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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 선거가 끝나자마자 민주당이 정책연대를 폐기하고 배신했다” “야권연합 합의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민주당이 뒤통수를 쳤다”


민주당이 4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한-EU FTA(한국-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기로 한나라당과 합의한 것을 두고 진보양당과 시민사회는 ‘배신’, ‘사꾸라’ 등의 원색적인 단어를 써 가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날 비준동의안의 졸속처리 반대 기자회견은 국회 사무처에서 경위를 동원해 집회라고 규정하며 현수막을 빼앗으려 하고, 음향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 20여 분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출처= 참세상]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한미 FTA 전면폐기를 위한 국회의원비상시국회의,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한국농민연대는 3일 오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고 4.27 재보궐 승리를 위한 야4당 합의문에도 위배되는 비준동의안의 졸속처리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민주당은 어떻게 야4당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파기하고 600만 중소상의의 생존권을 무력화하고, 320만 농민의 삶을 궁지에 몰아넣느냐”고 맹비난 했다.


지난 4월 13일 야4당은 야권연합 타결 합의문에서 “한미FTA 재 협상안 폐기와 전면적 검증 없는 한-EU FTA 비준 저지”를 명시하고 “한미, 한-EU FTA 독소조항 등에 대한 전면적 검증 실시와 한-EU FTA에 의한 입법권, 사법권 침해 사례 방지 및 통상절차법 제정”에 합의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본회의 처리를 합의하면서 1주일 만에 야4당 정책연합은 휴지조각이 됐고, 야권연합 배신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지난 2일 협상을 통해 소득보전 직불제 발동 요건을 기준가격의 85% 이하로 낮추고 보전비율은 90%로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또 SSM과 관련해선 유통법상 전통상업 보전구역을 500m에서 1㎞로 확대하고 일몰 기한을 5년으로 연장하는 유통법 개정안을 한-EU FTA 비준동의와 동시에 처리하기로 했다. 이 같은 합의안엔 민주당 일부 지도부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정동영, 천정배 야권연합 배신으로 규정...“약속 지키도록 노력”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는데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MB를 닮아선 안 된다. 야권연합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야4당 정책여대를 파기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지도부 1인으로서 정중히 사과드리고 당내에서 추인을 못하게 거부하고, 다시 원점이 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또 “4.27 승리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규정대로 야권 정책연합의 승리이고, 정책연합은 졸속 한-EU FTA를 전면 검증하자는 국민 앞의 약속이다. 이런 약속은 원상회복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참세상]

 

천정배 민주당 의원도 “어제 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합의한 내용은 절차와 내용 모두 잘못됐고 실효도 없는 대책이다. 무엇이 급해 민주당은 여당의 밀어붙이기에 들러리를 서느냐”며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에지지 받은 정신을 져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어제 민주당과 한나라당, 정부는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낼 합의 처리한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중점인 농민과 중소상인 대표가 이 자리에선 반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보궐 선거연합 정책 합의가 기만의 야권연대가 됐다. 야권연대의 핵심은 후보연대가 아니라 정책연대”라며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의 핵심인 정책연대를 저버리고 협의를 내팽개치면 어떤 야권연대가 국민의 지지를 받겠느냐”고 비난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국민이 야권연대로 민주당에 힘을 준 것은 정권교체를 통해 정책합의에 힘을 실어 달라는 것”이라며 “그런데 잉크도 마르기 전에 국민의 뒤통수를 치고 민심을 배반한 것은 민주당을 죽이는 길”이라고 성토했다. 이강실 대표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야권연대를 파기하는 그 연대를 국민이 어떻게 믿나. 한-EU FTA 비준동의안 합의처리는 민주당이 개혁정당임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인태연 전국유통산업연합회 공동회장은 누구보다 목소리가 격앙됐다. 인태연 회장은 “정치인들이 우리 운명을 갖고 장난을 치고 있다. 정치가 힘 세고, 로비 잘 하고, 돈 많은 사람들에게 좌지우지 된다면 민주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모두 해체돼야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28일 외통위 통과 장면을 보면서 저걸 어떻게 막느냐고 했다”며 “민주당은 작년에 한나라당에 당하고도 또 똑같이 당했다. 이제 민주당 지도부는 못 믿겠다. 이대로 비준안이 통과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 잡을 생각을 말라”고 비난했다.

 

윤요근 한국농민연대 공동대표도 “농민은 야당에게도 속게 생겼다. 마지막으로 4.27 승리에 기대했다. 야4당이 선대책 후비준을 하겠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야4당이 정권을 바꾼다는 희망에 열심히 도왔다. 그런데 불과 몇 일 만에 그렇게 기대했던 민주당이 말을 뒤집었다”고 비난했다.


시민사회진영에서 야권연대 협상을 주도했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도 “민주당은 낮에는 야권연합을 하고 밤에는 야합을 하는 사꾸라다. 박지원, 최인기 의원은 모두 사꾸라 의원으로 내일 저지를 않는다면 모든 국민에게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국회 사무처에서 경위를 동원해 집회라고 규정하며 현수막을 빼앗으려 하고, 음향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 20여 분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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