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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폭염 속 전주천 한벽당 수변 식생 전면 제거…“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한 구시대적 하천 행정” 비판

전주천 한벽당 일대에서 수변 식생을 대규모로 제거해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

관리자( jbchamsori@gmail.com) 2025.07.28 21:26

20250727한벽당 상류 자연스러운 수변 경관.jpg

전주시가 폭염경보가 내려진 7월 27일 오후, 전주천 한벽당 일대에서 수변 식생을 대규모로 제거해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8일 성명을 통해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핵심 생태구간을 훼손한 구시대적 하천 행정”이라며 전주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작업은 전주천 상류에 해당하며, 자연성이 가장 잘 보존된 한벽당과 전주천 생태박물관 인근 구간에서 진행됐다. 이 지역은 달뿌리풀, 물억새, 갈대, 버드나무 등 다양한 식생과 함께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원앙, 멸종위기종 황조롱이, 삵, 쉬리 등의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는 이 일대의 갈대와 물억새 등을 예초기로 전면 제거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불과 지난해 겨울에도 하도 준설과 수변 식생 제거로 생태계에 큰 타격을 입혔고, 시민 항의로 일부 작업이 중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또다시 예초 작업을 강행했다”며 “이러한 반복적 훼손은 생태계 회복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시는 이번 작업의 목적을 “생태 교란 식물 및 유해 곤충 제거”라고 밝혔으나, 환경단체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중하류의 가시박 등 종자 확산 이전 제거가 필요한 특정 교란종이 아니라, 생태적 기능을 가진 수변 식생 전반을 베어낸 것은 과도한 대응이며, 생태 지식 부족과 행정 무책임이 빚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주천 수변 식생은 단순한 초목이 아니라 수질 정화, 제방 안정화, 생물 서식처 제공, 도심 온도 조절 등 복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생태요소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제거 작업으로 인해 수달과 삵 등 야생동물의 은신처가 사라지고, 수질 정화력 저하, 열섬현상 심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주시가 5월에도 남천교 인근에서 무리한 식생 제거로 시민 항의를 받은 뒤, 생태하천협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산책로 인근 1.5m만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작업은 해당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주시에 ▲수변 식생 관리 가이드라인의 미준수 이유 공개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 ▲산책로 인근 외 수변 식생 전면 제거 중단 ▲한벽당 일대를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생태적 관리체계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한, 도심 하천 구간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만큼 전북지방환경청의 책임도 크다고 강조하며, “이번 제초 작업은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예산을 낭비하는 전형적인 구시대 토목행정”이라며 근본적인 하천 관리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전주천은 전주 시민 모두의 자산이며 살아있는 생태 유산이다. 전주시는 구태의연한 민원 중심의 행정을 멈추고, 미래세대를 위한 생태행정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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