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떨어진 농산물가, 옥죄는 농가부채. 다가오는 한중FTA로 타들어가는 농심을 안고 전국 농민들이 서울역 광장을 가득 메웠다.
3천여 명의 전국 농민들은 3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현,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한중FTA 저지”를 외치며 전국농민대회를 진행했다. 농민들은 정기국회에 농업회생을 위한 10대 과제를 요구하는 한편, 이를 위해 하반기 계속적인 투쟁을 결의했다.
집회를 주최한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이광석 의장은 “정부는 보다 높은 수준의 한중FTA를 말하며 농산물 개방 수준을 더 높이겠다는 방침”이지만 “한중FTA를 겪기도 전에 이미 우리 식탁의 70%는 중국 농산물이 차지했다”며 어려운 농가의 현실을 전했다.
이광석 의장은 또 “지금까지 정부의 이 같은 개방농정이 농가를 빚더미에 앉혀 놓았는데 이제는 쌀 전면 개방을 예고하고 있다”며 “농민들은 내란 아닌 그 이상의 것도 할 수 있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정부에 경고했다.
강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일방적으로 농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에 대해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더욱 힘차게 투쟁하겠다”며 “농민의 힘으로 국민과 함께 식량 주권이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호소했다.
자리에 함께 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하반기 비정규직 문제를 가지고 투쟁할 것이지만 노동자들은 농민의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며 “함께 이 땅의 정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총회의장은 “아무리 나라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제 농민이 만든 식량으로 먹고 살 수 없는 나라는 모래 위에 지은 건물과 같다”며 “똘똘 뭉쳐 민족농업, 통일농업을 살려 나가자”고 밝혔다.
농민들은 농업회생을 위한 10대 요구안을 발표, 이의 실현을 위한 결의를 밝히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10대 요구안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를 위한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제정 △쌀 목표가격 23만원 인상 및 양곡제도 전면 개혁법안 마련 △한우 가격 보장 및 생산 유지방안 마련 △한중FTA 반대 결의안 채택, 대기업 농업진출 규제법안 입법 등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