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침략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셀 수 없는 민간인들이 전쟁에 의해 죽거나 부상당하였다. 지금 이라크에서는 너무나 많은 어린이가 죽어가기 때문에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병원 앞마당에 묻고 있다고 유니세프가 발표하였다.
미-영군은 전쟁시작부터 지금까지 "군사목표물만 겨냥해 민간인 희생은 극히 적다”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수만명에 달하는 민간인 희생은 폭탄이 항상 그들이 의도한 곳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더욱이 부상자들의 고통과 희생자 유족들이 겪어야 할 정신적 상처는 집계조차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지금 승리의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다음 사냥감으로 시리아, 이란, 한반도 등을 들먹거린다.
베트남 문인회의 최고상과 94년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의 최우수 외국소설로 선정된 '전쟁의 슬픔'을 쓴 바오닌은 "총을 들지 않은 사람을 쏜다는 건 이미 전쟁이 아니다. 그건 살인이다"고 말했듯이 전쟁을 통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는 바로 민간인들의 희생이다. 모든 민간인 희생은 그 자체로 비극적이다.
베트남 전쟁의 학살현장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가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의 공통점은 "생각하기도 싫다" " 차라리 죽지 못한 것이 한이다" 라고 말한다. 아마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상상하기조차 싫은 가장 야만적인 일을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3월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던 최대의 양민학살 사건인 '밀라이학살'에서 잔혹한 학살의 현장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어 스스로 발등을 쏘아 자해한 미군병사처럼 가해자의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도 상처를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 베트남전의 한국군 양민학살 사건에 대해 최초로 문제제기를 한 것은 99년 5월 <한겨레21> 256호 "지구촌"에 실렸던 구수정통신원의 '아, 몸서리쳐지는 한국군'이라는 르포를 통해서다. 구수정씨는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모두가 상처받은 '오늘'을 치유하는 과정이 없이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양심에 칼을 대는 아픔이 있다고 하여도 20세기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정리하는 한 매듭이 되기 위해서" 진실을 밝힌다고 말했다.
구수정씨가 발표한 시기가 미국 AP통신에 의해 노근리 사건이 크게 보고되어 국제적 사건으로 떠올랐던 시기와 일치했다. 노근리 사건에서는 한국사람들은 피해자였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한국사람들이 가해자가 되었다. 노근리 사건처럼 잊혀진 사건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가해자였던 것을 알게 되면서 매우 당혹스럽고 가슴아파하며 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에 <한겨레21>은 진실추적과 더불어 '부끄러운 역사에 용서를 빌자 -베트남전 양민학살, 그 악몽청산을 위한 성금모금 캠페인'을 벌렸다. 그리고 시민인권단체들도 '진실규명과 사죄'를 향한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1만여명이 넘는 '위대한 양심들'이 모금운동에 동참하여 1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아졌다. 그것이 종자돈이 되어 지난 2003년 1월 21일 푸옌성에 '한-베 평화공원'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한-베 평화공원'은 푸옌성의 공업단지로 조성될 평원 한구석에 건설되었다. 공단이 조성되면 노동자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될 것이라 한다. 준공식날 공원 들어가는 입구에 '전쟁없는 평화의 아시아를 위하여' '한-베트남의 우정이여 강건하라'는 프랑이 곳곳에 걸려있고 소년소녀악단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퓨옌성 주석은 "더 이상 세계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인류 양심의 소리이고 염원이다. 베트남사람들은 상처를 씻고 싶다. 베트남 사람 전반이 가지고 있는 선량함과 인도주의는 베트남 사람들을 대변하는 특성인데 이런 것을 기반으로 세계 모든 나라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길 원한다. 베트남 사람들도 전쟁의 상처가 깊고 고통스러워도 더 나은 과거를 위해서 상처를 잠시 닫아두려고 한다. 21세기 아시아의 평화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자"고 대회사를 한다.
강정구 한국방문단장은 " 인간의 역사는 숱한 비극과 불행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이러한 불행한 과거의 역사가 새로운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지 않기 위하여 불행했던 역사의 과거청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역사에 대한 참회와 책임을 다함으로서 피해자 베트남과 가해자 한국사회의 두터운 장벽을 거두어내고 함께 손잡고 새롭고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이 공원은 건강한 역사의식의 회복을 바라는 한국인들이 한푼두푼모아 만든 공원으로 베트남 전쟁에 관하여 한국인들이 사죄하고 화해를 다짐하는 진실과 우정의 공간이다. 준공식을 계기로 한국의 양심적 시민이 앞장서서 진정한 사죄와 역사 청산을 진행한 것을 본격적으로 기대한다."고 답한다.
<한겨레21> 독자 대표로 참석한 안정애씨는 " '한-베 평화공원' 건립은 역사적의미가 있다. 비록 작지만 한국의 양심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 이곳이야말로 참된 평화를 기념하는 공원이였으면 한다. 한국과 베트남은 전쟁의 아픔을 같이 갖고 있고, 전쟁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민족들이다. 흔히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힘있는 자의 논리, 외세개입 정당화의 논리, 전쟁이 가져다준 참혹한 결과에 대해 침묵하는 자들이다. 진정한 평화를 원하거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평화를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세에 굴종하지 않고 다른 민족과 더불어 평화스럽게 살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나는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자식들에게 전쟁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이 공원은 화해를 바탕으로 평화를 갈구하는 모든 이들의 바램이 묶인 곳이다. 이곳이 불행했던 전쟁의 역사가 어떤 곳에서도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지는 평화의 성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램을 말한다.
현장미술가 최병수씨는 한달 동안 이곳에서 '생명의 솟대’를 세우고 '진실과 우정의 둥지’를 놓았다. '생명의 솟대’는 하늘의 좋은 기운이 내려와 땅을 감싸게 해준다는 한국의 전통 조형물로 솟대를 통해 상처받은 원혼들이 편안히 쉬길 바라는 마음에서이고, '진실과 우정의 둥지’는 베트남 성금운동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우정의 부화를 표현했다.
이날 준공식을 지켜보면서 가슴 뿌듯함보다는 무겁고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곳에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하고 있었다. 이들은 "세월에 다 씻겨 내려갔어요, 아무도 미워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지만 피눈물 흘렀던 그 역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한국사회의 한편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진실을 외면하고 "너희들이 전쟁을 아느냐"며 모든 것을 덮어두려 한다.
또한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의료진 파견이나 평화공원 만들기 등은 스스로 나서서 참회하고 용서를 빌려는 자발적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자칫 도덕적인 위로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질적인 해결은 한국정부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사죄와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할 때 비로소 우리가 우리에게 떳떳할 수 있지 않을까!
미-영군은 전쟁시작부터 지금까지 "군사목표물만 겨냥해 민간인 희생은 극히 적다”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수만명에 달하는 민간인 희생은 폭탄이 항상 그들이 의도한 곳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더욱이 부상자들의 고통과 희생자 유족들이 겪어야 할 정신적 상처는 집계조차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미국은 지금 승리의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다음 사냥감으로 시리아, 이란, 한반도 등을 들먹거린다.
베트남 문인회의 최고상과 94년 영국의 인디펜던트지의 최우수 외국소설로 선정된 '전쟁의 슬픔'을 쓴 바오닌은 "총을 들지 않은 사람을 쏜다는 건 이미 전쟁이 아니다. 그건 살인이다"고 말했듯이 전쟁을 통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는 바로 민간인들의 희생이다. 모든 민간인 희생은 그 자체로 비극적이다.
베트남 전쟁의 학살현장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가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증언의 공통점은 "생각하기도 싫다" " 차라리 죽지 못한 것이 한이다" 라고 말한다. 아마 인간이 인간에게 저지른 상상하기조차 싫은 가장 야만적인 일을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충격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3월 미군에 의해 저질러졌던 최대의 양민학살 사건인 '밀라이학살'에서 잔혹한 학살의 현장을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어 스스로 발등을 쏘아 자해한 미군병사처럼 가해자의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도 상처를 받기는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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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우정의 둥지 |
한국에서 베트남전의 한국군 양민학살 사건에 대해 최초로 문제제기를 한 것은 99년 5월 <한겨레21> 256호 "지구촌"에 실렸던 구수정통신원의 '아, 몸서리쳐지는 한국군'이라는 르포를 통해서다. 구수정씨는 "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모두가 상처받은 '오늘'을 치유하는 과정이 없이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양심에 칼을 대는 아픔이 있다고 하여도 20세기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정리하는 한 매듭이 되기 위해서" 진실을 밝힌다고 말했다.
구수정씨가 발표한 시기가 미국 AP통신에 의해 노근리 사건이 크게 보고되어 국제적 사건으로 떠올랐던 시기와 일치했다. 노근리 사건에서는 한국사람들은 피해자였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한국사람들이 가해자가 되었다. 노근리 사건처럼 잊혀진 사건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가해자였던 것을 알게 되면서 매우 당혹스럽고 가슴아파하며 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에 <한겨레21>은 진실추적과 더불어 '부끄러운 역사에 용서를 빌자 -베트남전 양민학살, 그 악몽청산을 위한 성금모금 캠페인'을 벌렸다. 그리고 시민인권단체들도 '진실규명과 사죄'를 향한 활동을 시작하였다. 이를 통해 1만여명이 넘는 '위대한 양심들'이 모금운동에 동참하여 1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아졌다. 그것이 종자돈이 되어 지난 2003년 1월 21일 푸옌성에 '한-베 평화공원'을 건립하게 된 것이다.
'한-베 평화공원'은 푸옌성의 공업단지로 조성될 평원 한구석에 건설되었다. 공단이 조성되면 노동자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될 것이라 한다. 준공식날 공원 들어가는 입구에 '전쟁없는 평화의 아시아를 위하여' '한-베트남의 우정이여 강건하라'는 프랑이 곳곳에 걸려있고 소년소녀악단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였다.
퓨옌성 주석은 "더 이상 세계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인류 양심의 소리이고 염원이다. 베트남사람들은 상처를 씻고 싶다. 베트남 사람 전반이 가지고 있는 선량함과 인도주의는 베트남 사람들을 대변하는 특성인데 이런 것을 기반으로 세계 모든 나라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길 원한다. 베트남 사람들도 전쟁의 상처가 깊고 고통스러워도 더 나은 과거를 위해서 상처를 잠시 닫아두려고 한다. 21세기 아시아의 평화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자"고 대회사를 한다.
강정구 한국방문단장은 " 인간의 역사는 숱한 비극과 불행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이러한 불행한 과거의 역사가 새로운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되지 않기 위하여 불행했던 역사의 과거청산이 전제되어야 한다. 우리 스스로 역사에 대한 참회와 책임을 다함으로서 피해자 베트남과 가해자 한국사회의 두터운 장벽을 거두어내고 함께 손잡고 새롭고 아름다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이 공원은 건강한 역사의식의 회복을 바라는 한국인들이 한푼두푼모아 만든 공원으로 베트남 전쟁에 관하여 한국인들이 사죄하고 화해를 다짐하는 진실과 우정의 공간이다. 준공식을 계기로 한국의 양심적 시민이 앞장서서 진정한 사죄와 역사 청산을 진행한 것을 본격적으로 기대한다."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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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 씨 |
<한겨레21> 독자 대표로 참석한 안정애씨는 " '한-베 평화공원' 건립은 역사적의미가 있다. 비록 작지만 한국의 양심을 담아보려고 노력했다. 이곳이야말로 참된 평화를 기념하는 공원이였으면 한다. 한국과 베트남은 전쟁의 아픔을 같이 갖고 있고, 전쟁을 통해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민족들이다. 흔히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힘있는 자의 논리, 외세개입 정당화의 논리, 전쟁이 가져다준 참혹한 결과에 대해 침묵하는 자들이다. 진정한 평화를 원하거든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평화를 준비하라고 말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외세에 굴종하지 않고 다른 민족과 더불어 평화스럽게 살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나는 전쟁을 겪지 않았지만 자식들에게 전쟁을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이 공원은 화해를 바탕으로 평화를 갈구하는 모든 이들의 바램이 묶인 곳이다. 이곳이 불행했던 전쟁의 역사가 어떤 곳에서도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결의를 새롭게 다지는 평화의 성지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램을 말한다.
현장미술가 최병수씨는 한달 동안 이곳에서 '생명의 솟대’를 세우고 '진실과 우정의 둥지’를 놓았다. '생명의 솟대’는 하늘의 좋은 기운이 내려와 땅을 감싸게 해준다는 한국의 전통 조형물로 솟대를 통해 상처받은 원혼들이 편안히 쉬길 바라는 마음에서이고, '진실과 우정의 둥지’는 베트남 성금운동을 기념하는 작품으로 우정의 부화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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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솟대 (최병수 작) |
이날 준공식을 지켜보면서 가슴 뿌듯함보다는 무겁고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곳에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하고 있었다. 이들은 "세월에 다 씻겨 내려갔어요, 아무도 미워하지 않아요" 라고 말하지만 피눈물 흘렀던 그 역사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한국사회의 한편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진실을 외면하고 "너희들이 전쟁을 아느냐"며 모든 것을 덮어두려 한다.
또한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베트남에 대한 의료진 파견이나 평화공원 만들기 등은 스스로 나서서 참회하고 용서를 빌려는 자발적 노력의 결과물이지만, 자칫 도덕적인 위로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실질적인 해결은 한국정부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사죄와 정당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할 때 비로소 우리가 우리에게 떳떳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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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자
2014.03.14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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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2014.03.14 12:52
결코 익명의 불평불만만 하는 당신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지는 않았겠죠? -
김하웅
2014.03.14 12:52
오두희님 보내드린 이메일사연 받으셨겠지요 ? 이번 내용에는 다른사람들에 이야기를 전하는 수준에 글이군요 절대 주관을 올리지 마십시요 그러러면 양족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시라는 권고를 드립니다 그리고 글을 써주십시요 -
칫!
2014.03.14 12:52
참전자-_-;;가해자의 아픔에 불과~-너무 억울해 하는거 아냐?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여지껏 죽지못해 살아남은 사람들을 보고도 저런 말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갎지를 말라""라는 옛 성인들의 말씀을 음미하면서............
이 고엽제 의 나의 신세타령만 할 뿐이구려.........
탯탯탯탯탯.........침만튄다.
""한강의 기적은 누가 만들었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