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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대강, 유지보다 복원이 경제적”

김도연( newscham@newscham.net) 2011.05.03 15:24 추천:7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 시설 붕괴 사고가 잇따름에 따라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4대강의 댐만 해체하면 2년~3년 안에 하천이 복원될 것이며 복원 비용도 4대강 공사를 완료한 뒤 소요되는 유지·관리비에 비하면 거의 0에 가깝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대한하천학회 주최로 2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4대강 원상복원시의 생태적 복원과정과 비용’ 세미나에서 정민걸 공주대 교수(생태학)는 “진정한 복원은 인간의 이용이 필수적이지 않는 한 자연의 과정이 그대로 진행될 수 있어 사람이 공연히 에너지나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게 하는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출처= 참세상]

 

정 교수는 “그동안 비록 잘못된 방향으로 하천복원이 진행돼 왔지만 소규모였거나 청계천처럼 복개된 것을 열어 수로를 노출한 것 때문에 용인돼 왔지만 4대강 사업이 국토를 파괴하고 생명을 말살하는 것에까지 무감각해지는 세태가 되어버려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어떤 것이 진정한 하천 복원인지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 교수는 “‘하천복원’이란 사람의 간섭 때문에 하천생태계가 변질되어 생물다양성이 떨어지거나 종이 멸종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간섭을 제거하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지금 방식의 하천 공사는 복원이 아니라 철저한 인간의 간섭이고 생태계 파괴”라며 “잘못된 방식의 하천 지형 변형은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자연 하천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곳을 공연히 바위, 목공, 망태의 고정구조물로 부자연스러운 하천 외형을 만들면 오히려 자연의 자정작용이나 물리적 현상을 역행해 하천의 기능을 악화하고 또 잘못된 고정구조물 때문에 물의 동태를 이기지 못해 붕괴되는 일이 발생해 그 모양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 예로 그는 청계수로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들었다. 청계수로 5.8km의 수로를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1년에 약 100억의 예산이 필요하고 한강을 유지·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09년 신규사업이나 전시성 사업 제외하고 673억 원에서 한강 르네상스 사업 등 전시성 사업 진행되면서 2010년 1244억으로 2배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4대강 사업이 만들어 놓은 저해요소(댐)를 제거하는 작업만 하면 나머지는 공연히 에너지나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이 2~3년 내에 자연이 알아서 스스로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많은 곳에서 도로무공이 되고 있는 굴착의 결과를 볼 때 공사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구간에서는 상류와 지류에서 유입되는 토사로 굴착한 모래의 상당량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원 비용과 관련해서도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된 4대강의 경우 가장 치명적인 댐을 해체하는 비용이 가장 큰 비용이 될 것”이며 “설령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을 보강하기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4대강 사업 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4대강 사업으로 높아질 수해 복구비용에 비하면 거의 0에 가까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하반대교수모임은 지난 3월 ‘4대강 사업 유지·관리비 추산’ 보고서에서 4대강 사업이 완공되는 2012년 이후 연간 유지·관리비가 5794억 원에 이르고, 수자원공사가 충당한 8조 원의 이자 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1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 8월, 댐을 해체하는 비용에 대해 윤석구 교수는 당시 단계에서, 16개 댐을 해체하는 데 200억 원의 비용이면 된다고 추산하였다. 정 교수는 “16개의 댐이 완공되더라도 이를 해체하는 것은 서울의 한강에 투입되는 세금보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 교수는 “‘학살’ 위기에 놓인 생태계 복원도 지금 초기에 해야 가능하며, 복원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복원비용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일 새벽에는 집중호우로 경기도 여주군 강천보와 이포보 공사 현장의 가물막이가 휩쓸려나가고 장비가 침수됐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 3시 30분께 집중호우로 불어난 남한강물이 여주군 여주읍 단현리 강천보 오른쪽 가물막이 600m 가운데 약 50m를 터뜨리며 4대강 공사현장 안으로 밀려들었다. 가물막이는 공사현장으로 강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널말뚝이나 골재 등으로 설치하는 임시 제방이다.


이에 따라 현장에 있던 길이 15m의 300t짜리 크레인과 굴착장비가 물에 잠기고 화장실로 쓰는 컨테이너가 강변으로 떠밀려났다. 여주군 대신면 친서리 이포보 현장에서도 이날 가물막이가 30m가량 쓸려나가면서 하천 둑이 약 100m가량 침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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