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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코아, 이제 밥심으로

경은아( 1) 2011.03.21 16:32

코아백화점 노동조합 신현종 위원장이 단식농성 39일차인 19일에 또다시 쓰러져 고려병원에 입원 중이다. 신 위원장은 지난 15일에 이어 두 번째로 쓰러진 터라, 의사를 비롯한 주변 이들의 만류로 단식을 중단하게 됐다.

 

조성환 사무장은 “위원장이 화장실 가려고 일어났는데 비틀하면서 쓰러지더니 못 일어났다”며 “본인은 계속 단식을 하겠다고 하는데 지난주에 이어 또 쓰러진데다 의사가 더 이상 진행하면 안 된다고 만류해 단식을 중단하게 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단식 40일. 복직 위해 곡기 끊고 목숨 건 시간

“이제 더한 것도 할 수 있어”

 

40여 일간의 단식 농성. 곡기를 끊는다는 일이 보통 쉬운 일이 아니기에 위원장의 단식을 바라봐야 했던 조합원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갔고, 신 위원장의 두 번째 병원행에 모두 마음을 졸였다.

 

김선영 조합원은 소식을 듣고 “무서웠다. 정말 목숨에 지장이 있을까 봐 쭈뼛쭈뼛 섰다”고 말했다. 조 사무장은 “사람이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가 되다니...”라며 말을 흐렸다.

 

여기에 세이브존, 코아자본, 노동부, 시청, 어느 하나 나서는 이들이 없어 분노가 차올랐다. 조 사무장은 “단식 시작하면서 시청 1인 시위도 시작했는데, 사람이 죽어 가는데도 어떤지 한번 물어보지 않더라. 단식 보름 되던 날에 지역경제과에 올라가서 항의했고 노력하겠다고 하더니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미음으로 식사를 시작했고 장 활동을 활발히 하는 약을 먹으면서 조금씩 기력을 되찾아가고 있다. 한숨을 돌린 조합원 역시 병실에서 떠들썩하니 웃음을 보이며 건강했다.

 

 

39일 만에 식사하게 된 소감에 대해 신 위원장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내 한 조합원이 위원장에게 “앞으로 단식할래요? 삭발할래요?”라고 묻자 단숨에 “단식 또 안 해. 삭발할게”라고 말했다.

 

위원장은 “고용승계 되고 병원에 실려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워하고는 “이제 밥 먹고 힘내서 본 오픈 하는데 가서 깽판 놓을 거다. 단식도 했는데 더한 것도 못하겠냐. 죽을 각오로 하겠다”고 밝혔다.

 

 

사회 구성원 고통, 우리의 고통으로 돌아와

 

이날 전북시민사회단체 연대 단식으로 나온 원광대학교 ‘아고라’ 이준상씨는 “익산에서 오는 길에 위원장이 쓰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달 넘게 굶고 있는데. 언제까지 해야 상황이 끝날까”라는 탄식이 나왔다.

 

“노동자가 일을 하게 해달라고 30일 넘게 단식도 하고 집회도 하는데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 사회에 대해 구성원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관심 갖고 연대하는 게 중요하다”며 연대에 나선 이유를 전했다.

 

조성환 사무장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 문제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몰랐다. 하루 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노동자 전체 문제더라. 인수합병이 아니라 자산매각 방식은 노동자 다 죽이는 방식이다. 노동자 역사에서 이런 매각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국 9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세이브존은 인수합병 방식으로 지점을 확장해왔다. 노동조합도 당연히 고용승계했다. 그런데 8번째 지점부터 자산매각 방식을 선택했고, 9번째 지점인 전주지점도 자산매각 방식이었다.  세이브존은 코아백화점 정규직 노동자를 못 본체했고 그 자리에 용역과 비정규직으로 자리를 메웠다.

 

만약 세이브존이 이대로 본 오픈을 하게 된다면 앞으로 자산매각 방식으로 잘려나갈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렇기에 코아 투쟁이 단지 그들만이 아닌 전체 노동자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세이브존은 23일 본 오픈을 앞두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코아백화점 노동자들은 “노동자를 우습게 여기는 세이브존의 악질 행태를 계속해서 폭로하여 정상적인 영업이 될 수 없도록 강력한 투쟁과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단단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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