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노동/경제 민주노총 버스기사, 노조 사무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민주노총, "장시간 노동 등 버스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원인"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4.17 17:59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 소속 전주 시내버스 노조 한 간부가 16일 오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숨졌다. 노조와 노동계는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노동조건이 부른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주변 동료들에 따르면 전주 시내버스 신성여객지회 김아무개 부지회장은 16일 오후 2시께 사내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동료들은 119에 곧바로 신고하고 몸 구석구석을 주무르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는 “김 부지회장은 평소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고 최근에는 등산도 시작하는 등 건강한 사람이었다”며 이번 일이 갑작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인의 빈소는 전주시 평화동에 위치한 대한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민주노총, “김 부지회장 죽음, 장시간 노동 등이 원인”


김 부지회장의 죽음에 대해 노동계에서는 장시간·저임금 노동이 원인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버스지부는 17일 오전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편, 이번 사고는 “산업재해와 심근경색 등에 시달려 온 버스노동자의 현재를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사진.JPG

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사망한 신성여객지회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버스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했다. 


전북버스지부는 “김 부지회장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근무 일수는 무려 78일이다. 적정 근무 일수는 66일인데 12일이 초과한 것”이라면서 “버스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열악한 관계로 하루라도 더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현실 속에서 김 부지회장의 죽음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김 부지회장은 노조 간부지만 버스 운전을 해왔다.


전북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 <아래로부터 전북노동연대>도 17일 성명을 통해 “운수노동은 뇌심혈관계질환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직종”이라면서 “저임금으로 인한 초장시강 노동, 사실상 구금상태와 다름없는 운전환경, 승객들과 마찰 속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이 모두 뇌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한다”며 열악한 노동조건이 김 부지회장의 죽음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도 17일 긴급 논평을 발표했다. 전북본부는 “2010년 전북지역 버스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결성한 이후 열악한 근로환경을 바꾸고자 노력해왔지만, 교대제 근무, 버스공영제, 인력 충원, 편의시설 및 휴게시간, 주행시간 보장 등의 개선책도 버스사업주의 황제적 기득권 앞에서는 별 변화가 없다”면서 “이런 가운데, 사업주들은 이러한 활동을 빌미로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한 차별, 과도한 징계 및 해고를 자행하고, 한국노총과 차별을 통해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김 부지회장의 죽음은 이런 상황에서 일어난 타살”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성여객은 김 부지회장의 죽음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신성여객 한 관계자는 “돌아가시기 전 3일간 쉬셨고, 당일에도 동료들과 식사를 하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우리도 놀란 상황이다”면서 “일단 내부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