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전북특별자치도의 미온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약속한 노정협의와 노동정책협의회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돌봄노동자, 의료노동자, 건설노동자 등 현장에서 하루하루 고통을 겪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북도가 “예산 여건의 어려움”만을 되풀이하며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10일 오전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노정협의는 보여주기 행사로 전락한다”며 “노동정책이 제자리걸음을 거듭한다면 5만 조합원과 함께 더 큰 사회적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대 컸던 약속, 공허한 말로 남아”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지난 7월 4일 김관영 도지사와 정책 간담회를 열고 전북의 주요 노동 현안을 담은 정책 요구안을 공식 제출했다.
당시 전북도는 10월까지 실무 협의와 최종 합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하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가장 모범적인 노정협의 모델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는 1차 실무 협의만 진행됐을 뿐, 구체적 성과는 전무하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요구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각 부서에서 검토하고 조율하는 과정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예산 부족만을 핑계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동안 현장은 또다시 뒤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돌봄노동자 “한 달 벌어 한 달 버티기도 벅차”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 전북지부 김선희 지부장은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전했다.
그는 “돌봄노동자는 한 달 벌어 한 달 버티기도 힘든 현실”이라며 “임금 인상은 고사하고, 근무시간 보장도 제대로 되지 않아 이직률이 높다. 그러나 이 일을 그만둘 수도 없는 것은, 돌봄을 받는 아이들과 가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돌봄은 공공의 책임이어야 한다. 처우 개선이 더 미뤄진다면 결국 피해는 노동자와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호소했다.
의료노동자 “공익적 손실비용 보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보건의료노조 전북본부 홍수정 본부장은 지방의료원의 위기를 짚었다.
그는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필수 의료를 떠안고 있지만, 공익적 손실비용 보전이 없어 병원 운영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 부담은 결국 의료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두고 또다시 예산 핑계만 반복된다면 전북의료체계는 버티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건설노동자·제조업 노동자 “현장은 멈춰 있는데 행정만 제자리”
지역 건설노동자들은 “우선 고용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형 공사가 늘어나도 지역 건설노동자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외부 인력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지역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들이 외면받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도 차원의 구체적인 고용 대책을 촉구했다.
또 다른 현안인 알트론 사태 역시 해결 기미가 없다.
100억 원대 임금 체불이 발생했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생계 불안에 내몰려 있다.
민주노총은 “알트론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노동행정의 무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대책을 마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