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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끝나지 않은 용산의 외침, “여기 사람이 있다”

참세상 편집팀( newscham@jinbo.net) 2012.01.25 10:47

1월 20일, 용산참사(학살)이 일어난 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12시, 용산참사 유가족과 시민, 사회단체 회원 200여명은 용산철거민 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마석 모란공원 열사 묘역에 모였다.


“용산참사 3주기 용산참사 철거민 민중열사 추모제”, 망루 화제사건으로 5명의 철거민 열사들이 운명을 달리 한 그 날 묘소 앞에서 말 그대로 ‘제사’를 지냈다.

 


3년을 맞은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철거민 열사들의 묘소 앞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유가족 전재숙 씨는 “큰 딸의 꿈에 아버지(이상림 열사)가 편안한 한복을 입고 나타나셨다는데, 이 자리에 같이 있어야 할 사랑하는 아들(이충연 용산4상공철대위 위원장, 구속)이 올해에는 꼭 아버지 앞에 설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구속되어 있는 철거민들을 석방하는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용산참사가 발생한지 3년, 장례를 치른 지 불과 2년이지만 기억은 생생하다. 갈 때는 더뎠던, 가고나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시간들이었다. “하루가 1년 같고, 3일이 3년 같던 그런 세월이었다. 하지만 사고 났을 때 군대 갔던 아이가 이제는 제대를 해서 나왔고, 대학에 들어갔던 아이는 4학년이 되었다”는 유가족 권명숙 씨. “3년의 시간은 정지된 세월”이었다는 유가족 유영숙 씨의 호소가 이어졌다.


“용산참사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우리 유가족의 힘이 되어 달라”는 유가족 김영덕 씨. “진실 그 하나를 밝히기 위해 유가족들이 많은 투쟁의 장소를 다녔다. 저희 남편이 어떻게 돌아가게 된 것인지 보고 느끼고 했기 때문에 집에서만 있을 수가 없다”며 “억울하게 돌아가신 남편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남편 앞에서 약속했다는 유영숙 씨. 유가족들이 단 한번도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바로 “진상규명”이었다.

 


추모사도 이어졌다. 특히 총선 대선이 있는 2012년 올해, 정권교체와 함께 돈만 밝히는 사회를 바꾸기 위한 싸움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았다.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불의한 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한 다섯 철거민 열사뿐 아니라 현장에서 산화해간 수많은 노동열사도 있다”며 “이런 피눈물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2012년 올해 승리를 해 나가자”며 추모사를 갈음했다.


김명운 추모연대 의장은 “3년전 광풍처럼 몰아쳤던 재개발에 대해 저항하지 않는다면 쫓겨난 수많은 사람들이 소리없이 죽어갔을 것이다”며 “정권이 바뀌어도 돈만을 지향하는 사회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런 비극은 계속 반복될 것”이라며 이 세상 자체를 바꾸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자고 호소했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용산참사 진상규명 △구속 철거민 석방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다섯 철거민 열사에 헌화하고 오후 1시30분경 모든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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