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뉴스

코아백화점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단식이 5일로 25일을 넘기고 있다.

 

▲코아백화점 노동자들의 단식 농성은 5일로 25일, 파업투쟁은 288일을 넘기고 있다.

 

 

건강 이상으로 절반이 단식 중단

 

6명으로 시작한 단식이 절반으로 줄었다. 장시간 진행되면서 몸에 무리가 많이 왔기 때문이다. 한 조합원은 온몸에 발진이 나서 구급차를 불러야 하기도 했다. 결국 단식 20일째 되는 날 세 조합원은 단식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신현승 지회장을 포함한 나머지 세 조합원의 건강 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비쩍 말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지지방문 오는 사람들을 벌떡벌떡 일어나 맞이하던 조합원들은 이제 일어날 힘도 없어 누워서 맞아야 할 정도다.

 

 

4일 이들을 진료하러 온 한의사는 “전반적으로 탈수증상, 어지럼증, 두통, 입안건조, 피곤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체중이 평균 10kg 감소했고 몸이 약해져서 외부자극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다. 지금까지는 잘 버텼지만, 투쟁 상황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서 몸 상태가 급변할 수 있어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6시 내 고향’은 우리의 기쁨조, 가장 큰 힘은 ‘연대’

 

“흰밥에 김치를 얹어서~ 꺄”

 

단식을 끝내면 먹고 싶은 음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 최고 인기 프로는 ‘6시 내 고향’이 돼버렸다. TV 앞에 세 조합원이 쪼르르 앉아서 맛 집이 나오면 어딘지 눈여겨 보고 입맛을 다지며 대리만족을 한다. 기쁨조인 셈이다. 신현종 위원장은 하루에 한 번씩은 말로 요리를 하기도 한다. “김치를 넣고 지글지글 끓이다가...”

 

단식 조합원들은 하루하루가 위기다. 그러면 복직하고 나서 무엇을 먹을지, 어떻게 놀지를 생각하는 것이 도움된다고도 한다. 또 “싸워서 일하게 됐다는 뿌듯함을 생각하는 게 큰 도움이 돼요”라고 말한다.

 

▲농성장에 걸린 응원의 메세지

 

그런 이들에게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연대’다. “연대하러 오는 게 가장 큰 힘이죠”, “관심 받는 거요”, “연대 오신 분들이 파업 승리하면 뭐 사주겠다고 쓰고 가요. 한 달 이상은 얻어먹을 수 있을 겁니다.” 단, “오래 위로해주시면 그것도 힘들다”고도 한다.

 

 

노동자 죽이는 노동부

 

노동부 앞에서는 매일 코아 노동자들의 절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노동부는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 오히려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다. 날씨가 매서웠던 2월에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1층 화장실의 온수를 끊었다. 조합원들이 항의하자 공사 중이라고 둘러대다가 결국 다시 온수를 틀었다가 또 끊었다가를 반복하기도 했다. 민원실 복사기도 이용하지 말라고 한다. 화장실 이용도 눈치 보게 한다.

 

누구 한 명 실려 나가야 쳐다나 볼 런지, 한 조합원은 “위원장이 모래주머니 차고 등산이라도 해야겠어요”라고 농담 아닌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지난달 24일 열린 코아 투쟁 승리를 위한 3차 결의대회 당시 고용노동부의 태도.

 

목숨을 건 단식이 25일 넘기고, 투쟁이 288일 넘겨 다시 투쟁을 시작했던 봄이 찾아오고 있다. 이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는 세이브 존은 3월 14일 개장 예정이다. 코아 노동자들은 복직 없는 오픈을 순순히 두고 보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또 봄, 이제 세이브존과의 싸움을 준비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