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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오후에는 전라북도의회 1층 회의실에서 영광핵발전소가 전라북도에 미치는 영향과 방재대책에 대해 점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전북모임(준)’과 김춘진(고창·부안) 국회의원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최근 영광핵발전소에서 위조부품을 사용하다 적발되는 등 영광핵발전소의 안전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라북도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정부의 핵 발전 정책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영광핵발전소 잦은 고장, 전라북도 안전지대 아니다”
토론회 측, “대책토론회 지경부 참석 요청 했으나 거절”

 

김춘진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핵발전소를 경제발전에 이용해왔지만, 핵발전소는 핵연료 처리 문제 등 여러 가지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처참한 모습은 영광핵발전소가 인근에 있는 전북지역에게 남의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원 개발이 중요하고, 현재 가동 중인 원자력에 대해서는 안전이 철저하게 점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영광핵발전소에서는 위조부품을 사용,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의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면서 "영광원전5호기는 건설된 지 10년 만에 18번이나 고장이 발생하고, 6호기는 9번이나 고장이 발생하는 등 주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전북차원에서 대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용국 김제남 국회의원 보좌관, 유우종 전라북도 소방행정과장 등이 주제발표를 통해 영광핵발전소의 고장 실태와 전라북도에 미칠 영향, 전라북도의 방사능 방재대책 등을 설명했다. 당초 영광핵발전소 위조부품 사용실태에 대한 발표는 지식경제부 원전산업정책과장인 강경선 씨에게 요청했지만, 불참의 뜻을 밝혀 무산됐다.

 

토론회 한 관계자는 “원전산업을 담당하는 부서로서 핵 발전을 반대하고 부정하는 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핵 발전을 반대하는 입장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을 어떻게 민주주의를 말하는 정부가 말할 수 있는 지 납득할 수 없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영광핵발전소 <자료 출처 - 전북녹색연합>

 

 

김 보좌관, “영광핵발전 사고 대비할 수 있는 전북대책 반드시 필요하다”
유 과장, “전북 방사능 방제 대책 부족...영광원전 관련 정보 정부에서 주지 않아”

 

김용국 보좌관은 주제발표를 통해 “영광핵발전소 1호기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가동한 첫 번째 핵발전소이다”면서 “최근 영광군민 3000여 명이 핵발전소 앞에서 집회를 하는 등 영광원전 안전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영광핵발전소 6호기는 고창과 불과 1.5Km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핵발전소 취수구는 고창 해안과 불과 1Km 떨어지는 등 영광핵발전소의 사고는 전라북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그러나 전라북도에서는 영광핵발전소에 대한 관심과 문제인식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수력원자력공사(한수원)과 지식경제부이 핵 발전과 관련된 정책과 운용을 진두지휘한다. 그러나 이를 규제하고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한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북 고창 역시 민간감시기구 등을 만들어 영광핵발전소를 감시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원광핵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영광 지역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할 경우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한국 역시 공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보좌관은 “정부의 방사능 방재대책은 구체적인 소개대책이나 방재계획이 없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일대 혼란으로 기존의 매뉴얼은 쓸모가 없었다. 보다 실제적인 훈련과 다양한 대피 방식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라북도 측면에서 살펴보면 영광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바람의 방향 등으로 인해 고창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전라북도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정부와 한수원은 영광핵발전소 안전 관련 정보를 제대로 전해주지 않으며, 어떻게든 전북도민의 마음을 모아 사고 발생 시 재가동 동의 여부에 고창군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도 차원 방사능 방재대책이 제대로 마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초,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에는 30Km 반경 내의 주민들이 이주하고, 70Km까지 방사능 고농도 오염지역으로 포함되었다. 영광핵발전소에서 후쿠시마 규모의 원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전주를 포함해 전북지역은 고농도 오염지역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 더욱이 영광원전부터 전북서북부까지는 평야지대로 서해안의 바람방향에 따라 피해지역은 커질 수밖에 없다. 

 

김 보좌관은 이런 지리적 특성을 보더라도 전라북도가 영광핵발전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탈핵의 관점을 명확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방사능영향 지역 분포도. 영광핵발전소와 전주시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80Km이다. <사진 출처 - 에너지정의행동>

 

유우종 전라북도 소방행정과장은 전북의 방사능 방재대책을 설명하면서 “전북에도 방사능 방재와 관련된 조직과 대응인력이 준비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방사능 방재대책을 수립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 설명했다.

 

유 과장은 “방사능 방호대책이나 정책 결정과정에서 전라북도는 전혀 개입할 수 없다”면서 “현재 방재대책은 예산 등의 문제로 비상구역 약 10Km 정도만 세워져 있는데, 전북 독자적으로 20~30Km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수원 관계자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는데, 전북에는 자세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 대책을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8000여 만원을 투입해서 방사능 예방 장비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국 보좌관과 유우종 소방행정과장의 발제가 끝나고는 박맹수 한살림 '모심과살림연구소' 이사장의 사회로 권익현 도의원, 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윤종호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고창군민행동 운영위원장이 참여한 종합토론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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