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라", 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 추모문화제

"내게는 멋있는 딸이었는데...", 유족들 추모문화제 찾아와

2017.03.18 00:22

전북 전주의 한 특성화고에서 LG유플러스 콜센터(전주 고객센터, LB휴넷)로 현장 실습을 나갔던 고3 홍수연(여, 19)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문화제가 17일 저녁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 고객센터(대우빌딩) 앞에서 열렸다.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홍씨가 출·퇴근 길 버스를 기다렸던 대우빌딩 앞 정류장에는 작은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추모문화제는 바로 그 앞에서 진행했다.

홍씨의 어머니는 문화제 내내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서글프게 울고 있었다.

“평소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던 수연이는 죽기 전에 일이 힘들다는 말을 종종 했어요. 그때 왜 저는 그만두게 하지 않고 조금만 참아보라고 했어요. 이렇게 힘들게 일을 했는지 몰랐어요.”

최근 수연씨의 죽음이 회사의 실적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LG유플러스 콜센터 내의 과도한 실적 관리 등이 알려지면서 홍씨의 어머니는 자신을 탓했다. 차마 추모문화제 앞에, 사람들 앞에 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한 쪽 구석에서 홍씨의 어머니가 눈물로 자책하는 동안 추모문화제는 진행됐다. 약 200여 명의 시민들이 이날 문화제에 함께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와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안호영 국회의원 등 정치권에서도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홍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하면서 감정노동과 실적 압박, 현장실습생 제도의 문제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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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문화제가 전북 전주에서 열렸다.

김정훈 전북 청소년노동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특성화고에서 실습하는 노동현장의 대부분은 불안정 노동 현장이다”면서 “비정규직 노동 현장이면서 상당수가 감정노동의 현장이다. 청소년들이 현장 실습에서 저임금,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배울 수 있겠나”면서 현행 현장실습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LG유플러스 콜센터는 증거 인명과 직원들에 대한 입단속을 시키고 있다”면서 “지난 2014년 노동부가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 무혐의가 나온 것이 오늘의 결과까지 왔다”고 말했다.

강문식 민주노총 전북본부 교선부장은 “지금 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에서는 매일 매일 실적에 시달리는 하루살이 인생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들이 나온다”면서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을 달고 노동을 갈취하는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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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LG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 추모문화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그동안 현장 실습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제도 개선을 위해 여러 법률도 나왔다”면서 “그러나 기업 친화적인 정치가 기득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제도가 힘을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실습생은 교육과 노동 양쪽에서 외면받고 있다”면서 “이제는 노동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학생이 짓밟히지 않도록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학영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현장실습을 나가서 죽음으로 간 이 비참한 상황을 만든 제도와 잘못된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이윤만을 추구하는 이 잘못된 시스템 속에서 국민들이 죽고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추모제에 발언을 한 이들은 실적 등을 강조하는 기업들의 탐욕과 저임금, 나쁜 일자리로 내몰리는 현장실습생들의 비참함 등에 대해 분노와 함께 변화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수연씨보다 앞서 전주 콜센터에서 팀장으로 일하다 회사 내부의 문제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문수씨의 아버지 이종민씨가 함께 했다. 아들이 보고싶을 때마다 이곳을 찾았다는 이씨는 “2년이 지나도록 회사는 단 한마디의 사과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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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문화제에는 3년 전 콜센터 팀장으로 일하다 회사의 잘못된 점을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문수 팀장의 아버지도 함께 했다.(가운데) 좌측은 홍수연씨 아버지, 우측은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홍씨의 아버지 홍순성씨를 만난 이씨는 “이와 같은 일들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사과 한 마디 없는 LG유플러스를 바꿔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제가 끝나자 홍씨의 어머니는 비로서 용기를 내 딸을 추모하기 위한 만든 조형물 앞에 섰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딸 아이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엽서에 적기 시작했다.

“수연아 사랑한다. 엄마가 미안하다. 네 마음 몰라준 것을. 이젠 마음 편히 살거라. 그동안 고마운 딸이었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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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홍수연씨의 어머니가 추모공간에 놓인 엽서에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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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_DSC01712.JPG크기변환_DSC0176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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