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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현대차 2차 희망버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울산저널( icomn@icomn.net) 2013.09.02 11:14

현대차 2차 희망버스가 31일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열렸다. 30여 대의 버스와 승합차로 전국 15개 지역에서 출발한 2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이날 밤 8시 반부터 시작한 희망버스 본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열린 현대차 2차 희망버스 본행사 [출처= 울산저널]

 

1부는 최근 자살한 두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추모 결의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한 달여 전 자살한 현대차 비정규직 아산지회 박정식 사무장과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십년째 학교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병가조차 낼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한 50대 여성노동자를 기리며 '더이상 죽이지 마라'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1부 시작과 함께 두 노동자에게 묵념과 헌화한 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의 추모로 문을 열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박순보 연진변속기 대표는 "실무교섭에서 회사는 아직 입장 변화가 없지만 지회는 불법파견 비정규직 모두가 정규직이 될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강성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해고없는 세상을 울산본부가 앞장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 박정식 사무장의 어머니는 "아들이 대법원 판결나고 곧 정규직 된다고 했는데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아직도 정규직 전환을 미루고 있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공공운수노조 박정애 울산동구노인요양원분회장은 "노조 만든지 몇 달 안됐는데, 노조는 임금인상만 아니라 공무원이 못하는 일을 해야 하는 단체라고 느꼈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이 박정식 열사의 얼굴을 들여다 보고 있다.(왼쪽 아래) [출처= 울산저널]

 

백기완 선생의 연설로 시작한 2부 행사는 김형우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의 사회로 '슈퍼갑 현대차와 정몽구에 맞서는 을들의 외침'이란 이름으로 진행됐다.

 

2부에선 296일동안 송전철탑에서 농성했던 천의봉 사무장과 최병승 조합원도 나왔다. 병원에서 치료중인 천의봉 사무장은 영상으로 발언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각 버스별로 오늘 하루동안 각자 수행한 미션들을 발표했다.

 

▲행사장 맞은편 인도엔 '시민참관단' 어깨띠를 두른 사람들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한편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맞은편 인도엔 '시민참관단'이란 어깨띠를 맨 20여 명의 문화제를 지켜봤다. 기자가 다가가 물어보니 50대 한 남자는 답변을 거부했고, 40대 한 여성은 "다른 사람들이 들을까봐 말 못하겠다"고만 했다.

 

[1신] 현대차 2차 희망버스 울산 도심 선전전
정몽구 회장의 불법.반칙 맞서 발랄하고 유쾌하게

 

현대차 희망버스가 31일 오후 5시 다시 울산을 찾았다.

 

30여 대의 버스와 승합차로 전국 15개 지역에서 출발한 2천여 명의 현대차 2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울산지역 도심 10곳에 나눠 도착해 시민들에게 현대차 정규직 전환의 당위성을 알리는 길거리 행사를 벌였다.

 

▲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울산 남구 삼산동 일대에서 정몽구 회장에게 쓴 불만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이들은 차 안에서 준비한 플래시몹과 정몽구 회장에게 보내는 불만카드, 풍선, 종이꽃 등을 들고 울산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1시간 가량 도심에서 사전 행사를 열었다.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호텔과 현대백화점 일대에선 서울과 부산, 창원에서 온 참가자들이 롯데호텔 앞길에서 노래를 부르며 '정규직 전환' 종이꽃을 들고 인도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차 안에서 불어온 풍선을 길가는 시민들에게 나눠 주며 선전전을 벌였다. 휴일을 맞아 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풍선을 받으며 호응하기도 했다.

 

▲알바연대 회원들이 중구 성남동 뉴코아 아울렛 앞에서 정몽구 회장의 불법을 조롱하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맞은 편 현대백화점 앞과 삼산동 일대에서도 인도를 따라 행진하며 정몽구 회장 구속을 외치기도 했다.

 

같은 시간 중구 성남동 중부소방서 앞에선 대구지역에서 온 참가자 80여 명이 종이에 불만카드를 적어 들고서 3팀으로 나눠 성남동 '젊음의 거리'를 찾은 시민들에게 정규직 전환의 필요성을 알렸다. 이들은 한줄로 서서 '인간 띠잇기' 등의 퍼포먼스로 정몽구 회장을 조롱하고 규탄했다.

 

▲울산대공원 앞에선 정몽구 회장 가면을 쓴 참가자가 걷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바로 옆 뉴코아아울렛에는 차가 밀려 조금 늦게 도착한 알바연대 젊은 참가자들이 '불법파견 양심불량 정몽구 OUT' 글자가 적인 1인시위판을 들고 인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여기선 현대차 보안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과 한 참가자가 언성을 높이며 다투기도 했다.

 

울산대공원 동문엔 같은 시간 강원도와 광주, 청주, 천안에서 도착한 50여 명의 참가자들이 스스로 적은 '불만카드' 내용을 발표하며 동문에서 공원안 분수대까지 이동했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관심있게 참가자들을 지켜봤다.


▲참가자들이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에게 풍선을 나눠주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경찰은 이날 3시부터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고속도로 울산고속도로 요금소에서 검문검색을 실시해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검문 때문에 주말을 맞아 나들이 갔다가 돌아오는 차량들이 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경찰은 일부 차량의 경우 트렁크를 열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마찰하기도 했다.

 

▲고속도로 요금소 앞에서 검문하는 경찰과 참가자들이 엉켜 있다. [출처= 울산저널]

 

희망버스 기획단은 경찰의 검문에 긴급성명을 내고 "10년 동안 파견법을 위반한 정몽구 회장에겐 침묵하면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에겐 전방위적 탄압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되묻고 "검문을 시도하는 검찰과 경찰 스스로 재벌의 하수인임을 증명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현대차 울산공장에는 이날 5시 40분께 명촌샛길, 명촌사거리, 출고문, 정문, 4공장문까지 경찰버스 50대 가량을 배치해 돌발사태에 대비했다. 특히 정문에서 4공장문 사이엔 경찰버스 25대 가량을 집중 배치해 차벽을 설치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앞을 가로막은 컨테이너 산성 [출처= 울산저널]

 

현대차는 각 문마다 컨테이너를 쌓았고, 경찰은 각 문 앞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해 요새처럼 만들었다. 다만 정문은 컨테이너만 쌓고 차벽은 없는 채로 민주노총 울산본부 관계자들이 나와 문화제 준비를 위한 무대를 세웠다.

 

이날 저녁 6시께 현대차 윤갑한 사장이 정문 앞에 잠시 나와 컨테이너 설치상황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울산 도심에서 사전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6시30분께 다시 버스에 나눠타고 속속 현대차 정문으로 이동했다.

 

▲지난달 노사 충돌이 벌이진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의 철조망은 보강작업을 마쳤다. [출처= 울산저널]

 

▲행복도시울산만들기범시민협의회(행울협)은 이번에도 희망버스에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출처= 울산저널]

 

참가자들은 이날 저녁 8시부터 한달여 전 자살한 현대차 비정규직 아산지회 박정식 사무장을 기리는 열사문화제를 시작해 자정까지 행사를 진행하고 해산한다. 경찰은 이날 40개 중대 3천여 명을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1차 현대차 희망버스 때 해산을 종용하는 경찰에게 항의했다는 혐의로 새벽 1시 자신의 집에서 체포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함모 씨는 이날 울산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현대차 희망버스는 지난달 20일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쪽문과 중문 일대에서 공장 진입을 시도해 철조망 25m 가량을 뜯어내는 등 회사 관리자와 충돌해 양측에서 부상자를 내기도 했다.

 

▲울산 중부소방서에 도착한 대구지역 한 참가자가 정몽구 회장에 대한 불만카드를 적고 있다. [출처= 울산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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