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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난 10일 저녁 객사에서 다시 촛불시위의 온기가 잔잔히 퍼져나갔다.

매일 저녁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특히 이날은 '세계인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동안 두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활발한 활동을 벌인 전북평화와인권연대 관계자는 "효순이, 미선이가 억울하게 죽은 지금, 인권의 날을 자축할 순 없다"라며 "SOFA를 개정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인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인터뷰 : 객사에서 만난 사람들 (2:30)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에도 이날 모인 사람들은 추운 기색 하나 없이 조용히, 하지만 당당하게 집회를 진행해 나갔고, 시위 중간 한 참가자는 두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얘기하다 그만 눈물을 흘려 주변을 더욱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매일 계획되어 있는 촛불시위와 14일 'SOFA개정·부시사과 범도민의 날'의 참가를 약속하며 시위를 마쳤다.

시민들, SOFA개정 한목소리

▲객사 근처 포장마차를 하고 있는 김영주씨
객사 주변에서 포장마차를 하던 한 아주머니는 지난 7일 대규모 집회로 혹시 피해를 보진 않았냐는 질문에 "지금 그런게 문젠가"라며 "이번 기회에 SOFA개정하고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아주머니는 "두 여중생 어머니들 참 안됐다. 내 자식이 그런 일을 당했어봐. 지금 서있을 수도 없어."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며 안타까운 한숨을 지었다.

객사거리를 지나던 한 고등학생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게 화가 난다"며, "효선이, 미선이에게 꼭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살라고 전하고 싶다"라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또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한 학생도 "아무리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게 이 사회라지만 정말 너무한다"며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 살인미군의 무죄판결, 미국의 오만한 태도,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는 한국정부, 국적불명의 명예를 얻은 경찰... 이 모든 상황을 뒤엎을 듯, 촛불의 물결은 전국에 거대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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