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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경제 "LG유플러스 부당 노동, 퇴직자는 인정! 회사는 부인!"

LG유플러스 상담사 유서 내용 노동부 1차 조사 진행 중... 민주노총, "특별근로감독 해야"

문주현( jbchamsori@gmail.com) 2014.11.27 22:06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 소비자보호팀에서 근무하던 이명수(가명)씨가 지난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번개탄 연기가 가득한 자신의 차량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언론은 그의 나이를 서른으로 소개했지만, 아직 생일이 서른 인생을 채 살지 못했다.

 

고인의 시신 옆에는 손가방이 있었고, 가방 안에 자신의 통장과 유서 5장을 넣어뒀다. 유서 3장은 아버지와 지인에게 보내는 편지였고, 나머지는 2장은 노동부(미래부, 방통위 포함)LG유플러스를 비롯한 통신사 고객센터 안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노동실태 고발을 부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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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소비자보호팀에 근무한 이명수(가명, 30)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부당한 노동실태를 고발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동청에 고발합니다. <중략> 비단 이 회사뿐 아니라 많은 인터넷 고객센터에 해당될 겁니다로 시작하는 유서는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 대우빌딩에 위치한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안에서 벌어진 부당한 노동실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직원이 퇴직을 하면 퇴직 한 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돈을 많이 챙길 겁니다. <중략> 한 번은 노동청에서 설문조사가 나온다고 하니 미리 예상 질문과 답변을 다 짜서 직원들을 교육도 시키더군요” <유서 중 일부>

 

고인은 유서를 통해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의 성과급 및 임금 착취를 고발했다. 유서 내용에 따르면 전주고객센터는 성과급 지급을 두 달씩 지연시켰으며 퇴직을 한다고 해서 밀린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았다. 또한, 노동부에서 조사를 나오면 미리 예상 질문과 답변서를 숙지시키도록 하는 일도 있었다.

 

문제는 과도한 상품판매인데 고객센터에 단순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전화, IPTV, 맘카 등의 상품 판매를 강요하고 목표건수를 채우지 못하면 퇴근을 하지 못합니다. 목표건수 역시 회사에서 강제로 정한 내용입니다. <중략> SAVE라는 부서는 고객들한테는 해지부서이나 내부에서는 해지방어부서입니다. 고객은 해지를 희망하나 상담사는 해지를 많이 해줄 경우 윗사람으로부터 질타를 받습니다” <유서 중 일부>

 

정규 근무시간 외에 연장 노동과 휴일 노동이 자주 있었지만, 추가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다. 그리고 상담사들에게 영업과 상품 판매가 강요되고, 해지 업무를 도와주는 부서에서는 해지 방어를 시켜 해지 건이 많은 상담사는 휴일근무를 강제받기도 했다.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보면 고객에게 사기치는 이 집단의 부조리가 더 많을 겁니다. 철저한 조사와 담당자 처벌, 진상규명 부탁드립니다” <유서 중 일부>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받아 지난 21일 노동부 전주지청에 해당 유서를 제출하고 관련 사실을 밝혀 줄 것을 요구했다.



노동부 전주지청에 따르면 27일 현재, 회사 관계자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다. 노동부는 연장노동 상황 등을 살필 수 있는 녹취 뷰어 제출 등을 요구했으며, 유서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는 유서 내용 일체에 대해 부인했다. 그리고 모든 언론 대응은 LG유플러스 본사에서 한다는 뜻을 밝혔다. LG유플러스 홍보팀은 "언론을 통해 파악한 내용에 대해서는 고인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와 무관한 내용들이 있는 등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참소리가 만난 고인과 같은 기간 근무한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전 상담사 A씨는 유서 내용이 대부분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JTBC 보도에서 상담사들이 자발적으로 퇴근을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는데 100% 거짓말입니다. 한 달에 목표건수가 팀마다 나와요. 1주일과 하루 단위로 쪼개서 주력 상품인 TV 위주로 목표 건수를 채우지 못하면 18시 넘어서 아웃콜(판촉)을 해야 합니다. 인터넷만 가입한 고객에게 TV도 같이 하라는 판매 목적의 전화를 합니다

 

A씨는 고인이 언급한 SAVE 부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세이브가 고객이 해지를 원하면 처리하는 부서인데, 해지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바로 처리하면 안 됩니다. 해지방어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반론이라고도 표현을 하는데, 2~3번 정도 설득을 합니다. 그렇게 반론을 하지 않으면 통화하는 것이 녹취가 되기에 감점을 받습니다. 팀장 등에게 혼나기도 하구요

 

노동부도 고인과 함께 근무한 퇴직자에 대한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에 증언한 이들은 유서 내용이 대부분 맞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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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지난 26일 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유플러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총 전북본부, 익산시지부,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지회는 지난 26일 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LG유플러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다.

 

이들은 “LG유플러스는 사안에 대한 조사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하고 근무환경개선과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LG유플러스는 일일과업지시서와 영업관련 매뉴얼을 파기하며 증거인명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 조사를 맡고 있는 노동부 전주지청 근로감독관은 현 시점에서 노동계의 요구는 받기는 힘들고, 조사 결과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는 것을 보고 생각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특별근로감독이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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