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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현대중 하청노조 초대 조직부장 자살

용석록 이정은 울산저널( icomn@icomn.net) 2012.12.22 23:00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초대 조직부장 이 모씨(40)가 22일 오후 5시 20분경 자신이 살던 아파트 19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씨는 어제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최 모씨의 자살 소식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소식을 듣고 매우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이 씨는 어제 한진중공업 노조 간부 최 모씨의 자살 소식을 듣고 조성웅 전 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손이 떨려 운전을 못 하겠다"고 얘기했고 오늘 평소 친하게 지내던 현대중공업 정규직 강 모씨와 함께 병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이 씨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하면서 두들겨 맞는 것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 제대로 도와주지 못 해서 그런 것 아니냐"면서 심하게 자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병원에 다녀온 후 올해 5월 입주한 자신의 집이 있는 동구 방어동 영구 임대 아파트 19층에서 뛰어내렸다. 이 씨가 투신하는 모습을 목격한 아파트 경비가 즉시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졌다.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등 울산지역 노동계 관계자들이 울산대병원 장례식장에 모여 대책을 논의 중이다.

 

시신에 외상이 크게 없어 경찰은 부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씨의 가족들이 전라도와 서울 등지에 살고 있어 아직 도착하지 못 해 부검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시신은 울산대병원에 안치되어 있지만 아직 영안실조차 차리지 못 한 상태이다.

 

이 씨는 98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해 2003년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초대 조직부장을 역임했다. 2004년 역시 현대중공업에서 하청노동자로 일하던 박일수 씨가 "하청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하자 이 씨등 3명이 '현대중공업과 하청업체의 사과' 등을 요구하며 크레인에 올라 농성을 하다 5시간만에 사측 경비대에 두들겨 맞고 끌려 내려왔다. 이후 생활고에 시달려 택배배달 등을 했고 최근에는 택시기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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