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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MBC 기자회, “신뢰받는 MBC 뉴스로 돌아오겠다”

참세상 편집팀( newscham@jinbo.net) 2012.01.27 17:07

공정보도와 보도본부장 등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거부 이틀째를 맞고 있는 MBC 기자회와 영상기자회가 26일 <국민과 시청자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제작거부의 불가피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기자회는 총회를 열고 보두본부장과 보두국장의 불신임 투표를 통해 이들의 사퇴를 결정했다. 그러나 MBC 사측은 박성호 기자회장의 <뉴스투데이> 앵커 직을 박탈하고, 박성호 기자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장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기자회는 25일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50분짜리 <뉴스데스크>는 15분, 90분짜리 <뉴스투데이>는 단 10분으로 축소 편성되는 등 MBC뉴스는 파행으로 방송되고 있다.

 

▲MBC기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는 가운데 문철호 MBC보도국장이 걸어가고 있다 [출처: 언론노조]

MBC 기자들은 <국민과 시청자께 드리는 글>에서 “저희 MBC 기자들은 뉴스 파행을 보며 참담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며 “정론직필을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저희들의 책무를 내려놓은 것, 무거운 결정이라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 정부 초기까지만 해도 MBC 뉴스가 망가지지 않았다며 “소수의 정치적 인물들이 요직을 장악하고 뉴스를 망가뜨린 결과, 지난 1년 사이 MBC 뉴스는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강조했다.


기자회는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김문수 경기도지사 119 전화 논란과 같이 권력에게 민감하고 불리한 기사들은 잇따라 축소, 누락됐습니다. 반값 등록금, 한미 FTA, 10.26 재보궐선거 같은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균형을 현저하게 잃은 불공정 보도가 이어졌습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가장 공정하고 비판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MBC 뉴스가 불과 몇 년 사이 가장 불공정하고 순치된 언론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또한, “내부의 문제제기는 무시당했고, 취재 현장의 목소리는 묵살됐습니다”라며 “평기자들의 공정보도 감시기구인 민주방송실천위원회가 수십 개의 보고서를 통해 불공정 보도를 지적했지만, 기자회가 직간접적으로 여러 차례 우려와 경고를 전달했지만,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나아가 “일 잘하고 바른 말 잘한다는 기자들은 소리 없이 한직으로 밀려났습니다. 소통이 생명인 언론사 내부에서, 언로의 숨통은 그렇게 죽어갔습니다”라고 MBC내부 상황을 전했다.


결국 기자회는 “그들(MBC경영진과 보도책임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국민과 시청자들에게 신뢰받는 뉴스’가 아니라 ‘권력에게 신뢰받는 뉴스’라고 결론짓게 됐습니다”라며 제작거부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MBC 기자회는 “제대로 할 말 하지 못하고 침묵했던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하는 계기로 삼겠습니다”라며 정론직필, 공정한 뉴스,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이라는 상식을 회복시켜 반드시 신뢰받는 MBC 뉴스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한편, 25일부터 27일까지 MBC 정상화를 위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있는 언론노조 MBC본부는 26일 노보를 통해 언론관련학과 교수 100명을 상대로 MBC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출처: MBC노보]

조사에 참여한 언론관련학과 교수 중 63%는 MBC가 공정성 면에서 이전보다 못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MBC보도의 신뢰성 역시 68%가 이전보다 못해졌다고 답변했다.


교수들은 MBC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이전보다 못하거나 개선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친정부성향의 간부들에 의한 보도통제’를 꼽았다. 무려 응답자의 70%가 이를 지지해 기자회가 주장하는 보도부문의 인적쇄신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79%의 교수들은 현재의 MBC상황을 감안할 때 MBC가 다가올 총선과 대선을 공정하고 신뢰성있 게 보도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출처: MBC노보]

또한, 최근 이슈가 되었던 사안들에 대한 MBC 보도는 공정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보도는 68%,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거 의혹 보도에 대해서 71%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미FTA 관련보도에 대해 79%,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73%가 문제를 지적했다.


이 조사는 한길리서치가 1월11일부터 12일까지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는 9.8%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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