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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전북 버스 파업 장기화 민주당 책임”

윤지연( newscham@newscham.net) 2011.01.07 16:45 추천:1

지난달 8일부터 한 달간 파업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북지역 버스 7개 사업장 노조 지회장이, 6일 오후부터 서울시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이 민주당 당사를 찾은 이유는, 민주당이 전북 지역에서 집권 여당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버스 파업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북지역은 전주시장, 전북도지사, 국회의원까지 민주당이 석권하고 있으며,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전북지역에서 137석의 기초의원을 당선시킨 바 있다.

 

그야말로 전북은 민주당의 ‘텃밭’과 다름없지만, 민주당은 이번 버스파업 사태해결에 방관자적 입장이다. 지난달 16일, 전북지역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으로 구성되는 야3당은 ‘버스파행 사태 해결촉구 및 대중교통 보조금실태 조사특별위원회(특위)’를 구성하고 사태해결을 촉구했지만, 민주당의 행보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전북지역 버스 7개 사업장 노조 지회장이, 6일 오후부터 서울시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단식농성을 진행 중이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준비위]

 

또한 민주당 전북도당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8일 전북 전주시내에서 개최되는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대해 “대규모의 인원 인동은 구제역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구제역 파문이 가라앉을 때까지 집회를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전북 전주 지역이 텃밭이라고 알려진 정동영 의원 역시 지난 5일, 292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에서 모여드는 대 집회가 구제역 확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주노총 대 집회 전에 이 문제를 타결해 구제역 확산 공포를 덜고 한 달 넘어가는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을 덜어주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발 빠르게 사태해결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박사훈 운수노조 버스본부장은 “지난 4일 정동영 의원과 전주에서 만남을 가졌으며, 정 의원은 사태해결을 해 보겠다며 시민 중재단을 꾸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이번 파업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사태해결 의지는 립 서비스밖에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버스 노조는 이번 파업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민주당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 있게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박사훈 본부장은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된 송하진 전주시장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마자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함으로써 파업을 장기화 시킨 역할을 했다”며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이 고임금을 받고 있다는 등의 허위 정보 주장으로 사용자들이 불성실교섭으로 버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전북지역 7개 버스사업장(전북고속, 제일여객, 호남고속, 신성여객, 시민여객, 전일여객, 부안스마일교통)은 노조인정, 임금 개선, 근로시간 단축, 식사시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기존 한국노총 소속이었던 이들은 노조 간부진과 사측이 통상임금을 100만원으로 대체하라는 등의 부당 협상에 반발해, 지난 6월에서 8월, 민주노총으로 결합했다.

 

특히 버스노동자들은 하루 15시간이상의 일을 하면서도 120~160만원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며, 10~20분 정도의 짧은 식사시간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측은 기존 한국노총 노조를 내세우며, 복수노조법에 위배된다며 이들 노조를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노조 측의 지속적인 교섭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8일 오후 예정돼 있던 전주시내에서의 ‘전북 버스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8일, 성명서를 통해 “축산농민들의 고통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우려에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결의대회 연기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구제역 확산을 이유로 집회 중단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구제역 확산의 1차적 책임이 있는 것은 정부인만큼 안이한 뒷북 방역대책을 사과하고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노조집회를 방해할 의도로 엉뚱한 곳에 대고 뒷북을 쳐대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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