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교차운행은 시민 불편만 키울 뿐
좌석난·지역차별 외면한 정부…좌석 전쟁에 내몰린 호남인들

고속철도 통합이 아닌 교차운행은 시민들의 불편만 키울 뿐인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전북시민사회는 지역에 사는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또다시 절규하듯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시민사회가 교차운행에 대해 규탄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편집자 주>
국토부 교차운행 시범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국토부가 추진하는 KTX·SRT 교차운행 시범사업은 얼핏 보면 이용자 편의를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효성이 거의 없다.
현재 구상은 코레일 열차 일부를 수서역으로, ㈜SR 열차 일부를 용산역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법인과 시스템이 여전히 분리되어 있어 운행 시각표는 따로 짜야 하고, 승객이 가장 원하는 “통합된 예매 시스템”이나 “좌석 확대 효과”는 거의 기대할 수 없다.
일례로 전북에서 서울 출장을 자주 다니는 한 시민은 “SRT는 수서역까지만, KTX는 용산역까지만 가니까 선택지가 제한돼 늘 매진이다. 교차운행이 된다 해도 예매창이 통합되지 않으면 티켓 구하기 어려운 건 똑같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호남권에서는 주말·명절뿐 아니라 평일에도 열차가 매진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시민들은 국토부의 교차운행이 근본적 대책이 아니라 ‘눈속임’일 뿐이라며, 효율적 운영과 좌석 확충으로 이어지려면 완전한 통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왜 통합을 하지 않는가
정부와 국토부가 통합을 미루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SR의 존속 문제다.
2016년 출범 당시 SR은 ‘철도 경쟁체제’를 명분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를 다시 코레일과 통합하면 사실상 설립 명분이 사라진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경쟁이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논리가 여전히 존재한다.
둘째는 이해관계다.
SR이 사라지면 조직과 인력 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정치적·행정적 부담이 커진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불편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전라선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다.
"SR과 코레일이 따로 굴러가니까 할인 정책도 제각각이고, 환승 연결도 불편하다. 결국 시민들은 선택권을 잃고 눈치게임을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SR 존속 논리를 유지하는 동안 좌석 부족과 지역 간 불균형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공공성 회복보다 조직 논리에 매몰된 행정”이라고 비판을 서슴치 않고 있다.
시민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시민들의 시선은 분명하다.
통합이 답이고, 교차운행은 미봉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호남권 주민들은 “좌석난”을 가장 큰 불편으로 꼽는다.
“매번 표 구하기 전쟁이다. 자리는 없고, 간신히 구하면 비싼 가격에 불편한 시간대뿐이다. 결국 차를 몰고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며 불만이 지배적이다.
또 “고향 내려가려 하면 열차가 다 매진돼 입석으로 서서 가는 경우가 많았다. 공공교통인데 왜 항상 시민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불편은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지역 관광, 경제 활성화에도 직격탄이 된다. 명절 귀향객들이 고속버스나 승용차로 몰리면서 도로 정체와 사고 위험도 커진다. 시민들은 “정부가 교차운행 같은 생색내기를 멈추고, 통합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