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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4일 전북 전주 소재 용진교통의 사측 공고는 진일보한 사업주의 의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전국 어느 법인택시 사업장에서도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한다는 공고였다. 다만, 2012년 인상된 최저임금에 준한 임단협(한국노총 전택, 2011년 12월 26일 체결)에 명시된 노동시간 6시간 10분/일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공고의 내용이다.

 

▲용진교통 사측 공고<사진제공 - 사노위 운수분회>


택시지부 용진분회는 2011년 8월 지나친 사납금 인상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공공운수에 가입하면서 건설된 과반이 넘는 용진교통의 노동조합이다. 사납금 인하투쟁이 노동부의 “기 체결된 임단협은 당 노조가 과반에 미달되어도 향후 공식 교섭기간 전까지는 대표교섭노동조합”이라는 유권해석으로 좌절되었다. 그러나 차후 교섭만 기다릴 택시지부 전북지회가 아니다. 전 조합원이 최저임금법에 준한 약 1억3천만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고발을 진행하였다. 그 와중에 사장의 동생인 전무가 사장으로 취임하였다. 이미 前 사장의 재산을 모두 빼돌리기도 했다.(용진교통은 당시까지 개인기업 이었다.)


지난 설에는 돈이 없다고 상여금도 지급하지 않고 넘어갔다. 물론 현재까지도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2011년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용진교통 택시노동자 약 58명의 사납금 인상분 14,000원 X 25일 X 58명 = 20,300,000원/월 (X 6개월 = 121,800,000원)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것도 사납금 인상분이니 원 사납금까지 포함하면 그리 적은 액수는 아니다.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새 차 나올 때 오토 달고 오토비 1,400,000원까지 노동자에게 전가 시키니 정말 할 말이 없다. 이 모든 꼼수에 합의한 한국노총 전국택시도 노동조합이란다.

 

▲2월6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용진분회 노동탄압분쇄 집중집회

 

거기다 더해서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의 강도가 날로 강해지더니 급기야 시간규제를 하겠다고 사업주가 나선 것이다.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몰랐던 사업주의 자충수로 이 해프닝은 끝났다. 노동시간의 엄수와 함께 타코그래프에 찍힌 금액만 입금하면 되는 것이란 것을 과연 사업주가 몰랐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결국 하루 만에 공고를 철회하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지만, 사업주의 노림수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현재 과반이 넘는 공공운수 택시지부의 분회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표교섭노동조합 확정 이전에 깨트리려는 술책 말이다. 이미 조합원들에게 가해지는 회유. 협박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현상은 과반이 넘든, 소수이든 관계없이 택시지부 전북지회의 모든 분회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니 전국의 모든 민주노조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저녁 6시 진행되는 전북고속 촛불집회에서 만난 호남고속분회 동지의 말이다.

 

▲2월6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용진분회 노동탄압분쇄 집중집회

 

오후 6시 전북고속 촛불집회에 정말 반갑고도 가슴 아픈 동지들이 연대왔다. 쌍차 희망텐트 노동자참가단 동지들이다. 또한 지역에 가장 든든한 빽 현자 전주공장 현장동지회 동지들도. 9일엔 유성동지들이 함께한다고 한다. 집회 발언 중 사노위 전북대표의 구호가 가슴에 박힌다. 노동자의 연대로 자본주의 끝장내자! 개인적으로 끝장이라는 단어는 좋아하지 않는다. 공존이 훨씬 아름다운 것이니까. 그러나 다수의 희생을 요구하는, 그리고 최악의 불평등을 참아내라 한다면 선택의 자유는 기꺼이 포기할 것이다.

 

귓가를 스치는, 집회 참가자 명단을 전화로 어딘가에 보고하는 이가 정말 안쓰럽게 보였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많은 이들이 전문시위꾼이 되어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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