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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군산 생태습지 "백석제"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

[기고] 군산 백석제를 말하다.

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jbchamsori@gmail.com) 2015.03.20 16:52

군산 옥산면 당북리에 위치한 백석제는 약 1km 좁고 긴 유역을 토끼귀와 같이 두 갈래로 모아보는 형태로 약 140,000㎡ 규모의 저수지형 습지다. 지난 70여 년간 한 번도 준설을 않았고, 낮은자리 물가가 유지되어 왕버들 군락지가 넓게 남아있다. 그래서 계절마다 개성적인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관련 기사 - "생태습지 백석제, 군산 전북대병원 적합지 아냐", '생태습지 백석제가 아닌 다른 곳에 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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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군산 전북대병원부지로 확정된 후, 그 아름다운 모습들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지난 2년여 동안 백석제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 시민단체, 식물·곤충·양서파충류·조류 등 생물학계 다양한 전문가들은 직접 현장을 찾아 백석제에서 살고 있는 소중한 생명들을 발견했다. 하나하나가 모두다 소중한 그 생명들은 우리에게 그 동안 보여주지 않은 많은 것들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며 생태적 중요성을 찾아냈고, 이제 우리는 군산 전북대병원 부지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였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서는 부지문제에 대한 특정인의 투기의혹까지 불거져 백석제 부지 적정성 논란이 가시화되기도 하였다. 


급기야 2월 16일 군산예술의 전당에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군산시 하수관거 정비 BTL'과‘군산전북대병원 신축 부지’문제 등을  현직 시장이 직접 설명을 하는 등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동신 군산시장의 시정설명회는 4일 전에 알려졌다. 이날 설명회에 무려 1,300여 명의 시민들이 방문했다. 군산시의 두 가지 중요한 문제에 대한 설명회의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4일 만에 1,300여 명이 모였다는 것은 군산시가 쏟아지는 비판을 입막음하기 위해 인력을 동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게 만든다. 
 
실제로 이날 문 시장은 그동안 여러 단체들이 군산 전북대병원 신축 부지로 백석제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해명보다는 불쾌한 마음만 드러냈다. 백석제 보존의 여러 이유 중 하나인 ‘독미나리 군락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는 말과 함께 한 환경단체가 3000평만 보존하면 된다고 했다는 이야기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1.백석제 습지의 생명들  


-독미나리 어떤 식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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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2급 독미나리 )


독미나리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져가는 산형과의 북방계 식물로  정부에서 보호하는 멸종위기 2급 식물이다. 독미나리의 경우 그간 강원도 횡성과 평창 등에서 소수군락이 발견되는 등 북쪽지방에서 발견되는 식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군산 독미나리 군락은 횡성과 평창과 달리 DNA구조상 먼저 분화한  모계형으로 나타나 생물학적인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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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의 모계형 DNA를 보여주고 있다. - 군산 독미나리 유전적 특징 논문 2010 김재근 외 2명 )


-야생동식물 천국 습지


습지는 어떠한 서식지보다 탁월한 생물다양성을 가지고 있고 물과 땅의 연결자 역할을 하는 없어서는 안될 곳이다.


야생동식물 멸종위기 1급인 매와  멸종위기 2급인 삵, 맹꽁이, 독미나리, 새매, 새홀리기와  117종(2013 권용진) 이상의 습지 식물들이 함께 존재하는 중요한 서식지로 군산의 둘도 없는 서식지다.


-왕버들 군락지가 갖는 생태적 지위


보호종인 독미나리의 서식지와 함께 중요한 식생구조가 바로 왕버들 군락지다.


왕버들 군락지가 형성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평야지의 습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이런 군락이 대부분 논과 같은 경작지로 사라지고 준설되어 현재는 이곳 3000여평에 이르는 백석제 왕버들 군락지가 군산 최대의 씁씁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그간 얼마나 많은 습지의 천이지대를 파괴했는지를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독미나리와 더불어 왕버들 군락지가 있어 조류와 다양한 포유류의 중요한 서식지이기에 생태적 지위를 인정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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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제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왕버들 군락 모습)


           

- 람사습지로  지정된 가까운 고창 운곡습지보다 더 많은 조류 관찰


2014년 1년 동안 나는 백석제 조류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결과 멸종위기 1급인 매를 포함하여 65종의 조류가 관찰되었으며 이후 개발 측의 전략환경영향평가 조사에서도  67종이 관찰되어 유네스코 생물권보호지역이며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고창 운곡습지에서 관찰되는 48종보다 더 풍부한 종이 관찰되는 등  생물다양성이 높다고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백석제 습지가 고창 운곡습지보다 해안에 가까워 이동철새의 루트상에 놓여진 이유가 한몫을 하는 것이 아닌지 판단된다.


- 군산의 생태축 


2020년 군산도시기본계획 변경안(2010.10.9)의 공원 및 녹지계획은 군산의 녹지 중심에 백석제가 놓이게 되고 생활권별 테마가 있는 공원조성 필요성을 말하고 있으며, 비도시지역의 녹지정책이 필요하다 말하고 있다. 


백석제에 전북대병원 분원을 건설하는 것은 군산시가 만든 도시계획을 스스로가 일관되지 않은 행정으로 뒤집는 것이다.


더욱이 백석제는 돗대산과 주변 옥산저수지등 군산 환상축상의 중심 녹지축을 이뤄 무분별한 도시확장을 막고 , 친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생태자원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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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혹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에서  독미나리 군락지  의도적 누락 의혹


군산시는 지난 2010년 백석제에 이미 북방계 식물의 멸종위기 2급 국내 최대 독미나리 군락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부지선정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2년 7월 군산전북대학교병원 건립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 환경성 검토 부분에서 “사업 예정부지는 북서 측으로 돗대산과 남동 측의 개방형 농경지로 둘러싸여 있는 저수지로서 현재 특이한 환경적 장애요인은 발견되지 않음”이라면서 독미나리 군락지에 대하여  명시하지 않고 통과된 것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2010년 12월 “군산 옥산수원지 및 백석제 일대 내륙습지 정밀조사(김상옥)” 보고서는 “백석제 내 멸종위기 2급인 독미나리 군락이 육화된 지점 중 수면이 위치한 곳에 군락이 형성되어 있음.”이라고 정확히 명시하여 군산시에 보고 된 바 있다. 또한 환경부에도 보고되어 관리되고 있었던 실정이었다.


더욱이 군산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전인  2010년 11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군산시는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과 419종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지닌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옥산저수지와 멸종위기종인 독미나리와 각종 습지식물이 서식하는 백석제, 조선시대 초기 왜구 등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세워진 옥구 토성길을 돌아보는 마실길(구불5길) 조성을 마무리하고 걷기행사를 갖는다"고 구불길에 대한 보도자료를 낸 바도 있다.


-허위 작성된 조사결과 보고서 설명회 


2013년 11월 백석제 부지 개발 계획에 대한 서식지 훼손 가능성을 공론화되자  환경부는 군산시에 보존 대책을 세우라고 하였다.  이어  2013년 12월 26일  환경영향평가협의회를 통해 4계절 추가 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추진단은 지난해 8월 정밀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조사결과 보고서에 조사 기간을 허위작성 하는 등 조사보고서의 신빙성에 큰  문제점을 일으켜  논란을 빚은 바 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왕버들 군락지 내의 독미나리 군락형태를 명기하지 않는 등 조사 기간만 수정한채   2014년 12월 주민설명회때 기본 자료로 사용되어졌다.


-모 교수의 인공식재 발언   


한편 전북대학교 추진단 의뢰를 받아 독미나리 조사를 하게된 전북대 모 교수는 이 군락지가 식재된 것에서 퍼진게 아닌지 조사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언을 하는 등  개발 측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하였다. 현재 이 교수는 인공식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 부지 선정 과정의 일관되지 않은 군산시와 전북대병원 말


2015년 1월 27일경  나온 뉴스에서 전북대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병원부지는 군산시와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하나, 군산시 관계자는 부지 선정시 9곳의 예시를 주고 전북대가 선정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두 추진기관의 말이 서로 다른 이유가 무었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부지 선정과  의혹
 
30여년 동안 주인이 바뀌지 않던 땅이 병원 부지 확정 1년 전에 황모씨로 주인이 바뀌게 되고 , 군산시는  우연이도 이 특정인의 땅 만을 비켜 개발부지가 확정된다.


하수관거 BTL 사업자로 문제가 불거졌던 황모씨는 이곳에서도 금싸라기 같은 땅의 행운을 얻게 되는데 많은 이들이 이런 우연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2015년 2월 5일 그동안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던 군산경실련은 갑자기 신속한 병원 건립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낸다. 이 단체 집행위원이 앞서 말한 땅투기  의혹을 받는 사업주의 회사 임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성명성에 대한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분위기다.
  

3.부지 경제성 논란
 
-부지매입비 적다더니 오히려 기반시설비가 부지매입비의 10배


 군산전북대병원을 짓기 위해 주변 도로공사에만 약 260억원이 들어가 이를  군산시가 모두 부담해야 할 상황이며, 백석제 전체 부지 매입 비용인 21억원임을 감안할 때  10배 이상의 기반시설비가 들어가 저렴한 부지를 선정하였다는 군산시의 설명에 무게를 두지 못하고 있다. 


-상급 종합병원 기준에 충족하지 않다는 주장


지난 2015년 2월 11일 군산시 김성곤 시의원은 군산시  184회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군산전북대병원 설립계획에 상급 종합병원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근거가 뒷받침돼 있지 않다고 주장하며 자칫 군산의료원과 경쟁관계만 부추기는 꼴이 된다고 발언한바 있다.


4.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환경부 의견


환경부 또한  백석제 생태가치의 평가와  관련하여  독미나리, 맹꽁이, 삵 등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고 통발 등 식물구계학적 특정종이 다수 분포하는 생물서식지인 백석제에 대한 생태적 가치 평가를 실시하고 사업지구 선정의 적정성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지역 독미나리 자생지의 개체군 규모를 고려했을 때 현 백석제의 독미나리는 개체군 규모와 지리적 분포면에서 높은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되는 바, 백석제의 생태학적 가치에 대해 평가하여 제시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을 만큼 그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5. 사각지대에 있는 습지들의 환경정책  


-백석제와 같은 용도폐기한 저수지는 환경보전을 위해 환경부에 이관해야


한국농촌공사는 저수지를 관리하는데 있어 단지 물을 담는 물그릇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저수지는 수심에 따라 야생동물의 은신 및 취식공간으로 활용되는등 서식지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 하지만 한국농촌공사는 저수지를 이용한 용수목적과 이를 활용한 환경생태복원 시스템을 전혀 활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생각의 전환으로 저수지를 활용한 생태복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면 인간과 환경의 조화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습지 경관이 수려한 저수지들을 환경부에 이관하거나 생태복원팀을 운영하는등 관리 방안을 세워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군산 독미나리 유전전 특징 논문  (2010 김재근 외 2 )
군산시 2020년 군산도시기본계획 변경안 (2010 군산시)
군산전북대학교병원 건립산업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 (2012.7)
군산 백석제 식물조사 보고서( 2013 권용진)
군산전북대병원에 관한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서
군산 옥산수원지 및 백석제 일대 내륙습지 정밀조사 (2010 김상옥)
군산 백석제 조류조사 보고서 (2014 오동필)
독미나리,수질 환경정밀 조사결과  설명회 발표자료 (2014.8 19 김창환)
독미나리,수질 환경정밀 조사결과  설명회 발표 공문 (2014.8.19 군산시)
군산전북대학병원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2014.11 군산시,전북대병원)
전주MBC 뉴스(2015.01. 29)
군산 뉴시스 기사 (201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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