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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방 이 대통령, “핵심정책 원칙대로 끝까지 열심히 추진”

김용욱(참세상)( newscham@newscham.net) 2012.02.23 13:51

 

집권 말기를 맞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원전 건설 등 기존 핵심 과제들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취임 4주년을 맞은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측근 비리와 민주주의 후퇴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보다도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히고, 주요 사안에 대해 말바꾸기를 한다며 야당 지도부들을 비판했다.


취임 첫해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문을 연 이명박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 대북관계,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등 논란이 되는 국책사업과 이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에 대해 “내 주위에 비리 저지른 사람이 있다고 그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전 정말 가슴이 꽉 막힌다. 화가 날 때도 있다. 저는 가슴을 칠 때가 있다. 정말 밤잠을 설친다”는 말로 입장을 대신했다.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께 할 말이 없다. 사저 관련해서 말하자면 그 문제가 나왔을 때 경호 문제가 매우 중요시됐다고 했는데 앞으로 제가 살아갈 집인데 소홀히 했다”며 경호상의 문제로 돌리며 옛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으로 대신했다.


또한,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집권 말기까지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동시에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등이 노무현 전 정부에서 결정된 사안이며 현재 야당 지도부들이 지지했던 사안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야당에 돌렸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등은 사실 전 정부에서 결정했고 또 결정하는 과정을 보면 국가 미래 발전, 경제 발전, 안보를 위해 아주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 반대하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그때 그 두 가지 사항에 대해 매우 적극적, 긍정적으로 지지했던 분들이라 같은 분들이 반대하는 것에 사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주 해군기지가 국가 안보를 위해 필수 요소라고 하면서 결정”, “한명숙 대표도 2007년 국회 속기록에 보면 대양해국 육성하고 남방항로 보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답변”, “이해찬 전 총리도 2007년 제주도에 가서 제주가 평화의 섬이라는 이유로 군사기지 건설이 안된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아주 소신있게 발언”, “유시민 통합진보당 대표도 평화의 섬과 제주가 전진 기지가 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고 말했다”며 야당 지도부들의 과거 발언들을 세세히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원전 확대 건설에 대한 의지도 재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독일, 일본과 우리는 별개라며, “한명숙 전 총리가 원자력 5대 강국에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마무리발언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익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핵심 정책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며 핵심 정책을 중단없이 지속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요즘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재정 뒷받침이 없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정치권의 복지 공약을 포퓰리즘으로 돌려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국가재정이 비교적 튼튼한 편이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외환보유고도 충분하다”면서 “우리가 힘을 다시 모으면 더욱 빨리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특별기자회견에 대해 야당은 혹평했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진정성이 없고 특히 위법 사항도 드러난 내곡동 사저 문제와 친인척 측근 비리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없다며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등 논란이 되는 국책사업에 대한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집권말기까지 이 사업들을 추진하겠다는 데서 큰 실망을 나타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기자회견 직후 논평을 내고 “진솔한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한국말 어법”이라며 “가슴이 막히고 화가 나고 가슴을 치고 싶은 사람은 이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국민”이라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특히 이 대통령의 야당 지도자 발언 언급에 대해 “정책을 둘러싼 상황이 바뀌고 여건이 달라지면 재검토하고 토의하는 것이 지도자의 기본자세”라며 “이를 지적하는 야권 지도자의 종전발언을 흠잡으려고 애쓰지 말고 그 시간에 정책을 검토하고 생산적인 토의와 토론을 하자”고 밝혔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우리는 많은 국민들과 함께 임기 마지막 1년을 앞둔 이명박대통령이 사과할 것은 진솔하게 사과하고 시정할 것은 고치겠다고 다짐하길 기대하였다. 그러나 오늘 이명박대통령의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은 이같은 기대를 완벽하게 저버렸다”며 오늘은 슬픈날이라고 일갈했다.


노 대변인은 내곡동 사저 문제는 “위법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궤변으로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강력한 비판을 초래한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해서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전 정권 관계자들의 과거 입장을 인용하여 방패막이로 쓰는 치졸한 대응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박은지 진보신당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측근들과 친인척 비리에 대해서는 ‘할말없다’로 일축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진지한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며 “한미FTA도, 제주 해군기지 견설도, 원자력 발전도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쏙 빼놓고 자기 아집만 부린 청개구리 기자회견 이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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