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달 걸린 사과, LG유플러스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 합의

LB휴넷 공식 사과와 개선 대책 발표... "LG유플러스 책임 끝까지 묻겠다"

2017.06.08 17:21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LB휴넷)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책위와 LB휴넷이 사과와 작업환경 개선 대책 마련 등에 합의를 이뤘다.

<관련 기사 - [카드뉴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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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받아 낸 사과”

7일 LB휴넷은 구본완 대표이사 명의로 ‘전주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고에 대한 입장표명’을 통해 “당사가 운영하는 전주 고객센터에서 발생한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사고에 대하여 고인과 유족들에게 애도의 마음,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LB휴넷이 사과의 뜻을 밝힌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은 지난 1월 22일 한 청소년(고 홍수연)의 죽음에서 비롯됐다. 이 죽음은 단순 자살로 보도되며 잊혔다가 전주의 콜센터 현장실습생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그리고 노동단체들의 노력으로 죽음 이면에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과도한 실적 압박 등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다.

고 홍수연씨의 죽음과 업무 관련성을 부인해오던 회사는 실적 압박과 실적 부진에 따른 페널티 등이 알려지면서 결국 7일 사과 입장을 성명을 통해 밝힌 것이다. 

이와 같은 사과 성명은 지난 4월 25일부터 전북지역 공대위, 서울 대책회의와 LB휴넷의 교섭 결과에 따른 것이다. LG유플러스가 끝내 교섭에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LB휴넷과 공대위의 교섭은 사용자측의 사과, 유가족 배⦁보상, 작업환경 개선 대책 마련 등의 사항에 합의하면서 종료됐다.

교섭 과정은 쉽지 않았다. 공대위는 LB휴넷 측이 요구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지 않으면서 지난 5월 11일 2차 교섭 현장을 찾아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공대위는 “노동자들이 반복적으로 죽음을 선택할 정도로 심각한 노동 문제가 발생했는데 그에 대한 책임을 회사가 외면하고 있다”면서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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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매일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앞 1인 시위와 매주 금요일 추모제를 열었다. 추모제에는 여성단체를 비롯해 전주권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및 시민들이 찾아 회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이뤄낸 합의에 대해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지 않는다면 고인의 죽음은 너무도 슬픈 죽음이다”면서 “함께한 단체들이 그 슬픔에만 머물지 않았던 것은 그 친구의 슬픔과 고통, 유가족의 고통과 연대하겠다는 마음이 강력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5개월 만의 사과 앞에 유가족,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LB휴넷 간부는 7일 오전 유가족을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했다. 5개월 만에 받아낸 사과였다. 지난 1월 고 홍수연씨가 사망한 직후, 부의금 명목의 봉투만 건넨 LB휴넷 앞에 분노하던 유가족들은 5개월 만의 사과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합의 이전부터 고인의 동료들로부터 회사 내 노동조건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유가족들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7일 오후에는 공대위가 마련한 추모제가 열렸다. 고 홍수연씨에 대한 마지막 추모제이면서 이날 합의가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였다.

강문식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재직자들이 가장 많이 힘들어했고 우리에게 고통을 호소한 것이 일반 상담 업무와 상품 판매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었다”면서 “사용자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 분리하여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러한 이행 약속이 제대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지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 서울 대책회의와 LB휴넷은 ▲LB휴넷 대표이사 명의의 공개 사과와 유가족 대면 사과 ▲유가족 배⦁보상 ▲감정노동자 보호 대책 마련 및 시간 외 근무 중단 ▲전주시 감정노동 실태조사 적극 협조 및 일반상담 업무와 영업상담 업무 분리 등에 합의했다. 그리고 LB휴넷은 작업환경 개선 대책을 내놨다.

LB휴넷은 정기적인 외부 노동 감사를 시행하고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운영을 중단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리고 먼저 끊을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한 블랙컨슈머 제도를 강화하고 전주시 정신건강 시설을 통한 보호 프로그램 마련과 근로기준법 등 법률과 규칙에 근거한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금도 헤드셋을 쓴 수많은 수연씨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움직였고 행동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대위는 이날 논평을 통해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품판매 실적 압박에 의한 스트레스 등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감정노동 현실이 드러났다”면서 “특히 특성화고 현장실습이 본래 취지에 어긋나 값싼 노동력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은 고질적 문제”고 말했다.

이어, “취업률 경쟁 속에서 안전망도 없이 사회로 내몰린 현장실습노동자들은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도 못 받고 자신의 건강과 생명마저 위협받으며 일하고 있다”면서 “실습도 노동도 아닌 파견형 현장실습 제도는 폐지되어야 하고 대안적인 직업교육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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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LG유플러스에게 꼭 책임 묻겠다”

한편, LB휴넷 등에 고객센터 업무를 위탁한 원청 LG유플러스가 사과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대책위는 LG유플러스가 교섭과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박장준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기본급 113만 5천원으로 책정하고 고객센터를 전국 5개로 나눠 인센티브로 경쟁시킨 LG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끝까지 책임을 묻고 사과를 받아내고자 한다”면서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상담 노동자들과 현장실습 노동자들이 자기 권리를 제대로 알고, 침해받았을 때 싸울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나가게 하는 것이 남은 사람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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