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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고인이 된 버스노동자, "부디 영면하소서"

20일, 민주노총 전주 시내버스 고 김 부지회장 노제 전주시청 앞 마당에서 열려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04.20 17:05

지난 16일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한 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 소속 전주 시내버스 노조 간부 김 아무개 부지회장의 노제가 20일 오전 전주시청 앞 마당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관련 기사 - 민주노총 버스기사, 노조 사무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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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전주시청 앞 마당에서 고 김 부지회장의 노제가 열렸다. 



고 김 부지회장은 16일 오후 간부 회의를 마치고 노조 사무실에서 쓰러졌다. 당시 동료들은 119에 곧바로 신고하고 몸 구석구석을 주무르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끝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20일 오전 열린 노제는 유가족과 민주노총 관계자, 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남상훈 민주노총 전북지역버스지부장은 “김 부지회장은 전주 시내버스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노무관리를 바꾸기 위해 민주노조를 함께 건설한 분”이라면서 “긴 파업 투쟁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며 조합원들에게 모범이 되었고, 그런 모습에 감동을 한 신성지회 조합원들이 부지회장으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윤종광 민주노총 전북본부장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 노동탄압에 수 많은 노동자들이 죽어가서는 안 된다. 노동탄압과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분쇄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하자고 약속하자”고 말했다.


고 김 부지회장 부인은 힘겹게 마이크를 잡고 “16일, 일찍 다녀오겠다는 말을 하고 집을 나선 모습이 지금도 선명하다”면서 “새벽 일찍 나서는 특수하고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도시락을 일찍 준비했다. 책임감이 강한 가장으로 노조원들에게 열과 성을 다했던 그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인은 “박봉에도 미약하지만 안락하고 평번한 삶이었다. 그의 죽음에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안식처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부디 그이와 같은 죽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오열했다.


이후, 1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전주시청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고인에게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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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제가 끝나고 고인은 팔복동 신성여객 차고지에서 동료들과 마지막 만남을 가졌다.



고인과 유가족, 동료들은 노제가 끝나고 생전 그의 직장이었던 팔복동 신성여객 차고지로 이동하했다. 이 자리에서 송기완 신성여객지회장은 “매사 근건하고 투철한 줄 알았더니 사실은 자기 자신을 챙기지 않으신 것 같다”고 마음 아파하면서 “김 부지회장의 생전의 기록을 잊지 않겠다. 부디 여기 있는 유가족과 동지들의 마음을 생각하여 영면하소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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