 지적하며 학생인권센터 인사와 관련하여 ‘권고’ 결정을 내렸다.

전북교육청은 인사 권한이 교육감에 있어 심의위가 권한을 넘어선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입장인 반면,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이번 인사가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나쁜 선례라는 점에서 권고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어느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라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론을 모은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김승환 교육감이 권고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지난 11일 심의위를 개최하고 전북교육청이 전북학생인권센터 인권옹호관과 조사구제팀장에 대해 계약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사실과 관련하여 ▲사유를 당사자와 심의위원회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그렇지 못한다면 인사를 재고할 것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사방안 마련 ▲심의위를 인권과 관련하여 교육행정의 정당한 협력자로서 대우하고 소통할 것을 권고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에게 ‘권고’ 결정을 내린 학생인권심의위원회는 학생, 교사,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 인권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학생인권 침해 사례 심의 등을 하는 기구다.

학생인권심의위원회가 인권옹호관과 조사구제팀장 인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전북교육청이 계약 만료 약 한 달을 앞두고 통보하면서 구체적인 사유를 심의위와 당사자들에게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6월, 강00 인권옹호관과 고00 조사구제팀장에게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통보했다. 2년 임기의 인권옹호관은 학생인권교육센터 업무를 관장하고 조사구제팀은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상담과 직권조사 등을 진행한다. 인권옹호관은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1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심의위는 13일 전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차례 교육감 면담과 계약연장 불가사유의 설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학생인권센터의 운영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소통의 근본적인 부재와 권력화 또는 관료화의 일단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학생인권 관련 사안으로 인식하고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인권옹호관 인사에 대한 권한은 심의위원회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교육감에게 있다면서 ”내부적 평가를 거쳐 새로 공모를 하겠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면담 거부와 관련해서는 “심의위원회는 재임용을 요구하고 있어, 월권으로 판단하고 거부하고 있다”면서 “재임용에 대한 요구가 아니라면 면담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의 이런 입장에 대해 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심의위는 재임용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해 양쪽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심의위원회는 인권옹호관은 심의위 동의를 받아 교육감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는 학생인권조례 제42조(인권옹호관)를 강조하며 “인권옹호관의 독립성은 그 직무수행에서뿐 아니라 재계약이나 계약연장 과정에서도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만약 자의적으로 이런 일들이 이뤄진다면 직무수행과정에서 임명권자의 영향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어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송 학생인권심의위원장도 재임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교육청의 시선에 대해 재임용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하고 “심의위는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설명 없이 자의적으로 인사가 이번처럼 이뤄진다면 누가 이 센터에서 소신을 가지고 직을 수행할 수 있겠나”면서 “이런 생각을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했지만, 인사 권한 침해로만 해석하고 있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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