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사회 영광 핵발전소 방사성 기체 폐기물 '무방비' 배출

뉴스타파, 특별기획 '원전묵시록 2014' 통해 단독 보도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9.19 16:25

뉴스타파, 영광 핵발적소 6호기에서 방사성 기체 폐기물 무방비 배출한 사실 확인

한수원의 국회 허위 보고 등 문제도 제기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18일 영광 핵발전소 6호기에서 지난 8월 2일 방사성 기체 폐기물이 ‘무방비로 배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보도했다.


2014091801_04.jpg

 

뉴스타파에 따르면 영광 핵발전소는 방사성 기체 폐기물을 배출하기 전 실시한 ‘방사능 농도 사전 분석’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농도 측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기체 폐기물을 그대로 배출했다.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174조는 방사성 기체 폐기물의 농도를 규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시행령은 기체 배출로 인한 발전소 인근 주민의 방사선 영향이 연간 선량한도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기 위해 외부로 배출 전 반드시 측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영광 핵발전소가 방사성 기체 폐기물을 배출한 것은 8월 2일. 배출 전 반사선 관리 용역업체 직원이 시료를 채취하여 측정했지만, 방사성 폐기물 중 하나인 아르곤41(Ar41)이 검출되지 않았다. 아르곤41은 뼈에 침착하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영광핵발전소 방사선안전팀에서 근무하는 전용조씨는 “아르곤41이 검출되지 않은 것은 샘플이 잘못된 것이나 검사원의 실수 등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분명히 잘못된 분석을 한 것이다”고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반드시 검출되어 그 위험성이 측정되야 하는 폐기물 성분이 검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영광 핵발전소는 2일 오후 16시58분부터 40분간 배출을 실시했다. 이때 배출한 폐기물 양은 1699㎥.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지난 8월 4일, 기체 배출 관리자가 문제를 확인하고 다음 날 기체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을 실시한다. 분석 시료는 배출 후 남아있는 공기를 분석한 것.


전용조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정확한 분석이라고 볼 수 없다. 이미 공기는 밖으로 나가버린 상태에서 다시 기체 폐기물을 채취할 수 없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2014091801_03.jpg

8월 2일 기체 폐기물 배출 허가서에 8월 5일 분석 결과가 입력돼 있다. <출처 - 뉴스타파>


그리고 그 결과를 8월 2일 배출보고서에 입력했다. 이 폐기물의 배출허가서 승인은 배출하고 23일이 지난 8월 25일 이뤄졌다.


뉴스타파는 “길어도 1주일이면 끝나는 통상적인 기체 배출 행정처리 과정이 23일이나 걸린 것을 한수원은 투명하게 밝혀야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뉴스타파에 “(배출을 담당하는) 기계가 제한치 이상으로 가면 자동으로 밸브가 닫히는 시스템”이라면서 안전상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지난 2008년 5월 15일 영광 핵발전소 5호기에서 밸프 고장으로 방사성 기체 폐기물이 대량 배출되는 사고가 일어난 사실을 밝히고, 이번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한수원은 내부적으로 시료 분석을 담당한 방사선 관리 용역업체에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요구했지만, 이번 사고가 법에 정해진 보고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별도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



사진2014091802_02.jpg


8월 2일 사고를 “분석 오류”로 규정한 한수원 내부 공문서 <출처 - 뉴스타파>


또한, 한수원이 이번 배출 사고와 관련하여 국회 보고 자료를 거짓으로 꾸민 것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한수원은 재분석 측정값은 20일 입력했지만, 국회에는 11일에 입력했다고 보고했다. 한수원 측은 “자료를 빨리 달라는 요청이 있는 상황에서 담당자가 실수로 11일에 보고했다”고 해명했다. 


김혜정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은 뉴스타파와 인터뷰를 통해 “한수원이 기본적으로 어떤 사고가 생겼을 때 첫 번째 먼저 그 사실을 숨기려 한다. 이것이 지난 수십년동안 해온 일이고, 지금도 그런 일이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을 말했다.


뉴스타파는 이번 보도를 시작으로 ‘원전묵시록 2014’를 연속 보도할 예정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2개월 동안 원전 납품 기업의 연도별 매출액과 납품계약 현환 등을 입수하여 원전 산업을 둘러싼 정부 당국과 업계, 그리고 정계와 학계 등의 유착 실태를 추적할 예정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