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경제 택배노동자 과로방지 '심야배송 규제' 촉구
속도 경쟁 아닌 생명 우선…3차 사회적 합의 구조 바꿔야

택배노동자 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심야배송 규제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전북지역 시민사회 기자회견이 17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전국택배노동조합 전북지부가 공동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노동계·정당·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여해 “배송 속도 경쟁이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최근 발족한 택배 3차 사회적 대화기구 ‘속도보다 생명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구에는 여당·정부·택배사·화주·소비자·노동자 대표가 참여하고 있으며, 심야배송에 대한 공적 규제와 택배노동자 건강권 보호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는 사회적 대화기구에 초심야시간(0~5시) 배송 제한, 주간 연속근무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의견서를 이미 제출했다.
노조는 “이는 새벽배송을 전면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야노동의 의학적·과학적 위험성을 반영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폐지안”, “소비자 편익 침해”, “일자리 감소” 등의 왜곡 정보가 확산되면서 논의 자체가 가로막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이민경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 “쿠팡이 촉발한 ‘로켓배송 경쟁’이 택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며 노동자들은 휴일 없이 밤샘 배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1·2차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현장의 과로 위험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과로사는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김춘석 지부장은 현장 발언에서 실제 노동 강도를 전하며 “심야배송과 365일 배송은 결국 사람을 갈아넣는 시스템”이라며 “속도 경쟁은 소비자도 원하지 않는 무리한 산업 구조이며,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간을 줄이더라도 수입이 줄지 않는 방안이 반드시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대 발언에 나선 강성희 전 국회의원은 “과로사 방지 대책은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의무”라며 “정부와 국회는 산업 경쟁 논리보다 생명권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참가자들은 △택배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과도한 속도경쟁 반대 △심야·휴일배송 규제를 통한 건강권 보장 △노동시간 단축과 생계 보장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쿠팡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정부·국회의 제도적 개선 의무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노동자의 희생 위에 선 새벽배송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배송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곧 시민의 안전과 산업의 미래를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지역 소비자와 함께하는 추가 행동도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북환경단체·노동계·정당 등이 연대하며 지역 차원의 여론 형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자회견은 민주노총 전북본부 박인수 수석부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기자회견문은 로젠전주지회 천규석 지회장이 낭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