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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민들의 힘으로 독립영화를 만들다 ②

문주현( 1) 2011.04.21 14:42 추천:13

[편집자 주] 이 기사는 익산공공영상미디어 '재미'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미디어 생각' 6호에 실린 글 입니다. 지난 '시민들의 힘으로 독립영화를 만들다 ①' 기사에 이어서 참소리에 기재합니다.

 

전북독립영화 제작지원 시스템과 그 과제


Q. 지난 전북독립영화제 때 개막작으로 선정된 <마리와 레티>는 제작지원이나 과정이 특별했던 것 같았다.

 

<마리와 레티>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최진영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마스터즈 단편영화제작 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되었는데 이러한 시도는 처음 해본 것이다. 이 시도는 또 다른 제작시스템에 대한 고민이었다. 전주영상위에서는 인큐베이션 사업을 한다. 시나리오를 심사해서 제작비를 지원해준다. 그런데 제작비는 인큐베이션 사업을 통해 마련될 수 있지만 영화는 제작비만 있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같이 작업할 사람이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지역에서는 실력 있는 제작자들이 귀하다보니 처음 영화를 제작하려는 친구들은 자기 친구들이랑 작업을 한다. 그렇게 만든 작품으로는 질을 보장할 수가 없다.

 

▲최진영 감독의 <마리와 레티> [출처= 미디어 생각]

 

그래서 제작을 하면서 자극도 받을 수 있는 제작지원 시스템을 고민했다. 이 제작지원 시스템의 핵심은 사람을 지원하자는 것이었다. 현장 경험이 10년 이상 된 ‘마스터’라고 부를 수 있는 영화인과 지역에서 성장한 신인영화인이 함께 작업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그러다 보면 작업을 하면서 배우기도 하고 자극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첫 번째 작업이 최진영 감독의 <마리와 레티>였다. 영화 <탈주>로 유명한 이송희일 감독과 작업을 진행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서 준비를 하고자 한다.

 

▲<마리와 레티> 전체 스태프와 전북독립영화협회 사람들 [출처= 미디어 생각]

 

Q. 전북독립영화가 보다 많이 제작되고 발전하려면 이러한 제작지원 말고 어떤 것이 필요한가.

 

영화는 문화이지만 동시에 산업이다. 영화를 하는 친구들이 남아서 계속 영화를 하려면 그 사람들이 일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그것을 영화산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지역에서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여기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여기 남아있을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런데 이런 구조가 제작지원을 통해 1년에 장편 1편 나오고 단편 몇 편 나온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우리 독립영화협회가 해결 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시와 도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만약 1년에 장편이 분기별로 1편씩만 찍어진다고 하더라도, 촬영 3~6개원, 후반작업 1년이라고 계산해보면 지역에서 배출되는 신규영화인들이 다른 곳 갈 필요가 없어진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영화만으로도 바쁠 것이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물론 공적자본이 투입된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교육사업이나 다양한 제작지원시스템으로 영화인을 만들고 공적자본이 투입되어 지역독립영화를 활성화 시키는 것과 함께 전북독립영화계도 자발성을 계속 갖춰야 할 것이다.


대형멀티플렉스 극장들이 늘어나면서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다. 그리고 한국영화의 성장은 영화를 통해 돈을 벌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곧 영화는 상품이 되어 잘 팔리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늘게 되었다. 물론 최근과 같은 불황에 상업영화 역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영화의 상품화를 막을 길은 없어 보인다. 이런 흐름 속에서 독립영화가 살아남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영화를 좋아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전북독립영화와 그 역사를 본다면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전병원님의 말처럼 전북독립영화가 지역의 삶을 보여주는 문화라는 사실을 우리가 받아들인다면 전북독립영화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답은 어쩌면 명확해지지 않을까?

 

전북독립영화를 소개합니다.

 

▲[출처= 미디어 생각]

숨(2009) 함경록 감독

 

-폭력에 길들여져 제한된 공간 안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을 둘러싼 환경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를 보여주는 작품. 전라북도와 전주영상위원회의 제작지원작.

 

마리와 레티(2010) 최진영 감독

-전북마스터즈서포터즈단편영화제작스쿨 첫 번째 지원작으로 이송희일 감독이 마스터즈로 참여한 작품이다. 이주여성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작품으로 최근 2011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초청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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