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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없는 지리산을 위해 발 벗고 뛰어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공동행동’을 26일 발족하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공동행동은 26일 오전 지리산 성삼재에서 발족식을 열고 “지리산은 생명평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며, 우리나라 첫 번째 국립공원이다. 반달가슴곰을 포함한 수많은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으며, 노고단, 세석, 제석봉 등은 아고산대(식물대의 수직분포에서 산지대와 고산대 사이의 지대) 생태계가 남아있는 세계적인 보물 같은 곳”이라며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활동을 지리산 생태계를 지키는 일이라고 공식화했다. 

 

 

최화연 지리산생명연대 사무국장은 “작년에는 케이블카 없는 지리산 기획단을 통해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활동을 해왔다”면서 “최근 환경부가 6월까지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추진을 확정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우리 역시 현재 상황이 절박하다고 판단하여 긴급하게 전국적인 조직인 공동행동 조직을 발족하기에 이르렀다”고 공동행동 발족 배경을 설명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발족식을 마치고 오후부터는 지리산 노고단에서 산상시위를 시작했다. 산상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노고단에서 지리산을 방문한 등산객들에게 서명과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의 문제점을 알려나갈 예정이다.

 

▲한 등산객이 서명을 하고 있다.

 

3개월 안에 최종 결정
 “케이블카 추진사업의 비상식적 행정을 보여주는 것”

 

지리산 성삼재에서 개최된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공동행동’ 발족식에서는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지 선정 일정’을 “졸속 추진, 졸속 행정”이라고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환경부는 지난 12월 말 선정된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지 7곳(남원, 함양, 산청, 구례 등 지리산권·설악산권 1곳·월출산권 1곳·한려해상권 1곳)’을 대상으로 ‘국립공원 케이블카 시범사업지 선정일정’을 2월에 발표했다.

 

선정일정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까지 7개 지자체로부터 최종보완서류를 제출 받은 후 환경영향평가서 초안검토, 민간전문위원들의 검토(민간전문위원은 10명 이내로 구성되며 민간전문위원회라 부른다),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6월 중에 최종 시범사업대상지를 선정한다.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서명용지

 

공동행동은 “10년간 논란이 되었던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문제를 불과 3개월 만에 끝내려고 한다”며 “”우리나라 보호지역을 대표하는 국립공원까지 4대강 꼴이 되도록 놔둬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3개월은 한 사업에 대한 환경영양평가초안을 검토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면서 “이 3개월 동안 7개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 민간전문위원회 검토,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등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졸속 추진, 졸속 결정, 졸속 행정의 표본을 환경부가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행동이 무리라고 말한 위 3가지 절차 중 민간전문위원회의 경우만 보더라도 서류검토, 현장 확인, 의경청취 등의 정밀검토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환경영향평가 검토 결과, 경제성 검증결과, 현지조사, 관계기관 및 시민단체 의견 등을 민간전문위원회에서 종합검토 해야 한다. 그리고 국립공원위원회의 최종 결정도 현장 검증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하기에 3개월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케이블카 설치는 불필요한 일"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은 “지난 1988년 성삼재까지 도로 포장이 되면서 인근 구례읍이 활기를 잃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성삼재 도로가 있기 전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구례에서부터 등산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구례읍에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관광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리산권 주민들에게는 이익보다는 손해가 크다”고 생각을 전했다.

 

윤 사무국장은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는 현재 지리산권을 중심으로 있는 도로와 탐방로 등의 재검토 후에 논의하는 것이 맞다”며 “지리산에 지금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환경부의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움직임에 대해 지적했다.

 

한편, 발족식에 참가한 한 관계자는 “산을 다니며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볼 때가 참 반갑고 고맙다”면서 “점점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실과 악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을 위해서라도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는 백지화해야 된다”고 밝혔다.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예정지로 예상되는 노고단 인근 지역

 

이날 발족식에서는 김석봉 지리산 케이블카 백지화 공동행동 대표의 인사말과 지리산종교연대 해강스님의 연대말, 경과보고, 발족선언문 낭독, 활동계획 발표 등으로 이어졌다.

 

사회자는 “모두가 다 사는 것이 함 께 사는 것”이라며 “개발과 파괴만 하지 않고 사는 길을 우리가 모색해보자”며 결의를 밝혔다.

 

발족식이 끝나고 공동행동 한 회원은 노고단 산상시위를 한 달간 진행하겠다며, 짐을 꾸리고 노고단 등정에 나섰다. 그는 “지리산 케이블카가 무엇이 문제인지 오히려 등산객들이 더욱 잘 알 것”이라며 “이들의 작은 참여도 소중하다”면서 작은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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