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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연속기고] "대통령의 아버지는 국민이다"

전북대 교양과목 '인권의 이해' 수강생들의 개인 시국선언문 ⓵

김진호(전북대 학생)( jbchamsori@gmail.com) 2016.11.07 17:32

 
대통령의 아버지는 국민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사태에 관하여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가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현 시국에 관해 다음과 같이 개진한다.
 
국가의 규모가 커지고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현대 국가에선 직접민주주의가 불가능해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직접 선출하여 그들에게 정치를 맡기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생겨났고,권력을 위임받은 이들은 국민의 뜻을 대변하고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정권 퇴진을 부르짖고 있다. 매일같이 뉴스와 기사를 체크하며 분노와 증오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한 사람들에게 일을 맡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믿고 맡긴 일까지 우리의 시간을 쪼개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그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오히려 실망을 안겨준 국민의 대표는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누구보다 올바른 준법정신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대통령제 국가의 원수로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했던 방식처럼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에 입각한 사과는커녕 감정에 치우친 해명만 줄곧 뱉어내고 있다. 마치 그가 당선된 가장 큰 요인이 그의 아버지라는 것을 재언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런 그의 말과 행동은 오히려 분노한 국민들에게 의혹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의혹은 불신으로 이어져 오히려 자신이 벼랑 끝으로 향하는 우스꽝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아버지가 했던 방식대로 그에게 배운 대로 국가를 운영했겠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대통령의 아버지인 국민의 뜻에 맞춰서 국민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는 봉사자가 앉아야 할 자리이다. 그리고 그런 역할을 감당할 수 없는 자라면 미련 없이 물러나는 게 적합하다.
 
또한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검찰 역시 현안에 대해 책임이 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았다고 선서한 그들은 윗선의 눈치와 분위기에 휘말려 성역 없는 수사를 행하지 않고 있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일관되지 않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평화롭게 유지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견제와 균형이다. 검찰은 현재 대한민국이 이 두 가지가 없는 하나의 조직으로 움직이는 나라라는 것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단죄해야 한다.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왔을 때는 더더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명백히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의 운영을 국민들의 손으로 뽑힌 자신이 아닌 권력을 전혀 위임받지 않은 민간인에게 맡겨왔고, 이는 엄연히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민주주의성과 법치주의성에 위배되는 행동이다. 어쩌면 하야를 외치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에게 사과하려는 마지막 기회를 주려는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태에 책임을 져라. 그 방법이 뭐가 됐든 대다수의 국민들이 만족해야 한다. 그리고 이 나라가 간접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에 감사하라. 아버지와 같은 최후를 맞고 싶지 않다면.

2016년 11월 5일
김 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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