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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하청노동자까지 사망한 한진중공업...돌연 ‘협상 거부’

윤지연 참세상( newscham@newscham.net) 2013.01.28 20:07

고 최강서 열사가 사망한 지 39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해고된 하청노동자까지 연이어 사망하면서 한진중공업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최근까지 ‘최강서 열사 대책’과 관련해 대화 의지를 보였던 한진중공업 사측이, 돌연 ‘대화 거부’로 입장을 바꾸면서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한진중공업 최강서열사 전국투쟁대책위원회(대책위)’는 28일 오전,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노조 설립에 직접 개입한 한진중공업 경영진은 최강서 열사 모독을 중단하고 즉각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진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최병욱 씨의 사망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막론한 정리해고의 아픔 때문이라며 회사가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금속노조 부산양산 지부

 

고 최병욱(42) 씨는 지난 25일 오후 5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최 씨는 2006년, 한진중공업 하청노동자로 입사했지만 2009년 말 해고됐으며 100여 일 간의 복직투쟁을 거쳐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2010년, 회사가 물량감소를 이유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준비하면서 최 씨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이후 최 씨는 일용직 노동자로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책위는 “2006년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만들면서 구조조정에 방해가 되는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수 천 명의 사내하청노동자들마저 길거리로 내몬 한진중공업의 살인적인 행위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다”며 “정규직 비정규직을 막론하고 한진중공업을 생존의 터전으로 살아온 조선소 노동자들의 고용의 불안, 죽음과도 같은 정리해고의 아픔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들의 사망이 확산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아직까지 대책 마련을 위한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던 회사가, 첫 대화 직후 돌연 대화 중단을 선언하면서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그간 노조가 요구했던 ‘최강서 열사 관련 대책마련 교섭’을 거부해왔던 회사는 지난 17일, “장례에 관한 제반 문제는 협의할 수 있다”며 노사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후 노사는 21일, 첫 만남을 갖고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회사는 돌연 대화 중단을 선언했다. 회사 측의 요구로 노조가 전달한 ‘협상 의제’ 때문이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관계자는 “21일 노사 간사 간 첫 대화 이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며 “회사 측은 노조가 전달한 협상 의제가 단체교섭 사항에 포함된다며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노조 측은 회사에 △고 최강서 조합원 명예회복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마련 등의 협상의제와 △영도조선소 정상화 및 휴업자 대책마련 △손배소 철회, 소비조합 폐쇄철회 원상회복, 노조사무실 이전 철회, 노조 사무실의 자유로운 출입보장 등 노조탄압 중단 △유족보상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협상 의제로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의제를 달라고 해서 노조 측이 전달한 것이며, 우리는 의제 내용을 노사가 검토해 교섭을 하자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회사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하면서 이후 전혀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자회견단은 “회사는 지난 1월 25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에 보낸 공문에서 ‘장례대책은 대화할 수 있다’는 회신을 보내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한진중공업 경영진들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막기 위해 특별한 투쟁의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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