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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천만의 시대, ‘법과 원칙의 바탕 아래 공정사회’를 주장하는 정권이 권력을 잡은 사회지만, 불법파견, 정리해고 등 노동과 관련된 법에 대해서 노동자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상당하다.

 

대법원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 선고가 있었지만, 당사자는 수배중이라는 사실은 이 사회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슬픈 그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는 의미 있는 연대투쟁이 진행됐다. 작년 파업 등의 대한 책임 추궁으로 14명을 해고한 현대차 하청업체와 원청인 현대차 자본에 맞서 힘겹게 노동조합을 지켜내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집행부에 대한 노조 출입 봉쇄에 맞선 투쟁에 원·하청이 함께 했다.

 

▲<사진제공 -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그 수만도 약 1900여 명, ‘귀족노조’라고 보수언론은 떠들어대지만, 현대차 전주공장 정규직 노조에게는 보수언론도 쉽게 이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는 불법파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고 또한 비정규직이 밀리면 정규직도 밀린다는 생각 아래 투쟁에 나섰다.

 

전주공장위원회, “임기 말기라고 이렇게 폭력 행사하는 것은 명백한 노조탄압”

 

물론 이번만의 연대 투쟁은 아니었다. 그러나 현대차 자본과 하청업체의 대응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 8월 31일부터 비정규직 해고자들의 노조 출입을 막아서고부터 다시 불붙은 불법파견 철폐 투쟁은 사측의 강경대응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의 폭력에 노동자 다수가 입원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31일, 비정규직 지회 5명이 부상당했고, 연대 온 2명의 활동가도 심하게 다쳤다. 그리고 전주공장위원회 대의원 역시 이 과정에서 폭력을 당해 입술이 터지고 피멍이 드는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루 다친 노동자만 30명. 전주공장위원회는 소식지를 통해 “지난 6월 단체협약 10조(회사는 조합이 요구하는 자의 출입을 보장, 조합간부 동행시에 현장출입 가능)에 의거 회사 측에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의 출입을 요구했고, 보장받았다”고 밝히고 “그러나 임·단협이 끝나고 집행부 임기가 말미에 들어서자 이런 침탈을 시작한 것”이라고 최근 상황을 바라봤다.

 

그러나 전주공장위원회가 더욱 우려하는 것은 사측 관리자들이 정규직 대의원을 비롯한 노동자들에게 쌍욕과 폭언, 폭력을 거침없이 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주공장위원회는 “사측이 컨테이너를 전주공장 설립 이래 작년 6월 처음 설치하며 봉쇄할때만 해도 집단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조합원의 손에 의해 직선으로 선출된 대의원에게까지 폭력과 폭언을 하고 있다. 이는 조합원에 대한 모욕이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사측 관리자들이 현장에서도 활개를 치고 다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제공 -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사진제공 - 현대차 전주공장위원회>

 

전주공장위원회, “막가파식 노무관리 뿌리 뽑아야”

 

전주공장위원회는 최근의 이런 폭력이 현대차의 잘못된 노무관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전주공장위원회는 소식지를 통해 “한마디로 막가파식 노무관리”라고 지적했다.

 

한 현대차 조합원은 “최근 아산에서 기용된 지원실장이 사측관리자들에게 죽지 않을만큼만 때려라. 나머지는 내가 책임진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면서 “이런 생각으로 투쟁력이 있고, 비정규직과의 연대가 잘되는 전주공장위원회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고 내다봤다.

 

지난 9월 1일, 아산에서 온 비정규직 조합원도 “아산에서 최근 전주로 발령받은 지원실장의 경우, 주먹은 가깝고 소송은 길다는 식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지회에 대한 탄압이 말도 못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주공장위원회, “투쟁의 승패는 노동조합의 존폐와 직결”

 

전주공장위원회는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집행 말미와 상관없이 노동탄압 시도에 대해서는 응징할 것이다”고 밝히며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에서 발령받은 관리자 한명으로 인해 현대차 전주공장은 노동자의 단결이 급속도로 강해지고 있다. 지난 6일의 투쟁은 그래서 현대차 전주공장의 노무관리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지적했다.

 

전주공장위원회 3기 임원 임기 말기와 임·단협 체결, 추석 연휴 등 여러 가지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현대차 사측과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지회 노조 출입 봉쇄는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아산에서 노동자들에게 악질로 평가받던 관리자가 전주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에 긴장했던 현장분위기도 지난 6일 투쟁을 기점으로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로 반전되었다. 거기에 지난 6일 투쟁에 대한 소식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현대차 전주공장의 투쟁은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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