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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희망버스, 31일 울산으로 다시 떠난다

정은희( icomn@icomn.net) 2013.08.07 11:33

31일 희망버스가 다시 울산으로 출발한다. 희망버스 기획단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31일부터 양일 간의 현대차 희망버스 계획을 밝혔다.

 

최병승, 천의봉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300일째로 접어드는 12일에는 민주노총 영남권 노동자대회에 맞춰 ‘300일 희망버스’도 출발한다. 이외에도 현대기아차 직영영업소 300곳 1인 시위, ‘불법파견 10년 범죄자 정몽구’ 고발인대회 및 고발 접수,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 희망 문화제(23일), ‘정몽구 OUT 힘모으기’ 투쟁, 금속노조 결의대회와 쌍용차 범국민대회(24일)가 차례로 진행된다.

 

▲[출처= 참세상]

 

희망버스 기획단은 “보름 뒤면 2011년 한진중공업 김진숙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 309일 기록이 깨진다”며 “그 전에 정몽구 회장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해 왔지만 현대차 재벌은 검찰과 경찰을 부추겨 고소 고발에 이은 손배 청구까지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이에 대해 “현대차의 불법행위를 감추려는 파렴치한 행위에 다름 아니”라며 “특히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수석부지회장에 대한 구속은 검경의 수사가 얼마나 편파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자회견 현장에는 박정식 열사 유가족을 포함, 각계 인사가 참여해 희망버스 참가를 호소했다.

 

백기완 선생은 “폭력 가운데 가장 악질적이고 비겁한 폭력은 사람이 죽어가는 데 대한 외면”이라며 “정몽구가 죽이고 있는 것”이라 현대차 사측을 규탄하고 “희망버스는 이를 외면할 수 없다”고 제기했다.

 

권영숙 교수는 “1차 현대차 희망버스 당시 현대차는 커터칼, 곤봉, 낫, 쇠파이프, 소화기를 들고 시위대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희망버스에 함께 한 많은 이들은 연대 의식을 고양했다”며 “그 모습을 기억해 최병승, 천의봉 두 사람을 땅으로 무사히 내려오게 하고 대법원 판결이 지켜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박정식 열사 어머니, “시신 끌고 가서라도 정몽구에게 사죄 받을 것”

 

박정식 열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20일째 냉장고에 갇혀 장례도 못 치르고 있다”며 “정몽구 때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정몽구와 현대차,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며 “시신을 끌고 가서라도 정몽구에게 사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식 열사 어머니가 기자회견 중 설움에 받혀 말을 중단하고 있다. [출처= 참세상]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이었던 박정식 열사는 현대기아차 본사 앞 노숙농성을 진행한 이후 지난 7월 1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동참했던 박정식 열사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꿈과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주봉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이고 경제 주체이자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호소하고 이들이 “종탑, 철탑에서 내려와 현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우 한국기독교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은 “3년 전 대법원 판결이 나왔을 때 누구도 이 갈등이 지속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양식을 가진 사회로 갈 것인지, 아니면 야만과 불법이 난무하는 암흑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시금석”이며 “모두가 책임을 지고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몽구 회장에게 또 다른 죽음을 원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을 꺼낸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 집행위원은 “희망버스가 끝나고 이미 1명이 감옥에 갇혀 있으며, 동료들이 수배 중이고, 프레스센터(기자회견장) 밑에도 수십 명의 경찰이 와 있다. 내려오고 싶지만 내려올 수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민변, 민교협 등 5명의 면담 대표단을 뽑고 대화를 요구했지만 현대차는 면담과 대화는 거부하고 항의서한만을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 울산에서 같이 울고 같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1차 희망버스 당시 소화전을 뒤집어쓰고 물대포를 맞으며 그 자리에 있었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종보 민변 사무차장은 “총체적인 부실을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민변은 희망버스에 적극 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찬 현대차 전주공장 지회장은 “철탑농성이 293일째 접어들었다. 말이 철탑농성이지 35도가 넘는 뙤약볕 아래 농성이다. 1박2일 희망버스로 사회적 연대를 만들어내겠다. 승리하는 투쟁을 현장에서 만들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보수언론의 희망버스 왜곡보도 극심

 

기자회견장에서는 지날 달 20일 현대차 희망버스의 보수언론 왜곡보도에 대한 비난도 강하게 제기됐다.

 

이창근 희망버스 기획단 대변인은 “언론의 왜곡보도가 이렇게 심한 적은 없었다”며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는 처음”이라고 언론들의 정론 보도를 당부했다.

 

박정식 열사 어머니는 “언론은 왜이리 희망버스를 외면하는가”라며 “그(현대차) 사람들이 일시키는 것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 보고, (우리가 투쟁하는) 이유를 알고서 취재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호열 사무금융노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지부 지회장은 “언론은 연쇄살인범이 살인을 하면 사회적 배경, 성장과정을 분석해서 보도하지만 철탑 위의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사회 상식을 찾아갈 수 있겠는가”라며 “상식을 찾아가는, 양심을 회복하는 운동인 희망버스에 골든브릿지 노동자들도 계속 함께 하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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