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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멸종위기 저어새 서식지 지켜주세요"...새만금 내부 준설 중단 목소리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새만금 내부 준설로 생태계 파괴와 수질 악화 우려 경고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6.07.06 12:06

“새만금 내부 준설로 생태계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 개발을 위해 진행 중인 내부 준설이 심각한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조사단은 “얕은 강바닥을 마구 파내 새만금 매립토의 80%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으로 진행되고 있는 내부 준설이 계획대로 총 5.7억㎡를 모두 준설한다면 새만금도 4대강 사업의 결과와 같이 수질이 악화되고 생태계도 파괴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국제적으로 중요한 보호종들의 서식지가 내부 준설로 줄어들고 있는 점을 가장 크게 우려했다.

조사단은 “전 세계 3200여 마리가 남은 멸종위기 1급 저어새의 대부분은 한반도 서해 무인도에서 번식을 하는데 그 중 중요한 번식지가 칠산도이다”면서 “칠산도에서 번식을 마친 저어새는 어린 새끼들과 안전하고 수심이 얕은 곳을 찾아 새만금을 찾는데, 내부 준설로 해마다 찾던 장소에서 관찰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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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하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저어새 무리. 인근에서는 준설선이 준설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 조사단은 이곳도 준설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제공>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오동필 물새팀장은 “저어새는 갈매기나 오치처럼 떠다닐 수 있는 새가 아니고 걸어다닐 수 있는 얕은 물이 고인 곳이 필요하다”며 “갯벌처럼 물이 빠질 때와 나갈 때 경사도가 완만하다면 저어새의 쉼터로 좋은데 준설을 하게 되면 그 곳을 찾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이 그동안 꾸준히 관측한 결과에 따르면 새만금에 찾아오는 약 150여 개체의 저어새들은 새만금호 내에 심포와 어은리 사이의 일부 습지를 꾸준히 찾았다. 그러나 이곳에 준설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올해는 그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됐다.

멸종위기종 2급인 큰기러기도 마찬가지. 조사단은 “해마다 겨울에는 약 5000개체 이상이 관찰되었는데 이 중 약 3000개체가 찾던 서식지도 준설공사로 인해 소수 개채만 관찰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사단은 새만금 내부 준설이 수질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당초 정부는 새만금호 수질을 3~4급수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동진강과 만경강 유역의 수질 개선에 들어간 비용은 약 1조 6000억원. 그러나 현재 새만금호는 5급수 수질을 보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6급수 이하의 최악의 수질을 기록하고 있다.

조사단은 “전북 내륙의 오염원을 모아 오는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막은 새만금은 바닷물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면서 “새만금 내부 준설까지 더하여 물의 정체 수역이 늘어난다면 내부 수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새만금호 내부 준설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새만금사업 초기 100% 농업용지 조성이었던 계획이 도시용지 70%, 농업용지 30%로 바뀐 것에서 찾았다.

조사단은 “도시용지가 확대된 것은 더 많은 매립토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현재는 새만금 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의 본래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새만금 갯벌 매립에 따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며 “도시용지 조성 계획을 축소해 추가적인 매립 면적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생태보존지역을 넓혀 어민과 물새, 야생동물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새만금이 되길 희망한다”면서 “강은 스스로 물길을 만든다. 인간이 물길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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