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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 기사는 익산공공영상미디어 '재미'에서 계간으로 발행하는 '미디어 생각' 7호에 실린 글 입니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특집기획으로 기획된 이 기사는 지난 '시민들의 힘으로 독립영화를 만들다'에 이은 '전북독립영화, 그 현장의 목소리들'을 담고 있습니다. 다음 연재 기사는 3호 '전북독립영화, 미래를 꿈꾸다' 입니다.

 

지역사회에 관심이 있어야 진정한 로컬리티”


전북독립영화협회가 야심 차게 준비한 제작지원시스템 ‘마스터와 함께하는 단편영화제작스쿨’은 약 3000만 원의 제작비와 우수한 스태프가 지원된다. 3000만 원의 적지 않은 규모도 규모지만, 이송희일 감독 등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스태프들이 제작을 도와 전북독립영화인들의 제작 역량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년 첫 번째 수혜자로 최진영 감독이 선정됐다. 매일 시나리오를 고민한다는 최진영 감독은 작년에 <마리와 레티>와 를 제작했다.


Q. 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최진영 감독 -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2007), 마리와 레티(2010), My name is(2010)

A. 학창시절 때부터 영화를 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는 동아리도 만들어서 친구들하고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대학은 사회학을 전공했다. 시험기간에도 부산영화제에 가서 좋아하는 감독을 보고 올 정도로 영화를 하고 싶었다. 그러다 과에서 추천을 해줘서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필름제작워크샵에 참여하게 되었고, 제가 만든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 후에 지역에서 제작지원을 받아 영화를 제작해왔다.

 


Q.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영화 작업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나

 

A. 보통 지역에 있는 영화과를 졸업하고 영화를 하는 게 보통인데, 당시에 나는 다른 경우였다. 힘들었던 것은 스태프와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문제였다. 그래서 영상원과 같은 곳에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2006년에는 서울에서 일을 하면서 공부를 했다. 1년 정도 공부했는데, 영상원에 들어가는 것은 안 됐고, 그때부터 영화제 스태프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영상위원회 인큐베이션 사업을 알게 돼, 지원을 받아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독립영화협회에서 일도 하고, 프로그래밍도 해봤다. 사실 그 2년간은 영화를 만든다기보다는 영화제 일을 더 많이 한 것 같다.


Q. 그동안 어떤 작품들을 만들었나

 

▲[출처= 미디어생각]

A. 제작지원을 많이 받은 편이다.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는데, 09년도에 영상위 제작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실험성이 강한 작품인데, 3가지 챕터를 가지고 있다. 챕터별로 8mm, 16mm, HD로 촬영했다. 이 작품은 작년 전북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되었는데,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전북독립영화협회 ‘단편영화제작스쿨’ 지원을 받아 <마리와 레티>를 작업했다.

 

Q. 영상위 지원과 독협지원을 둘 다 받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

 

A. 영상위는 제작비를 지원해준다. 제작비 결산만 잘한다면 제작에서 모든 것이 자유롭다. 창작에서 제약이 없다 보니 내가 원하는 것들은 제작비 한도 내에서 제작할 수 있다. 전북독립영화협회가 제작사가 되어서 예산 관리 등을 해준다. 그래서 창작자는 창작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좋은 스태프들도 구해줘서 제작환경을 알맞게 만들어준다. 내 마음대로 찍는다기보다는 영화제작을 배운다는 느낌이 강했다. 또 많이 배웠다.


Q. 전주는 제작지원시스템이 많은데, 보완할 점이 있다고 보는가?

 

A. 다른 지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작지원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 많이 상영되었으면 좋겠다. 제작지원도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기에 도민들에게 다시 돌려줘야 한다. 그게 잘 안 되고 우리끼리 보고 끝난다면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이 상영돼야 작품에 대해 이야기가 많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창작자도 피드백되고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 말하자면 제작지원이 보통 봄에 이루어진다. 그래서 겨울에는 제작할 수 없다. 보통 여름에 제작하게 된다. 그래서 살이 까맣게 탄다.(웃음) 겨울에 눈 오는 장면을 찍고 싶은데, 행정적인 요소 때문에 제작지원을 받아서 겨울에 제작하기에는 어렵다.


Q. 전북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사실 전북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제작지원을 받다 보면 로컬리티에 대해 요구를 받는데,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것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을 억지로 끼어 넣다 보면 오히려 제약되고 작품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주에서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말이다. 로컬리티가 어디에서 찍는다는 것으로 한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짜 로컬리티는 지역사회에 관심이 있어야 나온다고 생각한다. 최근 있었던 버스 파업이나 지역사회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로컬리티라고 보고 그런 영화들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계획은

 

A. 우선 아직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인 를 완성하는 것이다. 영상위에서 제작지원을 받았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제작비가 초과하여서 그 제작비를 마련하고 있다. 그리고 부족한 공부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를 제작하는 스타일이 서로 다르지만, 이들은 지역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억지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장미경 감독은 영화가 일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최진영 감독은 전북독립영화라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에서 영화가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는 속이 꽉 찬 전북독립영화였으면 하는 바람. 지역에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감독이라면 모두가 바랄 것이다. 그리고 전북독립영화의 가능성을 여기서부터 찾고 만들어야하지 않을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북독립영화를 즐겨라.
 - 전주국제영화제 ‘로컬시네마 전주’


지난 2006년부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마련한 ‘로컬시네마 전주’는 전북독립영화제와 함께 전북지역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를 즐길 수 있는 섹션이다. 올해는 장편 1편과 단편 4편이 ‘로컬시네마 전주’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이번에 소개된 작품들은 전북독립영화의 꾸준한 발전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무엇보다 지역성을 강하게 띤 작품들이었다. 백정민 감독의 <위도>는 부안의 한 섬인 위도에 관광단지가 생긴다는 소문이 돌면서 발생한 사건들을 파헤치는 영화고, 단편들도 이야기가 완주를 비롯한 지역에서 출발한다. 이 영화들은 단지 지역이 영화의 세트장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이야기와 삶이 묻어났다는 점에서 지역에서 찍은 상업영화들과는 분명 구분될 것이다.


위도(2010) - 백정민 감독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서서히 의문의 섬으로 변해가는 위도. 개인과 집단의 양면성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감독의 심지와 독특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짝퉁엄마(2010) - 이은상 감독

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에서 등장하는 선녀를 필리핀 이주여성으로, 선녀옷을 여권으로 표현해 다문화가정이야기를 풀어낸 현대동화 ‘필리핀엄마’를 각색한 작품이다. 완주를 배경으로 섬세한 영상미와 안정적인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며, 다문화가정이야기를 애틋하게 풀어냈다.

 

완주를 만나다(2010) - 김재훈 감독

 

한 여자가 공모전을 준비하기 위해 완주를 찾아 한 남자를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담았다. 전북 완주의 가을을 배경으로 청춘남녀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전북독립영화를 소개합니다.

전북독립영화제 10주년 기념제작 10인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2010) - 함경록, 이은상 외 8인 감독

2010년 전북독립영화제는 10돌을 맞이했다. 10돌을 기념하면서 그간 전북지역에서 영화제작과 작품으로 소중한 연을 맺어왔던 감독 10인을 선정하여 개막작을 자체 제작하였다. 10인의 감독이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이라는 주제로 3분 이내의 단편을 제작했다. 이 작품을 통해 현재 독립영화인들의 삶과 고민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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